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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립 pc 견적 내기.
누구나 자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을 겁니다. 어떤 분은 딴 건 몰라도 모니터가 대빵 커야 된다 하시는 분도 있을 것이고, 부팅 시간 단축에 올인 하는 분도 있을 것이고, 게이밍 성능에 초점을 맞추는 분도 있을 겁니다. 이런걸 명확하게 알고 있으면 견적 짜기가 수월해 집니다.
저도 제 pc 견적을 직접 짜기 시작한지 어언 10년이 지났고, 이쯤 되니깐 제 성향이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이건 또 지식이랑은 별 상관이 없습니다. pc 하드웨어에 대해서 바싹하게 잘 알고 있으면 최적의 물건을 잘 고를수 있겠지만 그것과는 또 다른 그야말로 "취향"에 대한 이야기에 가깝습니다.
미리 말씀드리고 싶은건, 비스게에도 견적 자주 내주시는 분들이 계신데 그런 분들 처럼 하드웨어 동향, 스펙이나 점수놀이 이런걸 잘 알진 못해요. 그냥 평상시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가, 내가 필요해지면 내 필요에 따라 그때그때 대충 알아보고 사는 편이니, 그냥 이렇게 pc를 조립하는 놈도 있구나.. 정도로 읽어주시는게 좋습니다.
* cpu
고르는데 한 10초 걸립니다. 왜냐하면, 린필드 즈음 부턴가? 고민할 이유가 거의 사라져버렸어요. 한때는 amd가 맹공을 퍼붓기도 했었고, 저도 실제로 amd cpu를 써본적도 꽤 있지만, 그냥 닥치고 인텔이거든요.
세부항목으로 들어가면 i7은 고성능, i5 적당, i3 가격대비성능, 좀 더 간단히 알아듣기 쉽게 얘기하면 i7 비싼거, i5 중간, i3 싼거 정도로 이해해도 무방합니다. 거기에 하나 더 보태면 k가 붙으면 오버클러킹 되는거.
그럼 끝이예요. 저 같은 경우엔 적당한거에 오버클러킹 안하니깐 i5에 k없는거 사면 됩니다. 다나와에서 줄세워보니깐 i5 6600 이네요. 결정 끝.
* 메인보드
제가 보기에 pc 견적 처음 짜는 분들은 메인보드 고르기가 제일 힘들것 같아요. 종류도 많고, 뭘 봐야 할지도 모르겠거든요. 또 굳이 사람의 몸에 pc를 비유하자면 cpu는 머리, 파워는 심장, 머리-심장-수족 등을 모두 연결해주는게 메인보드이니깐 굉장히 중요한 부품이기도 하고요. 근데 이것도 단순화 시키면 생각보단 어렵지 않습니다.
이미 cpu가 결정되어있으니 인텔 cpu 스카이레이크 i5-6600을 지원하는 메인보드 칩셋에는 z170, h170, b170 이렇게 3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이것도 예전부터 그래왔던거라서 그다지 힘들게 없습니다. z170은 비싸고 좋은거, h170 적당한거, b170은 싼거.. 정도로 이해해도 일반적인 사용에선 무방합니다.
정확한 차이점은 http://gigglehd.com/zbxe/13287348 여기 확인해보시고요. 사실 일반 사용자 입장에선 유심히 봐봤자 주목해야할 차이점은 오버클러킹이 되느냐 마느냐, 멀티 vga 사용 두가지 정도 밖에 없습니다.
전 오버도 안하고 멀티 vga도 안쓰고 싼것도 잘 안쓰니깐 h170.
여기까지 고르면 메인보드 고르는건 절반은 한겁니다. 다나와 기준으로 그냥 메인보드를 봤을때 700여개의 물품이 검색이 되는데, h170 필터 하나만 눌러주면 45개로 줄어듭니다. 그나마도 유통사 다른거 제외하고 보면 30개나 될까 모르겠네요. 게다가 저는 mini 같은 메인보드를 확장성, 발열문제 등으로 꺼리기 때문에 일반-atx사이즈로 한번더 필터링 해주면 10개 정도의 제품중에 고르면 됩니다.
