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둥번개에 소나기가 쏟아진다는 예보에
불볕을 발바닥으로 눌러 볼 '왕피천 계곡트레킹'계획이 아쉽게 취소되었던 며칠 전..
그 날이 일주일에 한번씩 열리는 '시민노래교실'에 아내와 함께 참석했던 기회였다
800석규모의 시민회관 대강당..
세금으로 운영되는 '노래교실'오후20분전 2시
시민회관 주변도로에 주차된 하얀색깔의 외제차들도..
파라솔에 민소매 곱게 차려입은 이웃도시의 귀부인도 총총걸음이다
1층은 벌써 만원이고 2층도 3분의1이 들어 찾다
시작 전 대형화면에는 '가요무대'재방송이 스크린에 방영되고..
참석인원들의 재잘거리는 소리는 아이들만의 것이 아니라 어른들도 마찬가지다.
친구들..이웃들..아는사람..또 나같은 사람..
참가인원 85%정도가 여성이다.
개성 뚜렷한 스타일로 멋을 한껏 부리며 차려입은 여성들은 거의 다 50대~70대 꽃중년!
어느 꽃중년은 내 나이가 어때서 라듯 둥근모자 긴치마에 하이힐까지...
음악회에 참석하는 유럽영화의 한장면 같기도 하다.
목청좋고 입담좋은 노래강사는 육순의 가수 J씨..
운이 없어 중앙 지상파 무대에 뜨지 못해 아직도 배고픔을 견뎌야 한단다.
구수한 음색에다 몸매와 얼굴까지도 완성되기에 여성회원에게 인기도 대단하다.
중간중간 인터넷 유머방에서 인기있는 진국의 해학을 가져다 양념을 넣어 쏘아주기도 하니
특히 여성꽃중년의 웃슴은 요절복통으로 옆구리 째지듯이 자지러진다.
'노래교실'..
음정,박자,리듬은 물론이지만 정확한 발음과 감정 ...
단전힘의 강약, 호흡,꺽기,후리기.비브라토,스타카토,활강,반박자 쉼.늘이고 줄이기.묵음,도약...등등
다양한 기교의 창법...
감정에 버물려 맛깔스럽게 한소절 한소절 혼신을 쏟는다.
전번 시간에 배웠던 노래들을 복습하고 또 신곡가요를 가르친다
노래강사도 직업이며 자격증까지 등장한 요즘
강사들은 전문용어의 활용을 아마추어들에게 그침없이 쏟아내며
리듬타며 맛깔스럽고 깊이있는 가사전달에 감성이 살아 찐하게 우러나는 노래를 가르칠려 애를 쓴다
대형화면에는 악보와 가사 박자까지 정확하게 떠올라
편안하게 부를 수가 있고 고음질의 음향과 조명으로 분위기는 활짝 피어난다.
사람의 마음을 한데로 뭉치는데는 노래만큼 좋은것이 없다.
바로 멜로디와 리듬은 집중과 단결을 단번에 성사시키는 거대한 힘이기도 하다
음악과 노래는 인생삶의 뭉친 회포와 새로운 희망과 기운의 충전임에는 효험히 확실한 명약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은 요즘 곳곳마다 '노래교실'운영으로
국민들의 음악과 노래수준은 일취월장이였다
"음악과 노래는 야만인(野蠻人)을 웃고 춤추게 한다" 라고 했듯 흥취에 흠뻑 젖는다.
선창과 후창 큰소리로 따라 부르는 노래교실은 말초신경을 활짝 일깨우는 흥분의 시간이였다
이렇게 온 국민을 한층 고급의 노래수준으로 만들어 놓았고
50대에서 70대까지 이 30년을 "아름다운 꽃중년" 이란 이름으로 붙잡아 둔것이
아마도 '노래교실' 덕분이 아닐까!
옛날 같으면 마이크 갖다대면 쑥스러워 도망질이였지만 이제 너도나도 목청이 틔였다
나 좀 노래 안시켜주나 하듯 요즘은 무대에 올라 보려고 서로 무언의 쌍심지를 켠다.
노래교실 중간에 배웠던 노래를 자랑하는 노래신청이 있을땐
신청자들은 무대매너와 의상은 어느 삼류가수 빰치게 준비를 해댄다
원색의 칼라에다 감초같은 빤짝이도 붙힐때 붙히고 달때 잘 달았다
현란한 조명에 짙은 화장빨로 패인 주름살도 상관없이 묻히고 튄다.
마지막으로 수업이 무르익어 갈때 쯤이면
히트곡을 위한 홍보로 지방가수나 신인가수 등장시간이 있는데
그야 말로 노래교실은 절정으로 치닫는다.
