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폭염이었다.
우리집 고추와 참외잎이 불볕에 타들어갔고 마실 나온 땡칠이가 뜨거운 숯덩어리 위를 디딘 마냥 그늘에 뛰어와선 있는 혓바닥을 모두 빼내어 헐떡거렸다.
오후 3시 넘어서 몽금척님과 yoon님이 사보르에 도착했고 잠깐의 휴식 뒤에 공연연습이 시작됐다.
두번의 탱고 연습은 흡족스러웠다.
오마리가뜨님과의 살사 연습도 별 불평없이 끝났다.
찜통같은 사보르지만 에어컨 전방 3미터까지는 그래도 시원했다.
화장을 마치고 드디어 강동 해변축제가 열리는 주전 몽돌해변으로 향했다.
몽님과 yoon님은 Hee님을 태우러 방어진 방면으로 향했고,
나와 오마리가뜨님 그리고, 모처럼 시간내서 찾아온 앗사리 오빠는 체증을 우려해 정자방면으로 향했다.
경기가 어려워서일까 생각했던만큰 차가 막히진 안았다.
한시간도 안되어 도착한 몽돌 해변..
후~~~
탁 트인 바다와 해변을 메우고 있는 탠트와 인파들, 그리고 구석구석 빽빽이 들어찬 차량들.
여름을 실감케 했다.
운 좋게도 공연장 가까이 주차를 하고 깔끔이 만들어진 해변산책로를 걸어 공연장으로 향했다.
음향장비와 조명, 드라이아이스기 등 모든 장비가 완비된 상태였고 성악가 한분이 리허설 중이었다.
무대 위엔 장구,꽹가리,징,봉고,북이 setting 돼 있었는데 국악과 라틴악기로 어떤 연주가 창출될 지 사뭇 궁금해졌다.
잠시 후 우리 식구들이 도착했고 탱고에 이은 살사 리허설은 별 탈 없이 이루어졌다.
공연이 시작되기까진 30여분 정도가 남았고 '해변으로 가요'라는 계절음악이 울려퍼졌다.
그 노랜 해변의 사람들을 더더욱 여름 속으로 몰고갔다.
드디어 7:30..
오프닝을 아르헨티나 탱고가 장식했고 시작은 좋았다.
중간 즈음. 으윽...
긴 치마가 힐에 걸렸다.
가까스로 뺐지만 클라이막스 부분에 또 걸리고 말았다.
다음부턴 필히 의상있고 연습해야겠다는 깨달음의 순간이었다.
조금 여유스레 수습하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
비록 실수가 있었지만 관객의 박수소리에 힘이 났다.
마지막 살사공연이 있기까지 여러 공연이 보여졌다.
언제 들어도 정겨운 시노래패 울림과 어린이 울림.
그리고 이어진 창작동요팀.
맑은 목소리와 함께 인상적이었던 건 바닷속 미역 다섯줄기가 파도의 간지러움을 피해 좌우로 움직이는 듯한 율동이었다.
이윽고 가장 궁금해 했던 타악기들의 주인공, 창작타악패 '샛바람'의 공연이 이어졌다.
악기와 함께 하나가 된 그들의 몸짓과 타악기 고유의 시원한 소리는 더위를 물리칠 정도로 그야말로 흥겨운 마당이었다.
샛바람의 공연이 끝나자 앵콜이 터져나왔고 그들의 얼굴엔 끝남의 안도감과 만족의 환희가 표출되었다.
샛바람의 힘이었을까?
시원한 바닷바람이 관중들 한명한명의 땀을 식혀주었다.
감동이 잔잔해질 무렵 고요한 음악소리가 흘러나왔고 무대 밖 저편에서 화려한 의상을 입은 여성 한분이 천천히 걸어나왔다.
힘겨운 한걸음 한걸음이 마치 세상의 모든 짐을 다 짊은 듯 무거워 보였다.
소름끼치게 음악과 하나가 된 그녀의 몸짓과 표정은 마치 한편의 슬픈 드라마 같았다.
나중에서야 그녀가 제작년 크리스마스때 사보르를 찾아주신 무용수 분이셨음을 알았다.
이 외에도 기타를 버리고 목탁을 택하신 지 오래된 스님께서 들려주신 한대수님의 구성진 노래와 함께 여러 공연이 행해졌다.
마지막으로 엔딩을 장식할 살사 공연이 시작됐다.
음...
^^ 별 탈 없이 끝났다.
헌데 오마리가뜨님이 뭔가를 찾는 듯 하더니 갑자기 사회자의 마이크를 빌렸다.
일반 사람들이 자유스레 즐기는 살사댄스를 보여주고 싶다며 관중들의 양해를 구한 후 음악을 부탁했다.
설마 했는데 갑작스런 그의 행동에 짐짓 놀랐다.
관중들의 박수와 함께 쑥쓰러워하는 yoon님을 설득해 몽금척님과 파트너가 되었고 나와 오마리가뜨님도 함께 했다.
프리살사여서 그랬을까? 너무도 신이 났다.
음악이 끝났고 공연장 주위를 둘러 선 사람들의 박수가 이어졌다.
아~~
천진난만한 그들의 얼굴에 너무도 행복했다.
모든 공연이 끝나고 '양산박'에서 마련한 뒷풀이가 이어졌다.
자체 개발한 박으로 만든 수제비 맛이 그야말로 일품이었다.
식사를 끝내고 공연을 이끌어 낸 여러 관계자들과의 소담에서 그들의 울산문화 사랑에 또 한번 감동했다.
다음 공연에 대한 얘기를 끝으로 7월 24일의 밤은 내 또 하나의 추억의 앨범을 장식했다.
다음엔 우리 사보르 식구들도 모두 함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첫댓글 조용하더구만 이런 공연이 있었군^^ 공연 잘 마무리 했다니 다행이당~ 언제나 열심히 하는구만 판자는...*^^*
그러게...한다는 말도없이...^^;; 잘끝냈구만. 더운데 수고혔어~
에궁....고생이 많았네여....판자언니....연락을 못해서 죄송해여..^^;;
아름다운 사람 판~도~라^^
담번엔 많은 분들이 함께 했으면 좋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