여기서부턴 사실 좀 노가다 입니다. 모양새라던지 각 제조사(msi, asus, asrock 등) 마다 내세우는 기술이라던지, 내게 필요한 단자라던지, 오디오-랜카드 칩셋 이런걸 실제로 봐가면서 비교를 하는 방법 밖엔 없죠. 예전엔 이 과정에서 시간을 진짜 많이 잡아먹었는데, 이놈 저놈 써보니 그놈이 그놈 같고, 다들 지들 기술이 짱이라는데 그닥 차이도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전 이번엔 제일 멋있게 생긴 놈으로 골랐습니다.
무슨 등신 같은 소리냐고, 인간의 몸통이래 놓곤, 엄청 중요한거라 해놓곤 그걸 아무렇게나 고르냐고 하면 할말은 없는데. 제가 사용하는 정도 -대부분의 일반 pc 사용자들의 사용정도- 라면 그렇게 골라도 무방하다고 장담할수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메인보드 선택을 하기 위해서 제가 한건, h170, 일반-atx 필터링 한 다음 하나하나 클릭해서, 제일 멋있게 생긴 놈으로 골랐습니다.
* 램..은 따로 쓸거 없고 그냥 삼성꺼 샀습니다.
* vga
이것도 좀 힘든게, 게이밍 성능에 아주 큰 영향을 끼치는 물건이고, 칩셋을 정하고 들어가더라도 제조사마다 오버클러킹, 쿨러 등의 스펙이 확 달라지기도 하고, 그 스펙에 따라 실제 성능 차이가 제법 큰편이기 때문에 고르기가 좀 어려운 물건입니다.
http://playwares.com/index.php?_filter=search&mid=pcreview&category=26814761&search_keyword=960&search_target=title&document_srl=45750677
그래서 그냥 이거 보고 골랐습니다. 모든 제조사 물건이 다 있는 것도 아니고, 원래는 참조만 해야 되는 비교리뷰긴 한데, 귀찮았어요... 사실 정말 솔직하게 이야기 하자면 다 읽어보기도 귀찮아서 마지막 비교표 보고 소음-전력소모 제일 좋은놈으로 골랐어요.
다 그 따위로 고를꺼면 pc 조립 글을 왜 쓰냐.
라는 말이 나올때 쯤에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가 나옵니다.
* 케이스
아주 예전에, 제가 처음으로 구매했던 좋은, 혹은 비싼 케이스가 쿨러마스터의 cm690 이였습니다.
http://apac.coolermaster.com/kr/case/mid-tower/cm693/
현재까지도 씨리즈를 이어서 판매되고 있더라고요. 물론 제가 샀던건 현재 판매되는 cm690 3 같은게 아니고 초창기 모델이였습니다.
근데 당시에도 pc조립 경력은 꽤 된편이였음에도 불구하고, 좀 신세계 였어요. 당시까지 써왔던 3~4만원대 저가형 케이스랑은 말 그대로 차원이 다른 물건이더라고요. 일단 제일 먼저 느껴지는 차이가, 무게가 싸구려 케이스의 몇배는 무겁습니다. pc케이스의 강판이라는건 얇디 얇은, 발로 톡 차면 움푹 들어가는, 그저 pc를 감싸는 역할 밖에 못하던 강판만을 봐왔었는데 cm690 강판은 그야말로 철옹성 같은 느낌입니다.
그리고 현재는 워낙 대중화가 되어있어서 저가형 케이스에도 대부분 들어있는 걸로 알고 있고, ssd의 대중화로 차이나 의미가 많이 줄어든 부분이기도 합니다만, 드라이브 베이가 기가 막히게 좋더라고요. 당시 저가형 케이스는 보통 케이스 hdd나 odd가 직접 연결 되는 식이 많았었는데, cm690에는 드라이브 베이 라는 물건 자체가 따로 있고, 그 드라이브 베이에는 고무바킹 처리가 되어있어서 hdd 소음을 굉장히 억제해 줬었습니다.
뭐 그리고 하나하나 이야기 하기는 힘들지만, 실제로 조립을 해보고, 사용을 해보니, 절대 돈 아깝다는 생각이 안들더라고요. 완성도, 유저를 배려한 부분, 조립편의성, 선정리의 깔끔함 등등 쓰면 쓸수록, 만지면 만질수록 좋은 물건이라는 생각이 팍팍 듭니다.
