호랑가시나무의 효능과 작용
뼈 질환 다스리는 호랑가시나무
구골목(枸骨木)이라면 아는 사람이 별로 없으나 크리스마스 철에 장식용으로 널리 쓰는 잎이 육각 꼴이고 가시가 많고 빨간 열매가 달리는 나무라면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구골목을 우리나라 말로는 호랑가시나무라고 하며 서양에서는 홀리(Holly)라고 부른다. 호랑가시나무의 가장 뚜렷한 특징은 육각 꼴의 잎결각 끝에 붙은 날카로운 가시다. 우리나라에서는 호랑이가 이 나뭇잎에 붙은 가시로 등을 긁는다 하여 ‘호랑이 등긁기 나무’라고 부르다가 ‘호랑가시나무’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이 나무의 가시가 고양이 발톱을 닮았다 하여 묘아자(猫兒刺) 또는 늙은 호랑이의 발톱을 닮았다 하여 노호자(老虎刺)라고 부른다. 구골목이라는 이름은 나무 줄기가 개뼈를 닮았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다. 우리나라에는 음력 2월 영등날에 호랑가시나무를 꺾어서 정어리의 머리에 꿰어 처마 끝에 매달면 나쁜 잡귀가 물러간다는 풍속이 있다. 정어리의 눈알로 귀신을 노려 보다가 호랑가시나무의 가시로 눈을 찔러 귀신이 오지 못하도록 한다는 뜻도 있고, 잘못 들어오면 정어리처럼 눈을 꿴다고 귀신에게 경고하는 것이라고도 한다.
서양에서는 이 나무를 신성하게 여긴다. 예수가 골고다 언덕에서 가시관을 쓰고 이마에 피를 흘리며 고통을 받을 때 그 고통을 덜어 주려고 날카로운 가시에 몸을 던진 작은 새가 있었다고 한다. 로빈이라고 하는 이 작은 새는 예수의 머리에 박힌 가시를 부리로 뽑아내려고 애쓰다가 자신도 가시에 찔려 죽게 되었다. 바로 이 로빈새가 호랑가시나무의 열매를 잘 먹기 때문에 서양사람들은 이 나무를 귀하게 여기게 되었고 성탄절에 장식용으로 쓰게 되었다고 한다.
기독교가 널리 퍼지기 전인 로마시대에도 로마인들은 이 나무를 집 안에 심으면 재앙이 없어지고 기쁜 일이 생긴다고 믿었다. 로마시대의 이름난 수학자 피타고라스는 이 나무의 꽃을 물에 던지면 물이 엉키고, 이 나무로 만든 연장을 짐승에게 던지면 힘이 모자라 맞히지 못하더라도 다시 주인의 손으로 돌아오는 나무라고 하였다. 구골목은 갖가지 뼈 질환에 양약이다. 골절, 골다골증, 류머티스 관절염, 요통 등에 신기한 효력을 발휘한다.
빨갛게 익은 열매, 잎, 줄기, 뿌리 등 전체를 약으로 쓴다. 열매를 약으로 쓸 때는 겨울철에 빨갛게 잘 익은 열매를 따서 35도 이상 되는 소주에 담가 두었다가 6개월 뒤부터 하루 3번 기분 좋게 취하지 않을 만큼씩만 마신다. 근육과 뼈마디가 쑤시는 병, 온몸이 노곤하고 피로를 쉽게 느끼는 증세 등에 효력이 대단하다. 호랑가시나무 열매에는 심장을 튼튼하게 하고, 정신을 맑게 하며 양기를 늘려 주는 성분이 들어 있어 한방에서도 자양강장제 또는 해열제로 더러 쓴다.
잎이나 줄기, 뿌리를 약으로 쓸 때에는 잘게 썰어서 가마솥에 넣고 물을 많이 붓고 24시간 이상 뭉근하게 달인다. 대략 약재 2근(1천2백 그램)에 물 다섯 되(9천cc)쯤이 적당하다. 이렇게 달인 물을 수시로 조금씩 마시면 골다공증, 무릎이 쑤시고 다리에 힘이 없는 증세, 신허로 인한 요통, 류머티스 관절염 등에 효력이 크다. 오래 복용하면 뼈가 튼튼해지고 정력이 좋아지며 오래 살게 된다. 신장과 간장을 튼튼하게 하고 기(氣)와 혈(血)을 길러 주며 풍(風)과 습(濕)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으므로 두통, 귀울림, 고혈압, 눈 충혈에도 효과가 있다.
구골목을 단방으로 쓰기보다는 인동덩굴과 골담초를 더하여 쓰면 약효가 더욱 크다. 구골목은 독이 없으므로 마음 놓고 활용할 수 있는 약재다 . 피임 효과도 있어 구골목 달인 물을 마시면 체질에 따라 임신이 안 되는 수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호랑가시나무 잎으로 만든 차를 구골차라고 부르는데 기침을 멎게 하고 가래를 없애는 약차로 이름이 높다. 호랑가시나무 잎을 따서 그늘에서 말린 것 15~30그램을 뜨거운 물로 10~30분쯤 우려내어 수시로 마시면 된다.
