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파괴공사 지역 몇몇군데에는 홍보관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곳은 남한강 강천댐 옆의 호화 홍보관과 이곳 함안댐 옆의 비교적 덜호화한 홍보관입니다. 둘 다 임시건물으로 완공되면 사라질 곳이죠. 이렇게 외진 곳에 찾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의문스럽긴 하지만 저는 들어가 봤습니다.
입구로 향하는 길에는 각종 거짓들을 늘어놓았습니다. '녹색성장', '생명살리기' 이런 단어를 남발하며 정반대로 강행하는 모습들을 설명한 것들이었죠. 그것들을 지나 건물에 들어가면 화장실이 있고 회의실 같은게 있습니다. 이곳 회의실에 좀 더 자세한 내용들을 볼 수 있습니다. 회의실 둘레에 4대강과 관련해 다양한 내용들을 전시해 두었습니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함안댐의 작동원리를 설명해놓은 모형입니다. 강천댐 홍보관에서는 보지 못했던 것이죠. (강천댐 홍보관에는 3D 상영관 까지 있긴 합니다.) 그래서 직원에게 설명을 부탁했습니다. 어떤 식으로 운영되는지 궁금했습니다.
작년에 환경운동가가 몸으로 직접 공사를 막아내던 함안댐입니다. 엄청난 속도로 공사한 탓에 불과 몇개월만에 상당히 높게 건설되었습니다. 또한 물이 내부로 침수된 경험도 있어서 가물막이는 더 높고 튼튼하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곳이 바로 홍보관입니다. '활짝 웃어라! 대한민국 강들아' 라는 문구를 홍보관 눈썹에 써 두었습니다. 역시나 그들의 자연인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강은 '웃어라', '울어라' 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님에도 아이 대하듯, '애완' 동물취급하듯 합니다. 우리나라 전반에 퍼져있는 몹쓸 자연관이기도 한데 이들은 절정을 달립니다.
1. 외형 : 거대한 모습에 혀를 내두르다.
함안댐 모형입니다. 더 정확하게는 가동부가 있는 댐의 모형이지요. 사람모형의 크기를 보면 아시겠지만 엄청난 크기입니다. 하단부에서 상단부까지의 높이는 무려 30m 입니다. 가동수문의 높이만 해도 9.58m 입니다.
(얼마전 보와 댐의 차이에 대한 글을 올렸었는데 그 글 댓글에 보와 댐의 차이를 모른다고 면박을 주는 사람이 있더군요. 서울대 김정욱 교수님이 오마이 뉴스에 게재한 글에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여기서 댐과 보에 대해서 한마디 해야겠다. 일전에 방송에서 '보'를 '댐'이라고 말했다가, 내 말이 방송에 나가지 못한 적도 있다. 한자로는 작은 저수지를 보(洑)라 하고 영어로는 댐(dam)이라고 하고 우리말로는 둑이라고 한다. 영어에서는 비버가 만든 작은 웅덩이도 다 댐이라고 한다.
국제대형댐위원회의 정의에 의하면, 수위 5m 이상 댐 중 저수량이 3백만 톤 이상인 것을 대형댐이라고 한다. 4대강 사업에서 만드는 16개 댐들 중 저류량이 가장 작은 금남댐이 380만 톤이고 가장 큰 함안댐은 1억2700만 톤에 이른다. 저수량으로는 다 대형댐 규모이나, 금남댐만 높이가 5m가 안 돼 대형댐 반열에 못 들었다." )
그렇습니다. 함안댐에는 관람객들을 위한 시설도 있습니다. 수문의 끝자락에서 강을 내려다 볼 수 있습니다. 댐 관람을 해본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이거 계속 구경할만한 것이 못됩니다. 아래의 검은 부분은 유리창입니다. 즉 실외관람대도 있으며 실내 관람대도 있습니다. 이 안으로 들어가볼 수 있다는 이야기지요.
30m나 되는 높이라서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이라면 접근조차 힘들겠네요.
차량을 위한 도로와 인도, 자전거 도로가 설치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실내로 들어갈 수 있는 계단도 마련돼 있습니다.