제가 당시에 15만원 가량? 정확하게는 기억이 안나지만 작지 않은 돈을 주고 샀을겁니다. 그런데 그 이후에 메인보드-cpu 등을 바꾼게 2번 더 있는 동안에도 케이스는 그대로 유지를 해서, 6년? 정도 사용을 한것 같습니다. 그리고 현재까지도 살때와 똑같은 상태로 -버튼 하나 고장난적 없이- 그대로 잘 돌아가고 있고, 계속 쓸려고 마음먹으면 10년은 더 써도 아무 문제 없을거 같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쿨러마스터가 짱이니 쿨러마스터 사세요, cm690 짱 좋아요, 이런 얘기가 아닙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pc견적을 짜면서 등한시 하는 물건 중에 하나가 케이스인데, 의외로 케이스가 돈을 투자할 가치가 가장 높은 물건 중에 하나라는 겁니다.
시기가 지나면 훨씬 더 좋은 물건이 나오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교체가 될수 밖에 없는 cpu-메인보드-vga에 비해 케이스는 특별한 이슈가 없다면 10년도 넉넉히 쓸수 있는 물건이기 때문에 좋은 케이스 하나 사놓는게 가성비가 절대 나쁜 선택이 아닙니다. 또, 오래 쓸수 있다는 점을 제외하더라도 그 돈만큼의 값어치는 충분히 하는 물건이기도 하고요. 정말로 비싼 케이스는 저가형 케이스랑은 아예 급이 다릅니다.
글의 서두에서 언급했던 제 취향이라는게 이건데, 제가 pc를 조립할때 가장 시간 투자를 많이 하고 신중히 고르는 물건 중에 하나가 케이스 입니다. 정말로, 좋은 케이스는 그만큼의 값어치를 합니다.
* 파워
한때 뻥파워 이슈 때문에 중요성이 많이 부각된 편이죠. 길게는 안적겠습니다. 케이스랑 거의 같아요.
대충 아무거나 사서 쓰다가, 고급형 파워를 한번 사서 써보니깐 다시는 저가형 쓰고 싶지가 않더라고요. 케이스랑 같이 사서, 똑같이 6년 가량을 버텼습니다. 위에도 언급했듯, cpu-메인보드 등이 2번 물갈이 되는 동안에도 꿋꿋이 제 몫을 다 해주더라고요. 모듈러 형 제품을 사면 선정리도 확실히 편해지고요. 현재도 아무렇지도 않게 쌩쌩 잘 돌아갑니다. 언제 뻗을지 궁금해서 케이스와 함께 제 사무실로 보내놨습니다. 먼지, 발열 처리, 사용시간 등이 매우 열악한 사무실에도 얼마나 버텨줄지 저도 궁금합니다.
이번에 파워 고르는데는 playwares 리뷰를 참고 많이 했습니다.
* 키보드-마우스
제가 이상하리만큼 욕심 내는 물건 중에 하나가 키보드, 마우스 입니다.
기계식 키보드도 가지고 있고, 로지텍 디노보를 꼭 써보고 싶어서 해외직구를 하기도 했었고, 레이저 데쓰에더 고질병인 더블클릭을 두번이나 겪으면서도 계속 데쓰에더를 사지르기도 했었고, 정말 이놈 저놈 많이도 써봤고 이리저리 돈도 많이 썼는데.
요샌 그냥 키보드고 마우스고 간에 무선이 짱인거 같더라고요. 딴 회사 제품들은 안써봐서 잘 모르겠지만 ms-로지텍 제품 중에 제가 사서 쓰면서 문제가 있었던 물건은 없었습니다. 다만 마우스는 일반적인 사용에는 무선으로 충분한데 게임 하는데는 아무래도 유선이 낫더라고요. 게임 때문에 집에서만 유선 마우스 쓰지, 그 외에 사무실이건 어디건 간에 전 무선 키보드-마우스로 통일 했습니다.
굳이 써봤던 물건중에 추천을 하라면 유선마우스는 제가 써본것 중에는 데쓰에더가 제일 좋았습니다. 지금도 더블클릭 문제만 해결 된다면 다시 사서 쓸 용의도 있습니다만, 싼 물건도 아닌데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녀석이라서 더는 안 씁니다. 무선마우스-키보드는 ms-로지텍껀 뭘 사도 기본은 하니깐 두 회사 물건이라면 디자인 보고 골라도 크게 무리는 없을겁니다.
