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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철교수님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입니다
현재 도종환 문체부장관을 둘러싼 상황에 대해 정확하고 자세히 말씀하셨습니다. 길지만 꼭 읽어 보시길 추천합니다
역사학자는 아니지만 최근의 역사 관련 논쟁을 지켜보면서 안타까움이 들어 몇 자 적어 보았다. 도 후보의 장관 임용과 관련해 최근에 보인 한국고대사학회의 반응은 거의 히스테리에 가까울 정도이다. 전문가 집단이라는 것이 의심스럽다.
[동북아 역사지도 관련 논란]
-지도가 얼마나 기술적으로 부실했으면 47억이나 들어간 사업을 취소했겠는가? 김호섭 동북아 역사 재단 위원장은 독도나 한사군 관련 역사관은 아예 거론도 하지 않고 지도 자체의 기술적 하자가 크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대사학회는 이덕일을 위시한 유사사학자와 동북아 특위 위원들의 압력으로 취소했다는 비난을 하고 있다. 수정할 시간을 연장해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저런 비난을 반복하는 것을 보면 참 전문가들이 최소한의 직업윤리마저 방기했다는 생각이 든다. 전문학자들이 오랫동안 연구 작업한 성과였다고 하는 것이 절대적 기준이 될 수는 없다. 전문가들이 카르텔을 형성해서 조직적으로 왜곡할 수 있는 사례는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당장 백남기 사인을 둘러싸고 서울대 병원의 의사들이 오랫동안 병사라고 주장했다가 정권이 바뀌니까 외인사로 수정한 경우가 있지 않은가?
문제는 전문가 집단의 작업 결과라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들의 결과물이 객관적 심사와 평가에 부합하느냐이다. 중국의 동북아 공정과 일본의 역사 왜곡에 대항할 수 있는 우리의 역사 지리 지도를 제작해달라고 했는데 오히려 동북 공정 논리와 일본의 왜곡 논리에 부합한다면 상식적으로 그것을 어떻게 인정할 수 있는가? 이렇게 만들어진 지도는 당연히 동북 공정과 일본의 역사 왜곡을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사용될 수도 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 수 있을 것이다. 동북아 특위의 여야 의원들이 한 목소리로 반대한 까닭도 이런 때문인 것이다. 그럼에도 고대사학회는 오히려 도종환 의원을 희생양으로 삼아 그를 유사역사학의 신봉자로 몰아 세우고 있으니 적반하장도 유분수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동북아 역사 지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 이들은 하나같이 환빠니 유사역사학자니 하고 멋대로 딱지를 붙이고 있다. 조금 점잖게 이야기하는 경우가 과도한 민족주의라고 하고 좀 심하면 파시즘 역사학이라고까지 몰아세운다. 하지만 제 3자의 입장에서 봐도 이들의 논리는 일종의 '허수아비 논쟁의 오류'나 '인신공격의 오류'에 빠져 있다. 즉 이들은 허수아비를 세워놓고 별로 촛점이 맞지 않는 논박을 하거나, 무조건 상대방을 '유사역사학자'라는 라벨을 붙혀 놓고 그들의 논리를 싸잡아서 외면하는 인상이 짙다. 대법관까지 지낸 F. Bacon이 뇌물을 먹었다고 해서 그의 과학적 방법론까지 폐기되는 것은 아니다. 물론 고대사학자들을 싸잡아서 식민사학자라고 비난하는 논리도 '일반화의 오류'에 빠질 위험이 있다. 수많은 전문 학자들을 하나로 몰아 세우는 것은 단순한 논리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민사학에 부합하는 결과물에 대해 일치된 견해를 보이고 있다면 식민사학이라는 비난을 벗기 어렵다. 문제는 개인이 아니라 그들의 역사관이고 그 결과물에 있을 것이다.