2. 수문의 동작
함안댐의 수문은 넙적한 판떼기 모양의 철문이 양쪽 거대한 기둥에 메달려 둥글게 동작합니다. 상하로 움직여 수문을 개방하는 것들과는 좀 차이를 보이네요. 이 수문은 동작범위 내에서는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다고 합니다. 수위를 조절할 수도 있고 완전개방하여 물이 잘 흘러갈 수 있도록 만들기도 한답니다.
수문은 총 세개가 있습니다. 높이 9.58m * 폭 40m 입니다. (라이징섹터 게이트라고 하네요.) 가동부분의 총 길이는 146m 이고 나머지 고정부분의 길이는 421.5m 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가동되는 부분은 전체 댐의 길이에 비해 적어보입니다.
다른 댐과의 차이점은,
보통의 댐의 경우 댐 위로 물이 넘치는 일은 없습니다. 여수로를 통해 댐 밖으로 물을 보냅니다.
댐 구조에 따라서 댐 상단에서 맑은 물을 흘려보낼 수도 있고,
아래쪽을 개방하여 오염된 흙과 물을 내보낼 수도 있습니다.
이 수문들은 수문이 닫혀있을 때 최고 7m 의 수심으로 유지가 되고 그 이상의 물이 찼을 때는 수문 위로 넘치게 되어있습니다. (보라고 우기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 때 수문을 돌려 수위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수문 완전개방 상태입니다. (수문이 상류쪽 하상과 좀더 수평이 되어야 합니다.) 홍수시 등 물을 흘려보내야 할 때 완전 개방을 한다고 합니다.
수문을 위로 들어올려 물을 흘려보냅니다. 3개의 문 중 하나만을 열고, 물이 통하는 부분을 좁게 만들면 물살이 강해져 하단부의 오염토가 쓸려내려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설명을 들어보면 그럴 듯 하지만 아래에서 그럴 수 없는 이유를 설명드리겠습니다.
막아놓은 상태입니다. 저 문이 수직으로 최대한 섰을 때 수심 7m 를 유지하게 된다고 합니다. 사진에서 보는 모양은 그보다 조금 낮은 수위를 만드는 것입니다. 물이 원하는 수위보다 많을 경우 수문 위로 넘치게 됩니다.
함안댐 모형 겉모습입니다.버튼을 눌러 여러가지 동작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3. 함안댐 완공 후의 모습. 과연 정부가 홍보하는대로 될까?
국토해양부 4대강 추진본부에 올라온 함안댐 완공후 이미지 사진입니다. 수문이 3개가 있고 그 양옆으로 고정댐이 있습니다. 정말 그림에는 '보'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만수위(수심 7m) 때 저수량은 무려 1억 2700만톤 이라고 합니다. 수도권 2000만 인구를 책임지고 있는 팔당댐의 저수량이 2억 2천만톤가량 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것이죠.
가동수문으로 수위조절을 한다고는 하지만 폭우에 갑자기 불어난 물에 어떻게 대응할지 걱정이 됩니다. 1억 2700만톤 + 상류의 다른 댐 + 갑자기 불어난 물 등이 순식간에 몰아닥칠테니까요. (이 이야기에 대해서는 다음에 자세히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평소에 완전히 비워두지 않는 이상 홍수조절은 절대로 할 수 없는 겁니다. (완전히 비워둘 거면 이걸 만들 필요도 없었겠죠. 게다가 홍수도 거의 안나는 지역이고요. 저는 이 아래쪽 주민입니다!!)
수문은 보시다시피 총 댐의 1/3밖에 안됩니다. 저 수문들을 하나씩 열어두어 강바닥에 쌓인 오염토를 쓸어내 보내겠다는 생각은 정말로 어처구니가 없는 것이지요. 수문앞의 일부만 쓸려내려갈 뿐 좌우 고정된 부분의 오염토나 강변에 쌓여갈 오염토는 안중에도 없습니다. 강변을 자꾸만 칼로 잘라내듯 절단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완만하게 해두었을 경우에는 오염물이 쌓이는게 그대로 다 보일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