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근육에 혈액 공급 ‘관상동맥’ 막히면 협심증·심근경색증 발생
좁아진 혈관 확장 위해 스텐트 삽입 협착 심할 땐 관상동맥우회술 가능
성인병 환자·흡연자 특히 주의해야 꾸준한 운동·저염식 섭취 등 도움
관상동맥 질환은 관상동맥에 콜레스테롤이 쌓이면서 혈관이 좁아져 심장으로 혈액·산소 공급이 저하돼 발생한다. 혈관이 좁아져 혈액 공급이 충분하게 이뤄지지 않는 상태를 ‘협심증’, 혈관이 완전히 막힌 상태를 ‘심근경색증’이라 한다. 특히 심근경색증은 돌연사(심장마비)를 일으킬 수 있는 무서운 질환으로, 병원에 도착하기도 전에 7.7%가 사망하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더라도 6.5%가 사망하게 된다.
심근경색증은 계속 느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심근경색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9년 총 11만8872명으로 최근 5년 사이 30% 넘게 증가했다.
심근경색증의 가장 흔한 통증은 가슴 통증(흉통)이다. 환자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가슴을 짓누르는 듯하다’ ‘쥐어짜는 것 같다’ ‘빠개지는 것 같다’ ‘고춧가루를 뿌려놓은 것 같다’ ‘숨이 찬다’ 등으로 표현한다.
협심증은 신체활동 때 증상이 나타났다가 움직임을 멈추면 대개 5분 이내에 통증이 가라앉지만, 심근경색증은 격렬한 가슴 통증이 갑자기 시작돼 앉아 있거나 누워 있어도 증상 호전이 없고 30분 이상 지속된다. 또 의식소실·호흡곤란·식은땀·구토·현기증을 동반하거나 돌연사할 수 있고,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수시간에서 수일까지 지속돼 심부전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가슴 통증 발생 후 얼마나 빨리 병원에 도착해 응급처치를 받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급성 심근경색증의 치료 목표는 결국 막힌 혈관에 혈액이 다시 흐르게 하는 것이다. 관상동맥 중재시술은 주로 하나 또는 두개의 관상동맥이 좁아진 경우 그 길이가 너무 길지 않을 때 사용된다. 대퇴부나 손목 부위를 통해 풍선이 부착된 도관을 좁아진 관상동맥 부위에 삽입한 후 풍선을 팽창시킴으로써 좁아진 혈관을 늘려주고(풍선성형술) 확장된 혈관이 다시 좁아지지 않도록 스텐트를 삽입해 즉각적인 혈관 수축을 막아준다.
관상동맥 중재시술은 수술과 달리 전신마취를 하지 않아도 되고 회복 기간이 짧고 흉터도 남지 않는다. 과거보다 재발률이 현저히 낮아진 약물 스텐트가 보편화하면서 최근에 많이 시행되고 있다. 약물 스텐트란 스텐트에 혈관 내막의 세포들이 필요 이상으로 자라지 않도록 개발된 약물을 바른 것이다.
3개 이상의 혈관이 좁아지거나 굵은 관상동맥 가지에 심각한 협착이 발견되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관상동맥우회술은 관상동맥이 좁아졌을 때 다른 부위의 동맥 또는 정맥을 이용해 막힌 부위를 우회하는 새로운 혈관을 만들어주는 수술이다.
일반적으로 심장수술은 인공심폐장치를 이용, 체외순환을 통해 심장을 정지시키고 수술을 진행한다. 하지만 관상동맥우회술은 인공심폐기를 사용하지 않고 심장이 박동하는 상태에서 수술하는데, 이를 무심폐기 관상동맥우회술이라 한다. 무심폐기 관상동맥우회술은 전신 염증 반응, 수술 후 출혈, 중풍 등 여러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가족력이 있거나 당뇨·고혈압·비만 등 성인병과 함께 담배를 피우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급성 심근경색증의 위험성이 크다. 특히 남성은 40대부터 발생률이 급속히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급성 심근경색증은 여러 생활요법을 통해 발생을 늦출 수 있다. 고혈압·고지혈증·당뇨가 발생하지 않도록 평소에 운동을 많이 하고 비만이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미 성인병이 있다면 더욱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적절한 약물치료와 함께 생활요법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생활요법은 일주일에 3회 이상 운동과 저염식·저지방 섭취 및 채소·생선과 같은 건강식을 하는 것을 말한다. 더불어 흡연자는 금연해야 하며 당뇨가 있으면 심혈관 질환에 대한 정기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생활 속 심근경색 예방법
흡연은 동맥경화를 유발하는 주요한 요인 이므로 금연한다.
식사는 저염식으로 하고 식단을 덜 기름진 음식 위주로 바꾼다.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적당량의 식사로 복부 비만을 줄인다.
스트레스는 술로 풀기보다 걷기와 명상과 같은 방법으로 해소한다.
추운 날씨에 외출할 때는 급격한 체온 저하를 막기 위해 보온에 신경 쓴다.
가족력 보유 등 고위험군에 해당하면 정기적으로 심혈관 건강을 체크한다.
박창범<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