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악몽.] 오늘은 4월 14일

[악몽.]

악몽.의 3번째 단편

정 안나 · 가 하은 · 고 준구

오늘은 4월 14일

그래. 그 날은 4월. 이 완전한 봄날 중

꽃샘 추위로 우리 지역엔 황사 주의보까지 내려졌었던 저주스런 13일의 금요일.

어찌나 내 머리속에 강하게 박혀있는지 아직도 그 날의 기억이 생생 할 뿐이다

"하은이가 전해달래"

"가 하은보고 직접 와서 전하라고 해"

그날도 나와 하은이의 유치한 싸움으로 친구들이 중간에서 애간장 태우고있던 점심시간.

"야~ 정 안나. 이번엔 그냥 좀 넘겨라! 맨날 이게 뭐냐?"

"뭐? 맨날?"

한달에 한번은 기본으로. 자세히 말하자면 이주일에 한번씩은 꼭 얕은 말싸움이라도 붇는 하은이와 내가

어찌 7년동안 우정을 나누고있는지는 하은이와 나. 서로 의문일 뿐이지만

늘 그럿듯 4월의 13일의 금요일에도 하은이와 나의 싸움은 좀처럼 누구 하나 먼저 사과 할 기색이 없던 날 이었다.

"아니. 이주일에 한번씩…. 진짜 좀 풀어. 응? 옆에서 이도 저도 못하는 나랑 혜민이는 뒷전이냐?"

"됫어. 짜증나. 하여간 가 하은. 진짜 마음에 안들어. 솔직히 말해서 이번에도 걔가 잘못한거잖아!

그러니까 누가 준구랑 시내에 있으래? 둘이 같이 있지만 않았어도 내가 의심을 했겠어??

까놓고 말해서. 걘 늘 나랑 준구가 싸웠을때도 언제 한번 내 편을 들어준 적이 없었어. 그건 너도 알잖아 안그래?"

한참 불이 올라 하은이의 안좋은점만 눈에 보일 때였다.

바로 엊그제. 원래 잡혀있던 나와의 데이트를 취소하고 급한 약속이 있다며 내게 연락했던 준구가

그날 그렇게 시내에서 하은이와 웃고 떠들고 있을줄이야, 누가 상상이나 했으랴?

정말 7년 지기 친구라는 년이랑 드라마에서나 나올법 한 남자문제로 이러쿵 저러쿵 싸워대는거 싫어했지만

과연 현실도 그러하던가? 아니. 아니다.

현실은 냉혹하다는 말이 새삼 떠올려진다. 하나뿐인 남자친구가 데이트를 취소해가며 자기 친구랑 히히덕 거리고 있는데

어느 여자가 그 꼴을 그냥 보고 넘기겠냐는 말이다. 내 말은!

"그래도!"

"그래도는 무슨 그래도야? 넌 그런 가 하은을 보고도 아직도 가 하은 편에서 말 할 생각이 드냐?

너도 참 어이없다. 이것 저것들이 쌍으로 가 하은, 가 하은. 그럴빠엔 그냥 가 하은한테 가서 빌 붇어있지 왜 내 옆에 있냐?"

"…너 무슨 말을 그렇게 해"

"왜? 내가 정곡을 찔렀냐? 아님. 지금 혜민이가 가 하은한테 있으니까 넌 어쩔 수 없이 내 옆에 붇어있는거야??"

나의 말에 점점 표정이 굳어가는 주라.

솔직히 방금 그 말들은 내가 심하긴 했지만, 내 앞에서 자꾸 가 하은만 감싸는 이 놈은 뭐란 말 인가?

안그래도 요즘 준구가 연락이 뜸해졌드만…

"하… 내가 한창 불올라 있는 널 달랜들 무슨 소용이겠냐만은. 이번엔 하은이도 잘못 인정하고있어.

넌 그냥 용서만 해 주면 돼. 아니. 이건 누구의 잘못도 아니야. 궂이 집어 말하자면 오해 한, 네 잘못이지 하은이 잘못은 없어"

"뭐?"

"아니다.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냐? 됬어. 너 나중에 후회나 하지말고 이거나 읽어. 버리기만 해봐. 이걸 콱- 죽여버려"

슬슬 이마에 빠직 마크가 그려지며 내게 말을 해오는 주라.

내가 뭘 잘못 오해한거라는건지 도통 알 수 없는 말을 해대는 주라는

하은이가 내게 좀 전에 전해주라던 쪽지를 손에 쥐어주곤 교실로 돌아갔다.

싫다 이런 편지식으로 사과ㅎ…

"뭐, 뭐야 이건?"

엽서 뒤에는 당연히 '안나야 미안해' 라는 문구가 적혀있을줄만 알았더니 왠 걸?

"토요일 밤 8시. 나란공원. 코끼리 미끄럼틀 앞?"

엽서에 씌여진 내용은 이 문장이 끝이였다.