자신의 곡 한두곡에다 요즘 유행하는 히트곡을 앵콜송으로 부르고 템포빠른 메들리로 마감을 한다
객석에 꽃중년들은 함께 일어나 열렬한 몸짓으로 음악과 노래와 조명이 함께 튀었던 두 시간은
예리하고 기분좋게 끌어땡기는 볼그레한 얼굴의 청춘을 경험하며 상큼하게 2시간을 누리고
마냥 아쉬움을 남기는 시간으로 맞는다.
"사랑잃고 비에 젖고 이 밤을 헤매이나요
당신도 나와 같은 시련속에 아픔이 있었나요
걸어가는 뒷 모습엔 한숨만 가득한데
어쩌면 그모습은 내모습이 아닐까
가는 발길 닿는대로 서러움이 더해 가는데
지친 몸 기대서서 흐느껴 우는 이봐요 외로운 가아요!~~
이봐요오~ 외로운가아요오!~~"
오늘 이 소나기 내리는 날에
맛깔스럽고 운치있게 배웠던 문희옥의 "이 봐요!" 노래가사다.
삶을 살며 불러들인 연모에 외로워 보지않고 청석(靑石)같이만 청춘보낸 사람 있겠냐마는
한번 배워 불러보면 멋진 리듬과 감성으로
지나간 날의 한때
애태우며 쌓은 사연 잘 익은 연보라로 번져 살며시 비처럼 나타날테니까...
~둘 셋 넷~ 쿵!♪사랑잃고..비에젖고..
첫댓글 더위는 잠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사진은 깊은 계골이 아니라
인적이 드믄 숨겨진 계곡에 살며시 올랐드니
이렇게 예쁜 자태의 물결을 보게 되었네요
알탕은 차후 문제이고...ㅎ
더워도 예의는 꼭 지키시길 바람니다.^^
바로 그 계곡물옆 참나무 숲에서
간결스럽게 흐르는 물결~바라보면서 조신하게 매무새로 여미는 선녀같은 버섯이 보였네요
노란 망사가 아주 요염하기 그지 없었습니다..ㅎ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듯..
삶의 이야기방에
물결님 등장으로 새로운 활력이 솓아오릅니다
목이 긴 문희옥가수
간드러지며 꺽이는 기술은 최고 라지요
감사합니다.
희옥씨를 정확히 잘 찍으셨네요 ㅎ
과찬의 말씀으로 시원턴 온몸이 갑자기 화끈거림니다 ㅎ
산을 사랑하시고
매사 다방면에 섬세한 눈높이와 몸가짐을 가지고 계신 대공원님의 덧글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갑자기 화끈거림을 주셔 또시원함을 알것같습니다
고맙습니다*^^*
물결님
노래교실 방문에
휘날리는 웃음 꽃도 보시고
소나기 내리는날 운치 멋진데요ㅎㅎ^^*
이 불타는 계절 지금 쯤 해변에 계실 줄알았는데...
야심한 시간에 여기까지 귀한 발길을..
고마워요^^~~
작고 오붓한 노래교실 분위기는 소문 많이 들었습니다만
대형 노래교실의 분위기는 멋진 시간이였습니다
산도 좋지만 가끔 노래교실도 찾아 꽃중년의 시간을 느껴보는것 참 괜찮았네요 (^.~)~
물결님
참 멋지게 사시는 분이시것 같아요.
자연도 좋아하시고, 동부인으로 노래교실 참석도 하시고.
현장감 느껴지는 생생한 글 잘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한나발님 반갑습니다
많이 더우시죠?^^
더운 날씨를 원망하기보다 시원하고 몸과 마음 추스리는곳을 찾아가는 것이 지혜로은 일상이 아닐까 해 봅니다.
카페 삶의 이야기방이라 교과서적인 글보다 삶에 접하는 느낌의 글을 멋대로 쓰다보니
좌충우돌 두서없이 낙서같은 글을 잘 읽어주셔 감사하기 그지 없습니다.
이곳에서 첨 뵙게 되어 더욱 기분이 좋습니다.
이 모진 더위 잘 이겨 내시길 바람니다*^^*
음악과 노래는 야만인을 웃고 춤추게 한다구요?
좋은거 배웠으니 써 먹어 볼랍니다.
ㅎ~
누가 나 노래 안시켜주나
아흐~
아직 꽃중년이 아니시던가요? ㅋ
"아흐~" 이것 어느 누가 많이 썻던 단어인데..
'그립다!~
연통이 되거들랑 안부전해주십시오~~^^
@물결~ 짐작 가는 이 마다
안부 전하겠습니다
꽃중년
꼭 중년 같습니다
ㅎ~
커피님음색이 심수봉씨 톤과는 닮지 않으셨지요?
예감에 그렇게 보이는데...ㅎ
@물결~ 전혀 닮지 않았습니다.
누구와 비교하기엔 특징이 없습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