사실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환단고기를 언급할 필요도 없고, 고대사를 낭만적으로 미화할 필요도 없다. 그런 문제를 언급하는 것 자체가 허수아비 논쟁의 오류에 빠지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다만 중국의 동북공정에서 만든 지도가 북한을 자국의 영토로 삼고 있고, 일본의 역사 왜곡을 반영한 임나 본부설이 그대로 지도에 반영되어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그렇다면 이 문제만 해명하면 되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도 불구하고 통설이니 오래된 학설이니 전문가들의 연구 결과니 하면서 다른 견해를 막고 쓰다 소오키치와 식민사학자 이병도의 연구 결과만 그대로 반영하기 때문이다. 이소장이 지적했듯, 중국과의 국경 지도를 강과 산맥을 두 개나 지나면서 무리하게 서북으로 그엇는가? 그것은 한사군을 평양에 두고, 낙랑과 중국과의 교통로를 인위적을 만들기 위해서 한 것이 아닌가라는 질문에 대해 정확한 1차 사료를 두고 답변하면 되는 것이 아닌가?
-공개적인 논쟁을 왜 피하나? 이소장은 여러 차례 지도 제작을 둘러싸 공개적인 논쟁을 요구했다. 하지만 계속 외면하다가 국회 동북아 특위의 청문회장에서 지도 제작팀의 연구위원인 임기환 교수외 이덕일 소장이 증인으로 참석해서 논쟁을 벌였다. 이덕일이 비판하는 논지는 분명하다. 식민사관과 관련한 역사관의 문제와 이 역사 지도의 결과물이 식민사관과 동북공정의 논리를 정당화하는 도구로 사용될 다는 것에 대해 답변을 요구한 것이다. 그대로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식민사학자라고 비판할 수 있다.
이들은 도의원 장관 임명에 대해 공개 성명서까지 내놓으면서 반대하더니 왜 정작 도 후보자 국회 인사 청문회 자리에는 꼬리를 내리면서 도망가버리는가? 그만큼 자신들의 논리가 빈약하다는 것이고, 그들의 연구 결과가 식민지 유산의 청산을 바라는 대다수 국민들의 염원에 배치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유사사학자'라는 표현도 학부 출신의 소설가인 모씨가 붙인 이름이라고 하는데, 전문사학자들이 이런 정도의 사람의 논리를 별다른 검증없이 쉽게 따르는 현실도 우습다. 게다가 2016년 <역사비평>에 대거 젊은 사학자들을 동원해서 유사 역사학 비판 논문들을 게재했는데, 그들이 사용하고 있는 논리도 유치할 뿐더러 총알 받이로 젊은 사학자들을 전선에 내몰고 뒤에 숨어 있는 전문 고대사학자들의 모습은 너무 초라해 보이지 않는가? 한 마디로 고대사학계 전체가 달려 들어도 이덕일의 논리나 논증을 대항하지 못하고 있는 듯한 형국이다. 조조의 백만대군이 단기필마의 상산 조자룡에게 무너지는 것이 연상될 지경이다. 그런 상태에서 전문가 연구 집단의 연구 성과를 무시했다고 볼멘 소리를 하는 것을 보면 그 전문성 조차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동북아 특위에서 임기환 교수와 이덕일 소장이 논쟁한 유투브 영상을 보면 임교수나 그를 뒷받치고 있는 고대사학회의 논리가 얼마나 부실한가를 알 수가 있다. 그냥 영상만 보아도 드러난다. 국민들의 혈세를 무려 47억원을 7년 동안 집행하면서 기술적으로도 부실하고 역사관도 의심스러운 지도를 만들었다는 것이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이다. 게다가 그것을 집요하게 추궁하는 이소장이나 동북아 특위 위원들을 적반하장식으로 비난하는 모습을 보면 학문적 양심이 있는지 조차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개인 연구자로서야 얼마든지 다른 역사관이나 다른 연구 결과를 내놓을 수도 있다. 하지만 동북공정과 역사왜곡에 대항할 수 있는 지도를 제작하는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시작한 프로젝트가 오히려 상대방의 논리를 정당화시켜 주는 도구가 된다고 하면 합리적 사고를 할 수 있는 국민들 입장에서 어떻게 납득할 수 있겠는가?
