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2일 1325쪽에 이르는 '대장동 정영학 녹취록'이 '뉴스타파 DATA 포털'에 공개됐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이 녹취록 가운데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만한 내용을 연속보도합니다. <편집자말>
<뉴스타파>가 12일 공개한 '대장동 정영학 녹취록'에는 대장동 개발업자 김만배의 의미심장한 발언이 여러차례 등장한다.
[2020년 3월 13일 오후 6시 30분 ∼ 오후 9시 분당 ○○○] 김만배 "옛날에 이재명 시장이 MDM하고 이거를 남 변호사(남욱)나 시행업자들 걸 뺏어서 MDM하고 호반하고 공동 컨소시엄, 본인 있으니까 해라, 이렇게 된 거야. 그래서 이게 시작이 된 거야. 그런데 이거를 우리가 뺏어갈지(빼앗아갈지) 이재명이도 몰랐고, 호반에 김상열(전 호반건설 회장)이도 몰랐고, MDM도 몰랐어. 응? '우리 것을 뺏어야지'라고 그랬는데, 뺏긴 거야."
'이거'는 대장동 사업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현 더불어민주당 대표)이 애초에는 부동산개발그룹 MDM과 호반건설을 사업에 참여시키려고 했는데, 이와 같은 구상이 대장동 일당에 의해 바뀌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맥락대로라면 이 대표가 대장동 일당에게 속았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는 말이다.
그런데 녹취록은 '우리'를 김만배+유동규로 지목하고 있다. 녹취록대로라면, 유동규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까지 이재명 대표를 속였다는 말이 된다. 김만배의 이 발언은 과연 사실에 얼마나 부합할까.
녹취록 표현을 그대로 빌리면 '시장님이 남욱·정영학을 X라 싫어했던' 이유는 대장동 공영 개발이 무산됐던 과정을 돌아보면 짐작할 수 있다. 2009년 10월 20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국정감사 당시 신영수 한나라당 의원은 이지송 한국토지주택공사(현 LH공사) 사장을 상대로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신영수 "대장동 도시개발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어제 공람이 끝나고 토지공사에서는 이것을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하기 위해서 제안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전부터 대장동 주민들은 민간에서 추진하자고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대통령께서 말씀하셨고 사장님께서 취임하시면서 '민간하고 경쟁하자는 사업은 안 하겠다' 말씀하셨습니다." (당시 국회 속기록 중)
대장동 공영개발을 문제삼는 이 같은 발언이 나오고 얼마 후였다. 신 의원 동생이자 특별보좌관이었던 신아무개씨에게 LH공사 사업 철회에 힘써달라며 지역 부동산 개발업체 '씨세븐' 이강길 당시 대표가 1억5000만 원을 전달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이강길 대표의 자문역으로 함께 일했던 변호사가 바로 남욱이었다. 2010년 6월 28일 LH공사는 결국 공영개발을 포기하는데, 다음해 8월 남욱은 씨세븐 대표로 취임한다. 대장동 민간 개발업자로서 그의 이력을 확인할 수 있는 지점이다.
정영학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비슷한 시기 그는 2009년 12월 1일 설립된 판교AMC(옛 대장AMC)에 몸을 담고 있었다. 이 회사는 대장동 민간개발을 추진하던 '판교프로젝트금융투자'의 자산관리사였는데, 이 회사에 남욱 또한 이강길 전 대표와 함께 이사로 그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남욱과 정영학, 이들 두 사람이 얼마나 오랫동안 대장동 민간 개발에 공을 들였는지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녹취록에서 두 사람은 대장동을 자신들의 '사업지'로 표현하기도 한다.
[2014년 11월 5일 오후 1시 15분] 남욱과 정영학 통화 "원래 우리 사업지 아니었나" 남욱 "(유동규가) 4천억짜리, 4천억짜리 도둑질하는데 완벽하게 하자. 야, 이거는 문제되면 게이트 수준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도배할 거다. 그렇죠, 형. 4천억짜리 도둑질인데, 표현이 어떨지 모르지만." 정영학 "아, 뭐, 그냥 뭐... 원래 우리 사업지였지 않습니까." 남욱 "아이, 그러니까요. 몇 년을 버텼는데." 정영학 "그럼요, 예." 당초 대장동 사업을 100% 공영개발 방식으로 추진하려고 했던 '(이재명) 시장님'과는 불편할 수밖에 없는 관계였던 셈이다.
첫댓글 이게 다 이렇게 공개돼있는데도 검찰새끼들이 이재명가지고 ㅈㄹ하는 거 진짜ㅅㅂ
생각하면 할수록 이 모든 상황이 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