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8대 대통령선거일인 19일 방송인 김미화 씨가 자신의 트위터에 투표 인증샷을 올렸다. 분홍색 토끼모양 모자를 쓰고 눈썹에는 검정 테이프를 붙인 채였다.
연예인들은 재치있는 멘션으로 투표를 독려했다. 가수 윤종신 씨는 "아침부터 행사 뛴다. 권리행사"라는 글과 함께 자신의 트위터에 투표 인증샷을 공개했다. 연예인 김제동 씨는 인증샷과 함께 "내 나라의 대통령을 내가 뽑는 일. 상상 이상으로 짜릿하고 즐겁습니다. 안 해본 사람들은 몰라요"라고 했다.
ⓒ김미화 트위터
가수 이효리 씨 또한 자신의 트위터에 투표 인증샷과 함께 "저만 그랬나요? 투표용지 받고 안에 들어가 도장을 찍으려는 순간 가슴이 뭉클하면서 뭔가 눈물이 날 것만 같은 기분. 사춘기인가 참…"이라는 투표 후기를 올렸다.
연예인 윤은혜 씨는 투표장 안에서 줄을 서며 'V자 포즈'를 취했다가 선거법 위반이라는 누리꾼의 조언을 듣고 사진을 내리기도 했다. 윤 씨는 "전 아무 뜻 없이 버릇처럼"이라는 글을 올리면서 머쓱해했다. 윤 씨는 결국 투표소장 앞에서 쭈그리고 앉아 찍은 인증샷을 올렸다.
새벽 투표 일등을 차지한 연예인도 있었다. 그룹 2AM 멤버 임슬옹 씨는 "일 순위로 와서 줄 서 있습니다. 아직 십오분여 남음. 투표하고 한 장 더"라는 글과 함께 인증사진을 올렸다. 임 씨는 "저는 불광1동 1등입이다. 투표하자 말하고 솔선수범해야 할 것 같아서 밤 샜네요"라고 덧붙였다.
만삭 임산부·제왕절개 산모도 투표 투혼
시민들 사이에서도 '투표 열기'는 후끈했다. 특히 '버스로 40시간을 달려가 투표한 인도 사는 김효원 씨'는 트위터의 영웅이 됐다. 김 씨의 사연을 리트윗한 아이디(@bysies**)는 18대 대통령 선거일인 19일 "잠시 후 4분 거리 투표장을 찾아갑니다. 이분들을 위해서라도"라고 남겼다.
해외출장을 간 아이디(@jayd**) 또한 "휴가를 못내 스케줄을 다시 빡세게 바꿔서 24시간 투표하러 다녀오렵니다"라며 "40시간 버스도 탄다는데 6500km 왕복 16시간 비행기야 껌이죠."라고 적어 해당 글이 수차례 리트윗됐다.
이른바 '임산부 투혼'도 급속히 퍼졌다. 아이디(@hcr**)는 "제왕절개한 집사람이 원장님이 입원실에 그냥 있는 게 좋겠다는 만류에도 아이를 위해 투표한다"는 사연을 올렸다. 웹툰작가 강풀 씨도 "출산예정일 3주도 안 남은 만삭의 아내, 투표하러 완전 무장"이라며 아내의 사진을 올렸다.
신혼부부라는 아이디(@wonsoonpa**)는 "신혼집으로 이전신고를 아직 못 해서 신랑 버리고 친정에서 하룻밤 자고 투표하고 출근하고 있다"며 "신랑도 투표하고 인증샷 보내라고 했어요. 안 하면 집에 못 들어오게 한다고 했어요"라며 웃었다.
투표 후 출근한 직장인 쇄도…"개념 사장을 찾습니다"
직장인들은 새벽같이 일어나 투표를 하고 출근을 했다. "오늘 비록 출근 하지만 일찍 나와서 투표하고 인증샷 찍고 간다"는 이들의 멘션에는 아쉬움이 남았다. 투표율 75%에 '야근 빵'을 건 직장인들도 씁쓸한 웃음을 남겼다.
쉬지 못하는 직장인들의 한풀이도 쏟아졌다. 아이디(@kangfull**)는 "사장이 투표하고 10시 출근하래요. 대신 24일에 쉬라는데 임시공휴일은 사장 맘인가보네요. 6시 출구조사도 보고 두근두근하고 싶었는데 차라리 24일에 일하고 투표일에 쉬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아이디(@zinan**)도 "투표 후 출근. 인간적으로 좀 투표일은 쉬자"고 올렸다.
'개념 사장님'에게는 칭찬이 쏟아졌지만, 응징성 트윗도 급속히 퍼졌다. 아이디(@balton**)는 "사장님 여러분! 오늘 출근한 직원들에게 투표시간 보장하지 않으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 벌금' 처벌받습니다"라고 올려 큰 호응을 얻었다.
'위안부' 할머니 "윤봉길 의사 80주기, 부끄럽지 않은 후손이 돼야"
파워 트위터리언인 미디어몽구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께서 투표소에 들러 인증샷을 찍었다"며 "길원옥 할머니는 '오늘이 윤봉길 의사 순국 80주기인데 투표율 80%는 나와야 하지 않겠나. 젊은이들, 부끄럽지 않는 후손이 되어라'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복동 할머니가 투표 후 손등에 찍은 투표도장 사진을 공개한 뒤 그는 "울컥 눈물이 난다"고 적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투표가 끝난 뒤 커피를 마시는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 대통령은 "무척 추운 날씨입니다. 아침 일찍 투표를 마치고 근처에 있는 커피 전문점에 들러 추위를 녹이고 있습니다"라며 부인 김윤옥 여사와 커피체인점에서 메뉴를 고르는 사진을 올렸다.
▲ 일본군 '위안부'였던 김복동 할머니가 투표 후 손등에 투표 도장을 찍은 모습. ⓒ미디어몽구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