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꽃_최영숙(1960-2003)
파가 자라네 / 대파가 죽죽 자라네 / 주인이 떠나도 파
는 죽죽 자라 / 파란 하늘 허공을 젓네 / 비 온 뒤에 더 /
새파랗게 자라 하얀 파꽃을 인 / 저 파가 누구네 파였나
이른봄 월세방 내놓고 이사간 은영엄마
병아리처럼 재재거리는 두 딸 데리고
부천 공장 어디로 떠났다
아이들 친정에 맡기고 부업이라도 한다더니,
남편은 무역하러 중국에 갔다지만
겨울 나도록 발그림자 없다
소식 대신 날아오는 대출독촉장
막내 은진이는 배 타고 올 거라는
아빠 얼굴이 멀기만 한데,
한때는 노래방으로 돈도 벌었다
아파트 사고 중국집도 차려
부부배달 근동에서 소문났지만
남은 건 단칸방과 두 아이
주일날 아이들 데리고 하루종일 집을 비우면
빈집 여기저기
은영엄마 없는 자리 더듬어 떡잎이 돋고,
작은 마을에 도는 뜬 이야기쯤이야
바람결 믿을 것도 없지만
양 날갯죽지에 아이들 끼고
은영엄마 어떻게 사는지,
부천 거기서도 엉킨 파뿌리 다듬어 키운다고
스티로폼 상자에 꾹꾹 흙 다져넣는지,
두고 간 파단지, 그 옆의 단칸방 생각하며
은진이 말처럼 아기아빠 배 타고 돌아와
네 식구 환하게 웃느라 소식 없는지
파가 자라네 / 봄볕에 대파가 죽죽 자라 / 파란 하늘로
뻗어 파꽃을 이었네 / 대파가 있는 은영이네 빈 외짝문 /
쟁쟁쟁 웃음소리에 / 툭, 파꽃이 터져 씨앗 흩어지네
[2006년 발간 遺稿 시집 「모든 여자의 이름은」에 수록]
E. 그리그(1843-1907)가 48세 때 작곡한 페르 귄트 제2모음곡(총 4曲) 中
제4곡 '솔베이지의 노래'입니다.
전반부는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1971 ~ ) 노래, 임마뉴엘 비욤(1964 ~ )지휘,
Prague Philharmonia 연주이며,
후반부(04:59부터)는 더글러스 갬리 지휘, London Philharmonic Orchestra 연주곡.
https://youtu.be/NQ8bwd0EQGU
첫댓글 ㅎㅎ
안녕하세요 ~
'파꽃' 시를 보니
몇 년 전에 부모님 모시고
해남, 진도 등등을
여행하는데
끝없이 펼쳐져 있던
파밭이 생각나네요
멋진 음악 들으면서
잘 감상했습니다
오늘도 해피데이 ^^
이건 파꽃 닮은
알리움 ☘️
ㅎㅎ
요 曲 작곡가를 드보르작과 종종 헷갈립니다.
미지 님 덕분에 보라색 파꽃은 첨 보네요.
여느 꽃보다 홀리듯 아름답습니다.
(댓글을 다시 보니 '알리움'이로군요. ㅎ)
평안한 하루 보내세요. ^^
@루히
ㅎㅎ
파꽃 아니고
파꽃 닮은 알리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