구골차는 기와 혈을 돕고 폐의 진액을 늘리며 간을 튼튼하게 하고 풍습을 없애고 기침을 멎게 한다. <본초경소>라는 중국 의학책에는 호랑가시나무 잎이 기침을 나게하는 효능에 대해 “잎을 달여 마시면 담화(痰火)를 치료하는 데 특효가 있다. 무릇 담화는 모두 음허화염(陰虛火炎)이 폐에까지 차올라 진액이 말라서 생기는 것이다. 호랑가시나무 잎은 족소음경으로 직접 들어가 보양음기(補養陰氣)하므로 담화가 스스로 없어지니 마치 끓는 가마솥 밑에서 나무를 끄집어내는 것과 같다.”고 적혀있다. 호랑가시나무에는 카페인, 사포닌, 탄닌, 쓴맛 물질 등이 들어있다. 성질은 평하며 맛이 달고 간, 신장, 폐에 작용한다. 호랑가시나무는 우리나라의 남부지방의 해안가에 자생한다. 남부지방에서는 정원수나 가로수 또는 울타리용으로 흔히 심는데 특히 제주도에 많다. 변산반도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호랑가시나무 군락이 있다. 호랑가시나무는 사람들에게 그 효용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갖가지 뼈 질환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귀한 약나무이다.
호랑가시나무로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은 아래와 같다.
1, 폐결핵 호랑가시나무 여린 잎 37.5g을 불에 말려 끓는 물에 담갔다가 차대신 마신다. [호남약물지]
2, 요통 및 관절통 호랑가시나무 잎을 술에 담가 먹는다. [호남약물지]
3, 백반증 호랑가시나무 가지와 잎을 태운 재에 물울 뿌려 취한 즙을 백반병에 바른다. 또는 걸쭉하게 달여 발라도 좋다. [본초습유]
4, 간신을 보양하고 허리와 무릎을 튼튼하게 할 때 호랑가시나무의 가지와 잎을 붉은 설탕, 붉은대추 또는 검은 대추와 함께 달여서 먹으면 간신이 보양되고 허리와 무릎이 튼튼해진다. [중국약식지]
5, 일하다가 허리를 다쳤을 때 호랑가시나무 뿌리 37.5~56g, 오적건(烏賊乾) 2개에 술과 물 각 절반씩을 넣고 약한 불에 장시간 고아 복용한다. [복건민간초약]
6, 관절염 및 관절통 호랑가시나무 뿌리 37.5~75g을 물로 달여서 복용한다. [절강민간초약]
7, 신경성 두통 호랑가시나무 37.5g을 물로 달여서 복용한다. [절강민간초약]
8, 눈이 벌겋게 충혈될 때 호랑가시나무 뿌리 19g, 차전초(車前草) 18.5~37.5g을 물로 달여서 복용한다. [절강민간초약]
9, 치통 호랑가시나무 뿌리 19g을 물에 달여서 복용한다. [절강민간초약]
10, 유행성 이하선염 호랑가시나무 뿌리를 7번 찌고 7번 햇볕에 말려 1번에 37.5g을 물로 달여서 복용한다.
11, 정강이에 난 부스럼이 곪았을 때 호랑가시나무 뿌리 148g을 달인 물로 하루에 1~2번씩 아픈 곳을 씻는다. [복건민간초약]
12, 필라리아증(filariasis: 사상충(絲狀蟲:필라리아)의 감염, 기생으로 일어나는 질환, 사상충증(絲狀蟲症)이라고도 한다. 급성증세로는 발열과 함께 전신성의 경련을 일으키고, 어깨, 유방, 고환 등에 국한성 종창, 경련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수년에서 십수년의 경과를 거쳐 만성이 되면 음낭수종, 상피병(象皮病), 유미뇨(乳糜尿) 등이 나타난다. 감염자를 모기가 흡혈할 때 피 속의 자충(仔蟲:마이크로 필라리아)이 모기의 체내로 들어가, 그 속에서 발육하여 감염유충이 된 후, 그 모기가 흡혈할 때 인체 내에 침입하여 감염을 일으킨다.)
① 신선한 호랑가시나무 뿌리75g(말린 것은 52g), 토우슬(土牛膝)의 산뜻하면서도 진한 붉은 빛깔의 줄기 18.5g에 황주(黃酒) 적당량(환자의 주량에 따라 가감한다)을 넣고 달여서 복용한다.
② 신선한 호랑가시나무 뿌리 한 웅큼(얇게 자른 것) 75g~113g, 모초근(茅草根) 한 움큼(약 37.5g)을 황주(黃酒)에 넣고 달여서 복용한다. [절강중의잡지] ③ 신선한 호랑가시나무 뿌리 75g, 빈랑(檳榔) 11g을 물로 달여서 복용한다. [절강중의잡지]
13, 백일해 호랑가시나무 뿌리 11~19g을 물로 달여서 복용한다. [호남약물지]
임경빈씨가 쓴 <나무백과> 제 2권에서는 호랑가시나무를 소개하면서 "유럽이나 미국 등에서는 호랑가시나무가 귀하게 대접받는 나무이며 크리스마스트리 장식외에 축복을 받는 나무 또는 축복을 주는 나무로 신성시하게 여기는 나무이다.
옛날 로마의 태양을 숭배하는 농신제(農神祭)에서는 호랑가시나무(Holly: 호올리)를 그들의 친구들에게 존경과 좋은 소망의 상징으로 선물을 하는 관습이 있었다."고 알려준다.
북아메리카 인디언들은 호랑가시나무로 만든 차가 홍역에 좋다고 믿었으며, 잎으로 만든 쥬스는 황달, 신경통에 효험이 있다고 전하며 중국에서는 껍질과 잎이 달린 가지로 즙을 내어 마시면 강장제로서 특히 콩팥에 효과가 있다고 전해진다.
호랑가시나무의 잎의 표면은 아래의 사진에서 보듯이 지나칠 정도로 윤이 번쩍 번쩍거린다. 태양의 빛을 반사해가면서 잎에서는 엽록소 활동을 왕성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호랑가시나무의 용도가 탁월하고 건강증진에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볼 때 남부지방에 살고 있는사람은호랑가시나무를 직접 심고 가꾸어 본다면 또다른 느낌과
행복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