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7,26, 흐린 후, 오후부터 하늘에서 물폭탄이 쏟아짐
천현농협에서 반가운 소식, 단위농협에서 심사가 통과되어 조합원이 되었단다
출자금 230만원을 가지고 농협으로 오라한다
가는길에 밭에가서 풀도 뽑고 먹이도 좀 걷어야지.. 간단한 도시락을 준비해 파주로 갔다
농협에 먼저 들려 출자금 내고 조합원 대부에 관한 이것저것 문의하니
단위농협은 제2금융권이라 조건은 완벽하게 갖추었지만 이자가 비싼 단점이 일단 보류, 좀 생각해 보겠다.
나의 조합원 자격을 어디에 써야 잘썼다고 소문이 날꼬?
하나로마트 천현지점, 농협경제팀에 갔다
우선 농기구를 좀 헐케 살수 있으려나 외발수레와 이것저것 물으니
시중가격 보다 결코 헐치도 않을 뿐더러 조합원 할인도 없단다
사무실로 안내되어 팀장인듯한 님과 이것저것 면담, 면세유등을 이용할 수 있는
절차를 문서로 내고 또 며칠 기다려야 한다.
비료와 퇴비, 농약은 엄청 싸게 이용할 수 있단다. '나 그런거 필요 없는데요, 안쓸건데요..'
결국, 아무것도 못사고 오전시간은 몽땅 조합원이 된 의미있는 날로 시간을 다 쓰고 밭으로 간다
나의 파주밭은 게으른 농부의 정글 놀이터다
낫을 들고 키를 넘어가는 돼지풀 나무를 탁탁 치며 호박밭에 들어가니
오랜 장맛비에 예쁘게 얼굴 씻은 호박이 방긋방긋 주인을 반기는데
'앗! 방가, 내딸, 내며느리 먹이 해야지~'
어떤님이 '귀농과 귀촌은 다르다' 온라인 게시판에 던진 질문을 생각한다
귀농 농부는.. 저 고운 열매를 보면 "팔아야지!" 생각할까?
귀촌 농부는.. 같은 열매를 보면 "내새키 먹여야지"
나의 현 주소는 귀촌인가 귀농인가?
곧 죽어도 무공해 먹을것을 보면, "돈이다!" 생각하기 보다 "내꺼다!" 먼저 생각하니
모양은 비록 쩐에 굶주린 땅거지로 전락했지만
사상은 여전히 부르조아의 피가 흐르니.. 지금 나의 주소는 귀촌으로 분류할까?
예쁘게 자란 호박이는 게으른 농부의 손에 꺽임을 당하고
장맛비 만난 각종 풀들의 천국, 그속을 낫으로 헤집고 다니며 대충대충 먹이를 모은다.
호박 몇개 돌깻닢 조금, 야생미나리 조금,
나의 파주밭은 정글 수준이다. 정글에서 야생먹이를 구하는 원시인
나의 농법은 정글농법, 자연농법, 게으름 태평농법이라
약초라고 먼데서 구해온 도꼬마리가 모두 살았다
개똥쑥도 장맛비 덕분에 모두 살아 춤춘다
노린재가 항암쑥 묵고 항암 벌게이가 될까?
이눔의 풀은 서투른 농부의 낫질에도 공을 까 무시한다
언제 소낙비가 몰려올지 모르는 정글에서 도시락을 까묵는 여유
인생은 묵기 위해 사는거지, 묵어야 또 사는 것이지..
비교적 왕성하게 자라는 옥수수 존
어째 알맹이가 탐스럽게 들지는 않는 이유?
경주 사는 부지런농부가 많이 퍼주던 옥수수를 말려 심었더니 F2
어쨌든 옥수수대는 싱그럽게 자란다
옥수수밭 역시 풀밭이고 정글이다
풀씨의 애원을 들어주기로 한다.
지구상 어디든지 종족을 이어야할 이유를 낭만적으로 이야기한다.
'제발 살려 주이소 예~'
정글을 빠져나와 가야랜드로.....
오후 3시, 냉탕에서 아푸아푸 개구리헤엄을 치는데
우루루쾅쾅 하늘이 쪼개지는 천둥번개, 물폭탄이
온천탕 통유리 지붕에 쏟아붓는 것을 보았다
집에 오는 길, 곳곳에 산사태와 도로 침수 현장
차를 몰고 헤엄치듯 왔다
내가 집나간 오전 시간에는 하늘이 말짱했다고요....
기록적인 폭우, 산사태 속에서 먹이를 따왔다는 이 뿌듯함.
당분간 게으른 농부라도 굶어죽진 않을꺼 같다.
`11, 7, 27,
토함산 된장녀의 일기.
첫댓글 행님아~~~!! 호박 한개 내 도~~~~~ㅎ
우얘디리까? 저거 가주갈라쿠모 파주 밭으로 오시야대는데.. 완전 자연 풀밭에 크는기라가 백카점에서도 몬사는긴데, 그래도 올여사가 돌라쿠머, 아~ 단호박이구나, 내는 저거 막 따다가 국시말아묵고 청국장 찌지묵는디라
ㅎㅎ 영양 실조를 앓고 있는 아프리카 옥수수~
열무씨로 통통한 옥수수 만드는 농법을 알려 드리까 마까~
열무씨로 열무 맹글고 옥시시 씨로 옥시시 맹글어야제, 유전자 변형하믄 안디는디유... ㅋ
그 호박이 불상하게 보이구먼 ...거름끼 하나없이 ...언능 퇴비한그릇퍼주이소 튼실한 열매 많이 맺게요....
옥수수도 ㅎㅎㅎㅎㅎㅎㅎㅎ
옥수수밭은요....... 이웃 개장사가 개똥을 마구 퍼 내삔 자리라 옥시시가 웃자라가 완전 풀대만 멀대겉고
비바람에 우수수수/// 한쪽으로 누버뿌릿어요. 이눔이 개장시는 일생에 도움이 안됨.
개똥을 줄라쿠머 호박밭에나 줄 것이지........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