이런 부실과 불성실한 태도에 대해 고대사학회 내부에서 아무런 비판이나 이론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 자체가 이상할 지경이다. 그러니까 고대사나 한국의 주류 역사학계를 싸잡아서 식민사학이라고 비난할 법도 한 것이다. 학자는 동조하는 것이 아니라 이견을 제시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존재의의가 있는데, 이런 큰 사업이 좌절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내부의 다른 의견 없이 외부에 대한 비판만 일삼으니까 그들을 거대한 학문 권력 카르텔이라고 비난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근대 한국사의 이론적 초석을 만든 이가 일제 식민지 치하에서 조선사 편수관을 지냈던 이병도와 신석호이다. 이 병도는 독일 철학계에서 나찌에 부역했던 철학자 하이데거만큼이나 한국사에서 상징성이 큰 인물이다. 하지만 하이데거 같은 세계적 철학자도 나찌 부역의 불명예로 인해 독일 대학의 강단에 다시 서지 못했다. 그런데 식민 사학자 이병도는 해방 이후에도 서울대 국사학과와 학술원 등을 지배했고 그 과정에서 내노라하는 역사학계의 인물들을 제자로 양성했다. 마찬가지로 신석호는 역사 편찬위원장을 지내면서 고려대 사학과를 지배했다. 지난 정권에서 국정화 교과서 위원장을 지내면서 물의를 일으켰던 김정배는 신석호의 제자이다. 이런 가운데 장인-도제 식의 폐쇄적인 연구 분위기와 동종 교배가 심한 상태에서 일제가 심어 놓은 식민지 유산을 청산한다는 것은 참으로 요원한 일인 것 같다. 고대사학회에서 다른 이론을 주장하기 힘든 것도 이들의 폐쇄적인 학문 카르텔의 영향이 클 것이다. 이런 오명을 벗기 위해서라도 다른 견해를 가진 집단이나 사람들과 논쟁과 토론을 해야 할 터인데 그들은 라벨링만 한채 의도적으로 그것을 막고 있다.
-민족주의 논란에 대해: 이들은 상고사 관련해서 자신들의 이론을 따르지 않고 고조선 강역을 이야기하면 무조건 지나친 애국심이나 낡고 감상적인 민족주주의로 매도하고 있다. 박노자같이 진보를 표방하는 학자들 조차 민족주의를 벌레 씹은 표정으로 비난한다. 하지만 민족주의나 애국심이 그렇게 비난받을만 한가? 자신의 조국에 대한 애국심, 자기 민족에 대한 자긍심이 없다면 도대체 식민지 치하에서 어떻게 애국계몽운동을 하고 목숨받쳐 무장 투쟁을 할 수가 있을까? 이런 것 없이도 잘 살아가는 인간들은 식민지나 식민지 모국을 가리지 않고 어디서든 호의호식할 수 있으니까 저런 말들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을지 모른다.
세계사를 통해서 볼 때 과도한 민족주의가 파시즘이나 제국주의로 발전하는 경우들이 있다. 과거 나찌의 게르만 순혈주의나 일본의 국수주의적이고 제국주의적인 민족주의가 그렇다. 이들은 의도적으로 민족주의를 타민족을 침략하고 지배하는 수단으로 사용했다. 하지만 늘 침략과 피지배의 악순환에 시달리는 약소국들의 민족주의는 민족의 생존과 관련해서도 민족주의나 애국심이 중요하다. 히브리 민족에게 선민사상이 없었다고 한다면 어떻게 2천년 넘도록 디아스포라를 겪으면서도 이스라엘 민족의 공동체를 유지하고 다시 그 나라를 세울 수 있었겠는가? 한반도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한반도는 역사적으로 대륙의 중국과 해양의 일본 사이에서 끊임없이 부대껴왔고, 20세기에 들어서는 일본의 식민지가 되기도 했다. 삼국유사에 단군 신화가 들어온 까닭도 몽골의 침략을 받은 상태에서 국가의 정체성을 유지하려는데 있다고 한다. 주변 강국들 사이에서 한반도가 역사의 지도에서 말살되지 않은 것은 그 땅을 지키려는 인민들의 애국심과 자부심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것들을 무시하는 자들은 도대체 자신들의 삶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도 망각하는 처사가 아닌가? 분명히 이야기하지만 방어적인 민족주의와 공격적인 민족주의는 궤를 달리할 뿐더러 의미도 다르다. 그런데 이른바 강단사학자들이 이러한 방어적 민족주의 조차 파시즘으로 몰고가는 논리를 보면 이들은 에비 에미도 없는 호로 자식이거나 지켜야 할 조국도 민족도 없는 무정부주의자들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그런 자들이 왜 국민의 혈세로 조성된 연구비를 탐하는지 당췌 그 이유를 모르겠다.