나는 설마. 그래도 미안하다는 말이 잇겠지 싶어 엽서를 이리저리 뒤진 후.

난 깨달았다

이것은 정녕 가 하은이 한판 뜨자고 보낸 쪽지일 것 이라는 것을.

"잘가!"

오늘은 내일이 놀토이기도 하고, 야자도 안하는 날이라

우리 CA에선 단합을 가기로 했지만, 오늘 7시에 부모님 두분이 어제 있었던 결혼 기념일 기념으로

제주도로 떠나시기 때문에 나 혼자라도 집을 지키는 목적으로 나는 1박 2일이라는 단합에 가지 못했다.

"응! 월요일날 보자~"

CA인원 중에서도 단합에 못가는 사람이 나 말고도 한명이 더 있다던데

그 아이와 내가 선배들과 동급생이 모두 단합을 간 지금. 뒷정리를 하고 나오는 중 이였다.

대충 인사정도만 하고 지내는 사이기 때문에 다음주에 보자는 말과 함께

우리는 그렇게 헤어졌고, 난 집으로 돌아왔다

도착하고 시계를 보니 8시 40분.

어쩐지 집이 깜깜하다 했더니…. 결국 오늘은 뒷정리 때문에 엄마, 아빠 얼굴도 못봤네…

"연락 한통이 없어."

식탁에 차려진 밥을 먹고 그대로 리모콘을 집어들어 TV를 켰다.

케이블 채널에서 요 몇일전에 종방했다는 꽃남이 나오고 있었다

시간 날때마다 돌려봤기 때문에 다 아는 스토리였지만 딱히 볼게 없어 시간 때우기 겸으로 켜놓고 있었다.

벌써 이틀째.

엊그제 급한 약속으로 데이트른 미루자던 문자를 마지막으로 준구에게는 이틀째 연락이 없다.

그때 하은이와 같이 날 봤음에도 불구하고… 나쁜자식.

"짜증나!"

밀려오는 짜증에 늘 먹던 허쉬가 먹고싶어

엄마가 또 냉동실에 꽁꽁 얼려 놓았을 허쉬를 찾으려 문을 열었다.

15분째. 이거 완전 냉동실 정리를 하게생겼다. 허쉬는 개뿐 초콜릿의 흔적이 사라졌다. 젠장

그렇게 나는 얇디 얇은 점퍼 하나를 걸처들고 현관 문을 열어 제꼈다.

"안나야"

그리고 보이는 준구.

"왠일이야"

연락 한통 없이 무슨 이유로 날 찾아온건지 모르겠지만

오랜만에 보는 준구에 얼굴에 내 얼굴에 희미한 미소가 그려졌다.

그런 내 미소를 본건지 만건지

준구는 무표정으로 내게 말해왔다.

"내일 8시 까지 나란공원으로 나와. 할 말이 있어"

"가 하은도"

문득. 불안한 마음이 스쳤다.

설마, 설마 싶었다.

8시. 나란공원. 아까 하은이가 내게 보냈던 엽서에도 분명 8시, 나란공원이라 적혀있었으니까.

"가 하은도 나보고 8시에 나란공원에서 보쟤"

"근데"

나의 말에 처음으로 들어보는 준구의 딱딱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거 뭐야. 나 점점 무서워지잖아

"설마, 너 하은이랑 나한테 할 말이 있는거야?"

"어. 그러니까 나와. 안나와봤자 손해보는것도 상처받는것도 다, 너야"

불안하게… 왜이래.

나는 떨려오는 목소리를 낮추고 또박 또박 말해갔다.

따뜻한 목소리? 그날 시내에서 하은이와 웃고있는 널 보았을때

오늘 너의 따뜻한 말 같은건 바라지도 않았다.

여자의 직감. 그게 참 무서운건데 말이야

나도 어느정도 느끼고 있다고. 내일 너와 하은이라 나란공원에서 내가 무슨 말을 할지.

"너와 내 친구는 연락도 없고 날 피하는 것 같아 그제서야 난 느낀거야 모든것이 잘못되 있는걸 너와 내 친구는 어느새 다정한 연인이 돼 있었지♬"

오늘따라 왜이렇게 이 노래가 가슴에 와 닿는지

허쉬를 5개 사러 들고나온 만원짜리는

허쉬는 고사하고 노래방 비로 모두 나가고 없을때였다.

나는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을 연속으로 틀어놓곤

한, 한 두곡 불렀을까? 난 그 노래방 룸에 주저앉아 울었던것 같다.

[잊지 마. 8시 나란공원이야 - 달링]

다음 날.

하루를 미친년 마냥 공포영화 장화홍련을 한개 틀어놓고 뒹굴다 시계를 보니 벌써 오후 6시.(하루종일 한 것도 없었는데…)

그리고 띵동- 하고 도착한 준구의 문자 메시지.

이런 문자 하나까지도 얼마나 기쁜지

이미. 아니 어쩌면 준구가 이별을 고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오고 가는 이 상황에도

나는 머리를 말고 화장을 한다.

