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발_최종천(1954 ~ )
목발에 의지해 걸으며
아는 어린이에게 인사를 했더니
더럭 겁을 먹고 운다.
반기는 놈은 따로 있다.
이웃집 그 옆집에 사는 똥개다.
저만치서 안됐다는 듯이 위아래를 흩어 보고 있다.
걷는 게 어쩜 자기하고 그리 닮았느냐고
그도 교통사고로 다쳤을
다리 하나를 생략해 버리고
나머지 세 개의 다리로
걸음에 춤을 섞어가며 걷고 있었다.
가다가는 잘못 봤나 싶은지
나를 슬쩍 확인해본다.
나는 개가 되어 네 다리로 걷고 있다.
폐기물 굴러다니는 골목을
목발 짚고 간간이 생략의 묘를 살려 걷는다.
퇴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 문명의 폐륜(廢倫*)으로부터
진보의 환상으로부터 물신주의로부터
도망가면서 나는 짖는다.
나의 욕망은 진화중이다.
나는 퇴화중이다.
[2007년 발표 시집 「나의 밥그릇이 빛난다」에 수록]
*廢倫(폐륜): 시집가거나 장가드는 일을 하지 않거나 못함.
悖倫(패륜): 인간으로서 마땅히 하여야 할 도리에 어그러짐.
F. 쇼팽(1810-1849)이 37세 때 작곡한 왈츠 제6번(강아지 왈츠)이며,
중국 피아니스트 랑랑(1982 ~ ) 피아노 연주입니다.
https://youtu.be/hKILwVH_MdM?si=bs-XVbXP49GeGASn
F. 쇼팽이 37세 때 작곡한 왈츠 제7번이며,
라파우 블레하치(1985 ~ ) 피아노 연주입니다.
https://youtu.be/WRMI5VsbI64?si=WHB2U4ZzU-x4v3Bd
첫댓글 ㅎㅎ
최종천님의 멋진 시와
'강아지 왈츠'
잘 감상했습니다
'나의 밥그릇이 빛난다'
책 제목이 특히 멋지네요
쇼팽의 강아지 왈츠는
옛날에 강쥐 키울 때
자주 들려주던 음악이에요 ㅎㅎ
강아지가 왈츠를 앙증맞게 추는군요.
최근에 최종천 시인을 알았는데요,
중학교 졸업한 노동자(용접공) 시인이고
엄청한 독서량을 그의 詩에서 볼 수 있습니다.
평안한 하루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