-연구비 이야기가 나왔으니까 한 마디만 더 하겠다. 단일 프로젝트에 47억이나 투입되었다는 것은 인문학 관련 사업에서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이다. 이 분야에서는 2-3천만원짜리 연구비 따기도 힘들고, 많은 인원이 달라 붙어서 진행하는 기초 공동 연구 프로젝트라 해도 10억을 넘기가 힘들다. 그런데 47억씩이나 이 프로젝트를 지원했다고 하면 그만큼 이 사업에 대한 국민적 염원도 크고 국가적 지원도 큰 것이다. 그런 큰 사업이 심사도 통과하지 못하고 무산되었다고 한다면 이 지도 편찬 사업에 참여해서 그동안 혈세를 낭비했던 연구 책임자와 집단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미 투입된 일부 자금을 회수하고, 편찬 위원들이 향후 4년 동안 연구비 수령 프로젝트 참여를 제한했다고도 한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국정 감사를 해서라도 학문적이고 도의적 책임 외에 기술적이고 법적인 책임도 물어야 하고 관리 감독을 해야 하는 교육부나 동북아 역사재단에도 상응하는 책임을 묻는 것이 순리라고 본다. 이런 막중한 책임을 묻지도 않고 적당히 넘어가고 있으니까 다들 프로젝트 사업을 눈먼 돈 먼저 따내기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
역사를 어떻게 보고 이해하느냐는 단순힌 과거에 대한 호사가적 관심이 아니다. 과거에 대한 이해가 현재를 구성하고,이것이 미래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해방 이후 전쟁을 겪고 냉전과 독재 치하를 수십년 동안 겪으면서 안타깝게도 우리는 식민지 청산을 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 이런 청산에는 부역을 했던 인적 차원 이상으로 일제가 심어 놓은 사상과 제도 등 정신과 문화에 관련된 것들을 청산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역사학 뿐만 아니라 철학이나 법학 등 다른 학문 분야에서도 이런 식민지 잔재들은 광범위하게 남아 있다. 이것을 그대로 용인하고 답습하느냐 아니면 청산하느냐는 무엇보다 역사관과 가치관에 달려 있는 것이다.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문제야말로 역사관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첫댓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팔도유람 신 선생님~ ^^*
감사합니다^^
명문이다.
정확하고 바른 내용이다.
이글에서 지적한
그 호로자식들 그리고 그들을 따르는제자들
한사람도 빠짐없이 이글 숙독했음한다.
호로자식표현은 그들에게 도리어 과분하다.
네, 아주 정확히 말씀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돈성님이 쓰신 책입니다
잘못 알려진 것같아요 선생님~
이종철이라는 교수시네요.^^
@서정 앗, 그래요
큰일났네요
어쩌죠
그 분한테 사과해야 하는데ㅠㅠ
제가 글 쓰신 분을 잘 못 알았습니다. 죄송합니다. 이종철교수님이 쓰신 글입니다. 정정합니다. 죄송합니다
이런분들을
국회로 보내야는데...
구구절절 옳은말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