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ㅇ리지 파크웨이(Blue Ridge Parkway 줄여서 비 아르 파크웨이)는
남에서 북으로 흐르는 비단길처럼 가느다랗게 이어진 산 길로
특징은 산 사이 계곡을 달리는 게 아닌 산 정상 가까이 등성을 뚫고 이어가는 하늘 길이다.
남에서 북으로 흐르듯..
비 아르 파크웨이 남쪽 입구는 미 동부에서 제일 높은 산인 스모키 마운틴이 지긋이 바라보고,
북쪽 입구는 스카이 라인 드라이브와 만나는 버지니아의 웨인스보로 근처로..
그 길이는 755Km의 용 하늘길이다.
서울에서 부산 거리가 390Km임을 알면.. 산으로 이어지는 하늘 길이 얼마나 긴 길인지..
우리는 강을 거슬러 올라가듯 비지땀을 흘리며 낮은 북에서 높은 남으로 갈 예정.. 왜이지?..
뉴욕 플러싱에서 출발하니까^^.
메릴랜드의 남쪽 스카이 라인 드라이브가 끝난다는 사인과 함께 산을 가로지르는 길 하나를 건너면 바로
비 아르 파크웨이임을 알리는 사인이 나온다. 지하철 노선 갈아타듯.^^.
이게 단가?..
비 아르 파크웨이는 더 이상 메릴랜드가 아닌 버지니아가 된다. 그래서인지..
비 아르 파크웨이는 ㅇ프리웨이다.
(참고로 '프'인 p 발음은 입술을 열면서 내는 '프' 하는 발음이고,
'ㅇ프'인 f 발음은 입술을 다물지 않은 상태에서 '프' 하고 발음)
캐나다와 미국 국경이 그렇듯.. 주와 주 사이에 무슨 특별한 시설이 있겠냐만은..
그냥 이어지고 있는 애팔래치아 산맥 길을 멋대로 끊어..
여기서 남으로는 버지니아고, 북은 메릴랜드여.. 하는 게 인간의 간사함이 아닌지?^^.
그곳에 사는 사람에게 버지니아이든 메릴랜드이든 무슨 상관이냐 말이다.
그런데 그걸 끊어놓으니 상관이 생긴다.
앞에서 말했듯이 메릴랜드 산 길을 가려면 20달러를 내야만 하는데 반해.. 버지니아 길은 ㅇ프리다.^^
그럼 비아르 파크웨이가 엉망인가.
뭔 강아지 소리! 미국에서 가장 달리기 좋은.. 가장 달리고 싶은 도로 가운데 하나이거든..
그 뿐이 아니다.
차의 속도 제한도 스카이 라인은 25마일이지만
비 아르 파크웨이는 45마일.. 길이 미끄럽거나 위험한 곳은 속도 제한이 있지만..
그러니까 눈치 보면서 50, 60마일로 하늘 길을 달릴 수도 있다.
(당연히 경찰이 있어 티켓 먹을 각오를 해야 하지만^^)
아무튼 나는 산 등성에 있는 스카이 라인 드라이브 길을 왼쪽에 끼고 달리는
81번 하이웨이로 달려와
비 아르 파크웨이로도 들어가지 않고..
81번 길로 내처 달린다.^^
오늘 스모키 마운틴과 조금 더 가까운 곳에 서 일박하기 위해 지도를 보며..
다음 날 아침 일출을 보려는 마음에
점찍은 곳이 버지니아를 지나 노스 캐롤라이나의 Boone이란 마을로 플러싱에서 10시간 30분 거리니..
지금은 쬐금 벅차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지만 그때는 그런 걱정은 없었다.
12시간 이상 드라이브할 자신이 있었으니까.. ㅎㅎㅎ^^
또 다른 목적은 그곳에 있는 Blowing Rock에서 짝님을 사진에 담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기 때문이었고.
그리고 분 Boone에서 스모키 마운틴에 이르는 비아르 파크웨이를 달리고 나면..
문득문득 그 길이 떠오르게 된다.. 다시 가 보고 싶다는 욕망과 함께..
나 역시 스페셜이 아니니.. 비 아르 파크웨이 하면 먼저 떠오는 것 중 하나가..
린 코브 하늘다리 길 Linn Cove Viaduct.
자연 훼손을 막기 위해 린 코브 하늘다리 공사는 어려움을 감수했고.. 억수로
머니가 들어갔다고 하는 난 공사였다지만..
그 위로 달리는 나는 그걸 느끼질 못한다.. 비행기를 타고 높은 상공을 날면서도 얼마나 높은 지 모르듯..
그보다는 아찔 출렁다리 Mile High Swinging Bridge가 훨~ 기억에 남지.^^.
하지만 별 출렁거리지도 않는 다리였다. 그런데 왜 기억에 남아있지?..
할아버지 산 Grandfather Mountain은 비아르 파크웨이에 있는 산 중에서는
가장 높은 산(1812m) 이라나..
최고봉은 차를 주차한 출렁다리를 건너기 전 산의 봉우리로 트레일이 잘 되어 있다.
