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붉은고추 세 물 따기
2023년 9월 4일 월요일
음력 癸卯年 칠월 스무날
아침 안개가 자욱하다.
오늘도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려나 보다.
9월이 시작되어 아침, 저녁은 서늘해도
한낮은 여전히 햇볕이 강하고 꽤나 덥다.
하긴 지금 시기는 날씨가 좋아야만 한다.
곡식이 익고 열매채소가 익어야 하니까...
어제 저녁무렵에는 붉은고추를 땄다.
아내와 함께 완전무장하고 밭으로 나가
밭고랑을 누비며 잘익은 붉은고추를 골라
하나하나, 일일이 따는 재미가 쏠쏠하다.
수확을 거두는 농부의 마음이 아니겠는가?
어느새 세 물째, 그러니까 세 번째 수확이다.
첫 물 고추는 다 건조했고, 두 물째 고추는
건조기 속에서 마르고 있고, 어제 수확한
세 물째 고추는 2~3일 방바닥에 펼쳐놓고
숙성시킨 다음 건조기에 넣어 말릴 것이다.
어제 아내와 함께 고추밭에서 붉은고추를
따면서 그랬고, 고추를 방바닥세 펼쳐놓으며
그랬다. 늘 그랬듯이 우린 욕심내지 말자고...
지금껏 그래왔듯이 올해도 우리는 가족들의
자급자족이 고추농사의 목적이고 목표이다.
지금 수확하는 추세로 보면 무난히, 충분히
애초 생각했던 만큼은 될 것 같은 예감이다.
어느 정도 우리가 예정했던 만큼 붉은고추를
수확하게 되면 끝물 고추도 서리 내리기전에
빨리 따서 필요한 분들께 나눔을 할까 싶다.
해마다 서리 소식에 부랴부랴 서둘러서 따는
바람에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고추의 상태에
따라 골라서 나눔을 하느라 무진 애를 먹었다.
그래서 올해는 붉은고추 수확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고 적당한 시기를 택하여 마무리를 할
생각이다. 그게 말처럼 잘 되려는지 모르겠다.
농부의 마음은 고생한 만큼의 수확을 하려는
것이 목적이고 목표라서 내려놓는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닐게다. 허나 해보려고 한다.
요즘 환절기라서 그런지 마을 어르신들께서
많이 별세를 하신다. 마을 학열 아우 부친에
이어 비슷한 연배의 골말 고氏 어르신께서
작고하시더니 엊그제는 마을이장 승규 아우
모친께서 별세하셔서 어제 발인식을 하였다.
발인에 필요한 일을 좀 도와달라고 하여 마을
선기 아우와 함께 읍내에 나가 음식을 찾아와
바웃골의 산소까지 갖다드리고 문상도 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또 부고가 날아들었다.
선기 아우네 옆집의 최氏 어르신께서 어제
별세하셨다고 한다. 요며칠 사이 장려식장에
문상을 다니느라 바쁘다. 가시는 어르신들은
연세가 많으셔서 병환으로 고생을 하셨기에
부디 이제는 고통없는 곳에서 영면하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어르신들 문상을 다녀온다.
오늘도 진부장례식장에 다녀와야 할 것 같다.
첫댓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고맙습니다.^^
고추가 세물이라도
여전히 실하고
탐스럽군요.
몇 물이나 가는것인지
몰라도
끝이 없는 수확 같아요. 그동안
애쓰신 만큼의
보람이 느껴지는 군요.
환절기에
마을 분들 함께
건강 조심하세요.
아마 시월초까지는
수확을 하게 될겁니다.
거의 일주일 간격으로 따니까
아직 몇 물은 더 따겠지요.
어느 정도 양이 되면
나머지는 끝물 고추로 따서
음식점하는 분들께
나눔을 할 생각입니다.
그 또한 보람이지요.
늘 건강 잘 챙기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