워낙에 기존에 쓰던 물건들이 많아서 이번에는 따로 사진 않았습니다. 당장 달려있는 물건 제외하고도 3~4개는 창고에 처박혀 있는 걸요. 기계식 키보드가 창고에 처박혀 있는 마당에 뭘 더사는건 좀 그렇죠.
* 그래서 이번의 견적.
잘못된게 하나 있는데, odd는 주문 안했습니다. 케이스가 odd를 아예 달수 없는 물건이거든요.
- 사실 그냥 자려다가 아래 pc견적글에 너무나 공감가는 댓글이 있어서 글을 썼습니다.
jaejae 16.03.14. 18:47
이 댓글인데(근데 이렇게 막 특정회원의 발언을 퍼와도 되는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나쁜 의도는 아니니 양해를 부탁드릴께요), 결국은 내가 만지는 키보드-마우스-케이스 등이 좋아야 만족도가 높다는 이 말씀이 확 와닿더라고요.
맞는거 같아요. 직접적으로 내가 만지고, 내 눈에 보이는 물건에 투자를 한다는게 어떻게보면 당연한 일인데, pc 같은 경우에는 성능에 올인 하는 경우가 많은게 사실이였죠. 그런데 약간 뒤틀어서 생각하면, 점수놀이 숫자놀이에 집착을 조금 버리고 보기에 만지기에 즐거운 물건으로 만드는게, 취향에 따라선 더 좋은 선택이 될수 있을겁니다.
예전 같으면 저도 vga를 한등급 올렸으면 올렸지 케이스에 20만원 안썼습니다. 근데 실제로 저렇게 조립을 해놓고보니 nzxt 케이스가 성능은 잘 모르겠는데 좀 예술적으로 예쁩니다. 그래서 제겐 vga 한등급 높은거 산거 보다 만족도가 더 높은것 같아요. 그런 느낌을 받고 있는 중에, 저 댓글을 보곤 필 받아서 이 새벽에 열심히 키보드를 두드렸습니다.
첫댓글 개념글 보고 갑니다!
역시 theo님 글은 무슨 내용이든 쉽게 술술 잘 읽히네요. 다음에 컴 견적 낼 때는 작성해 주신 글 참고해서 진행해 볼께요 ㅎ
오... 나중에 개인컴퓨터 맞추게
되면 케이스 좋은 걸로 고려해보겠습니다. 최근에 누나꺼 맞춰줬는데... 케이스랑 파워를 신경 못 썼네요
os는 윈10이 싸서 윈10 깔았습니다
막골랐는데 보드가 아이보라ㅋㅋ 탁월하십니다... 요즘은 특별히 원하는 스팩아닌이상 스팩조금 좋은거 찾다보면 다 아이보라 제품이라 좋은 보드 찾으시면 아이보라꺼 쓰는게 속편한거 같아요... / 저는 아무래도 시대가 시대인만큼 4K 영상쪽을 신경써야한다고 보는데 아직은 체감이 덜 되는거 같아요 960이상 모델만 지원하고있고 암드는 차기 모델이 나와야 하고요 amd zen이 빨리 풀리고 실험이 되야할꺼 같은데 넘늦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
예전에 대학교에서 컴관리를 해본적이있는데 워크스테이션 대기업 보스트로 제품들은 확실히 케이스가 남다르고 매력있더라고요ㅎ 리퍼제품 구입해서 써볼까 생각도 했었는데 호환성 문제가 있어서 그만뒀지만 케이스 좋은거는 정말 경험해보면 후회는 안하는거 같습니다ㅎ
아이보라는 단순 수입유통사에요. 제조사는 ASUS네요.
@▶◀하라쇼 냅 포지셔닝이 저가형보다 프리미엄 모델을 많이 내놓아서 가격이 좀 있는 편이더라구요...
요새 pc교체할까 고민중이었는데 theo님께서 이런 글까지 써주시는거 보니 바꿔야만 하는 운명의 데스티니를 느낍니다. 조립pc견적씨 참조할 점들.
파워는 최소 100W당 1만원 이상. 이 정도만해도 파워에서 문제될 일은 적고...
한번 살 때 좋은거로 사야할 물건으로는 스피커도 있어요. 이건 진짜 고장도 잘 안나고, 세월이 가도 오래오래 쓸 수 있는물건이죠.
잉 제 댓글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