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면서
많은 순례자들을 만나기도 하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한국 사람들을
많이 만난다. 과장해서 거짓말을
좀 더 보태서 얘기하자면 여기가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인지
한국 지리산 둘레길인지 분간이
잘 안될 정도였다.
그 중에서 내가 만났던 한국인 부부가
기억에 남는다. 그 한국인 부부를
어느 구간에서 만난는지는 확실하게
는 잘 기억이 나지 않으나 아마도
메리데에서 아르주아로 가는 구간에서
만난듯하다. 처음에 만나서 얘기하다가
전에 만난 인천에서 오신 교우분들을
또 마주쳤는데 그분들은 한국인 부부를
먼저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분들이
“저기~ 이분 수사님 이세요~”
라고 얘기 하는 바람에
만난 한국인 부부가 천주교신자분들
이라는 것을 또 알게 되었다.
그러다 지금은 냉담을 하고 있고,
이런 저런 얘기하다가 혜어져서
콤포스텔라 가기전 구간 페드로우조에서
미사 봉헌하고 숙소로 가는 길에
누군가 뒤에서 “ 수사님~!” 하고
부르는 것이었다. 돌아서서 보니
전에 만났던 한국인 부부였던
그 형제님과자매님이었다.
그분들 말씀으로는 오는 길에
베드로 수사님을 한번 더 만나 뵈었으면
좋겠다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순간 나를 마주쳤다는 것이었다.
그러고 나서 참으로 너무 신기하고
기뻐서 하느님께 감사기도를 드린다고.
그리고 나를 다시 만나고 싶어 했던
이유에 대해서도 말씀하셨다.
“수사님, 사실 저희 딸이 이태원참사 때
먼저 하늘나라에 보냈습니다.
그래서 수사님께 딸 아이를 위해서
기도를 부탁드리고 싶었는데 전에 만났을
때에는 미처 말씀 드리지 못해서
후회가 됐었는데 지금 또 이렇게
만나뵈서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저희 딸 이름이 신애진 가브리엘라 입니다.
기도 부탁드립니다. 기도중에 기억해 주세요
사실 산티아고 순례길을 온것도 아픔이
좀 더 나아질까해서 오게됐습니다“.
사실 난 그 자매님의 아픔을 다 헤아리지
못한듯하여 죄송한 마음도 들었고,
수도자로 살면서 결혼도 하지않는
나로서는 평생 알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뉴스에서만 보던 이태원 참사
유가족분을 한국에서도 아닌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만난것도 놀라웠다.
그리하여 난 이번에도 하느님께
감사기도를 드리지 않을수가 없었다.
그리고 난 순례를 마치고 5월22일날
한국으로 돌아왔고,
며칠전 또 다시 자매님
부부를 다시 만나 뵙게 되었다.
직접 만난것이 아니라 인터넷 뉴스 기사를
통해서 만나 뵙게 되었는데
기사 내용은 딸의 일기장속에
버켓리스트 중의 하나가
고려대에 기부하고 싶다는 내용이 있었는데
딸 아이의 버켓리스트를 들어주고자
고려대에 기부금을 냈다는 기사 내용이었다.
순례길에서 만난 인연들, 수 많은 어려움들
알게 모르게 그 가운데에서 하느님의
계획과 뜻이 이루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관련기사 내용
https://v.daum.net/v/202310201607079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