이 산 저 산 해발 높이를 어떤 식으로든 재서 이 산이 최고봉이다 둘째다 하고 순서를 매겨놓았는데..
막상 산에 온 사람들에게 그것은 말짱 꽝.이다.
산에 온 자에게 가장 높은 산은 자기가 올라 서있는 산이니까^^.
차를 파킹 하고.. 출렁다리를 건너 바위 산에 이르렀을 때..
거기가 제일 높은 산도 아니건만.. 밑으로는 아득하게 보이는 게 오금이 저린다.
이 느낌은 스모키 마운틴의 최고봉에서 느끼는 것보다 더 어찔하다..
아.. 글 앞에서 언급한 Boone의 블로잉 락은 아름다운 전설이 전해오니..
지지리도록 사랑한 신혼 연인이 이곳 블로링 락에 올랐는데..
바람이 별안간 쎄게 불어 신부가 바위에서 떨어지는 아찔한 사건이 발생 한다고..
남자는 놀라움 그리고 슬픔이 얼마나 컸을까!..당황 속에 말도
못 하고 눈물을 흘리며 벌벌 떨고 있는 새 신랑..
그때 저 밑으로 떨어져 어떤
비극적인 일이
생겼을 거라
여기던
신부가 공중으로
부웅 천천히 떠 올라오니..
이유는 덮어두고
더욱 큰 놀라움 속에 둘은
격하게 포옹하며 그 감격을 누렸겠지.. 흐흠~~~^^
바람에 의해 블로잉 되어 바위 위로 떠 올랐다 하여 블로잉 바위라 불렸다고..
블루 ㅇ리지 파크웨이 따라 전망대와 휴게실이 있는 곳에는 근처 마을로 내려가는 길이 나오는데..
그냥 마을이 아니라 여행객을 위한 프로그램을.. 음악 연주, 와이너리, 시골 장터.. 만들고 환영하는 곳이 대부분.
그러니 시간을 넉넉하게 잡아 그것을 엔조이 하는 게 비아르 파크웨이를 즐기는 방법인데..
코비드 19가 그것을 다 망쳐놓았다. 다시 오픈하고 있다는 뉴스가 들리지만..
내가 미국에 갖고 있는 편견은..
우리에게 비해 너무 짧은 역사를 보여주고 있다. 고로 볼 게 없다는 편견을 갖고 있었다.
하여 세계 미술품을 소장하고 있는 메트로 폴리탄 같은 뮤지엄 정도가 아니면 아예 들여다볼 생각을 하지 않었다.
그러니 여행을 다니다 보면 만나는 소규모 박물관은 힐끗 쳐다보지도 않았지.
코로나 시대를 넘어가면서..
'거기가 어디든 볼 것은 있다 보지 못하는 건 내 탓' 이라는 생각이 점점 강해진다.
앞으로 여행을 가면 동네 박물관이라도 짬을 내어 구경 하련다.
구경 갔으면 본전 뽑아야 하니.. 무언가를 낚아야 한다는 의지도 있고..^^..
남으로 내려 갈수록 산세는 웅장해진다. 끝 간 데를 모를 만큼 많은 산 봉우리들이 눈앞에 펼쳐지니..
미 동부 최대 드라이브 코스라 불리는 이유를 알 게 된다.
비 아르 파크웨이..
거의 정상인 길은 산의 오른쪽 그러다 왼쪽으로..
굴도 지나가며 굽이굽이 도는 커브 길을 따라 드라이브하다..
멈추고 내려.. 탁 트인 눈 안으로 들어오는 산천의 그 맛을 모른다면..
미국인이라면 그럴 수도 있지만..
한국인 시민권을 받을 자격이 되는지 의심이 든다.
한국인 디엔에이가 흐른다면..
비 아르 파크웨이를 달리다 차에서 내려 볼 때마다..
지리산 중간 이상의 등선이나 도봉산 어느 봉우리에 서있다는 감정이 살아나리라.
저 사인이 보이며 걸어 나오니.. 아래와 같은 호수가 나타나며.. 보트를 즐기는 이들이 있고..
낚시를 하는 부부도 있다^^..
비 아르 파크웨이 Blue Ridge Parkway 아랫녘
중간중간 마련해 논 전망대에서 보던 풍광은.. 문득 운달산
금선대에 서있는 듯한 감정이 살아났다.
산 아래 아래는 여러 마리 용이 꿈틀대는 듯
산은 솟았다는 가라앉고 다시 솟아 올라 굽이굽이 이어진다
해는 하늘의 반을 가린 구름 틈으로 붉게 보이고..
얕은 안개 사이 사이 산봉우리는 검은 섬처럼 자리하네.
금선대에서 젊은 성철은 생사 감로수를 마셨다는 데
나는 이곳에서 삶의 여의주를 찾네..
올 가을에 시간이 허락한다면..
블루 ㅇ리지 파크웨이를 다시 달리고 싶다.^^..
아! 10월이 가기 전이라도..
날씨가 않 좋으면 길을 클로즈 할 수 있으니..
일기 예보에 귀를 쫑긋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