"울지마. 울지말자"

정성스럽게 머리를 말고 옷을 갈아입고 시계를 보니 어느새 약속시간 30분 전.

어쩌면 오늘 나는 사랑을 잃고 우정도 잃을지도 모르겠지만

난 지금 스스로에게 주문을 거는 중이다.

준구가 어떠한 말을해도 울지 않을 강 심장을 만들어 줄 주문을….

"뭐… 뭐야. 왜 아무도 없어"

내가 나란공원에 도착했을때는 정확히 8시.

그러나 공원에는 그 누구도 없었다.

아니. 이 공원에는 가로등이 없어서 사람의 형태가 보이지 않는것 뿐인가?

"가 하은! 준구야?"

아무리 허공에 대고 하은이와 준구의 이름을 외쳐대 봤자 묵묵부답.

대답이 들려올 리 없었다.

아무도 없는 듯 하니까

"아 뭐야… 나 낚인건가"

과연, 정말로 내가 낚인것이였을까?

라는 별별 생각이 들었고. 10분 뒤, 20분 뒤.

기다려도 나타 날 생각을 하지 않는 하은이와 준구의 행방에 발걸음을 돌렸을 때였다.

"니다♬"

"……?"

"하 합니다♪"

저 맞은편에서 희미한 노랫소리와 희미하게 비춰지는 불빛이 눈에 들어왔다.

"랑 하는 정 안나"

"?"

"생일 축하 합니다!♬"

그리고 난 깨달았다.

준구를 비롯한 하은이와 혜민이. 주라의 연기에 내가 낚인거라는걸.

알고보니 오늘은 4월 14일. 그래 내 생일이였던 것 이다.

늘 내 생일때마다 깜짝 파티를 해 주던 하은이였지만 이런식의 깜짝파티라면 난 두번은 사양하겠어…

요즘들어 연락이 뜸했던 준구 때문에 온 신경이 그쪽으로 쏠려서 내 생일도 자각 못했던것 같다.

그런 내게 준구는 "이 바보"라며 머리를 헝클어 놓았고, 나는 해 맑은 미소로 대답했다.

아니. 해맑다기 보단, 그렁 그렁 닭똥처럼 떨어질듯 한 눈물을 머금고 쳐다보았다.

"나쁜 가 하은."

그리고 이건 뒤 늦게 안 사실이지만

하은이는 이번에도 내 깜짝 파티를 위해, 일부러 준구에게 내게 그렇게 문자를 보내길 권유하고 자신과 함께 시내에 나가 놀면

혜민이가 날 데리고 시내에 놀러나오다 자신과 준구가 같이 있는것을 보고 놀래켜 주려고 했던것 이라 했다.

못된 것들. 가 하은. 정녕 네 속셈이 그러했다면 넌 연기자로서 성공했다.

그리고 그제서야 모든것이 이해가 되었다.

하나같이 하은이에게 열불을 내던 날 말리던 혜민이와 주라.

그리고 오해한 내 잘못이란 알쏭한 주라의 말 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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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늦게 찾아뵈네요ㅠㅠ안뇨하새요 악몽.이예요!

넘 오랜만이라 절 잊으셨을듯.. 헉...?;

더 좋은 소설로 찾아뵈야 하는건데.. 이번 소설은 촘 우정모드?........헤헤

앞으로 단편을 함께 맞아주실분은 댓글에 '◈'표시를 살포시 넣어주세요~ 

[눈물방구뽕뽕]

악몽님~~ ㅋㅋㅋ 쪽지보고 보러왔답니닷!!!!!!!!!!!!!!!!!!!!!!!!!!!!!!!!!!!!!!!!!!!!!!!!!!!!!!!!!!!!!!!!!!!!!!!!!!!! 역시 이번것도재밌어요잉>_ 빨리다른단편들도보고싶어요. 제가처음으로댓글다니까 칭찬해주세요빨리!

[악몽.]

-댓글감사드립니다- 우와오우웅 눈물늼ㅠ0ㅠ정말 너무 감사드리죠!!11 눈물님도 단편 대박나실거에요! 물론 제껏보다 재밌겠죠~? 기대할게요!

[악몽.]

-댓글감사드립니다- ㅎㅔ헤~ 오랜만에 찾아뵙네요ㅠㅠ! 이런식의 반전은 재밌져?(아닌감..)

[악몽.]

-댓글감사드립니다- 아웅 카와야ㅠㅠ고마와 나도 곧네껄 보러 가야하는데.. 아 내 장편은 어쩌즤..

[악몽.]

마정......아 시험 미틸꺼같아

[사탕☆]

◈악몽.님 쪽지보고 왔어요~~역시 악몽님이네요~!재밌었어요~우정모드..ㅋㅋ좋아요~종종 우정모드 써주세요

[악몽.]

-댓글감사드립니다- 사탕님~ 이번에도 너무 감사드려요ㅠㅠ아아 절잊지 않아주시다니! 영광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