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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불교 일주문 원문보기 글쓴이: 淸凉法山
[석불] 24. 봉화 봉성리석조여래입상(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132호)
면소재지에서 양곡마을로 넘어가는 길목인 미륵댕이 고갯마루 성황당 자리에 계신 석불이다. 모박이 형국의 앞산 주변 평평한 터를 기준으로 어림짐작해 보면 적당한 크기의 절이 들어설 만한 자리로는 충분하다. 고려전기로 추정되는 조성시기로 볼 때는 수작(秀作)의 석불이다. 가까운 안동 이천동석불(일명 제비원 석불, 보물 제115호)과 더불어 불두를 따로 만들어 얹는 방식으로 조성한 예가 이 근처에는 드물다. 광배는 육계만을 남겨둔 채 잘라낸 것 같고 오른쪽 귓부리 또한 뒤에서 자세히 보면 쥐꼬리톱으로 그어 놓은 듯하다. 눈두덩을 깊게 파 호선(弧線)을 분명히 한 것은 좋은데 코가 너무 길어 조화가 깨진 게 흠이라면 흠이다. 조금만 짧았으면 어땠을까. 가운데가 아래로 꺼진 둥근 원형의 법의 자락을 몇 가닥의 선조(線條)로 표현하고 그 사이로 양손의 수인을 볼 수 있는데 두 손 다 엄지에 중지를 대고 있는 아미타 중품인(中品印)을 하고 있다. 주변에 반쯤 묻혀있는 탑 부재들과 함께 어느 한 시대에는 가람의 한 축이 되고도 남을 만한 술명스런 석불이다. 같이 모셔져 있어야 마땅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렇듯 방치되고 있는 모습에 애잔한 생각이 각별하다. 이곳에 오기 전 면소재지 봉성초등학교에는 인근 천성사 탑(경북 유형문화재 제134호)과 이별한 탑(비지정 문화재, 봉성 관아에 있던 걸 각각의 장소로 봉안)이 모셔져 있다. 천성사 법당에는 석조여래입상(경북 유형문화재 제133호)이 두 손이 상한 채로 서 계시는데 그 이유가 기구하다. 들어 볼 일이다. 분명 ‘유형문화재’임에도 안내판에는 ‘문화재자료’라고 되어 있어 행정관청의 무성의가 여실하고 석불 바로 뒤에는 어느 쥐코조리 꽤나 하는 이의 무덤이 있어 보고 있자니 심사가 뒤틀린다. 석불 가까이 무덤을 둔 후손들의 삶을 꿰어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 되지 싶다.
◀ 계신 곳: 경북 봉화군 봉성면 봉성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