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ten by. 김성만 입력 : 2015-04-22 오후 2:16:44
국방일보는 4월 22일자 2면에「역사 속 오늘 (독일군, 1차 세계대전서 최초 독가스 살포(1915)」에서 다음과 같은 기사를 실었다.
『“독일군이 황갈색 연막탄을 터뜨렸다. 참호로 들어가 사격 준비를 하라.” 제1차 세계대전이 교착상태에 빠져있던 1915년 오늘, 독일군과 지루한 참호전을 벌이고 있던 프랑스군은 즉각 참호속으로 뛰어 들어갔다. 총을 든 손에 힘을 주고 전방을 주시하며 다가올 독일군을 기다렸다. 그러나 곧이어 프랑스군 진지에 도달한 것은 황갈색 연기였다. 순간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 파인애플에 후추를 탄 듯한 냄새를 맡자마자 폐가 타들어 가는 듯한 고통이 밀려왔다. 연기라고 생각했던 것은 염소가스였다. 인류 최초의 독가스가 살포됐다. 독가스의 위력은 독일군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이날 하루 1만5천여 명이 중독돼 5천 명이 사망했다. 6천여 명은 포로가 됐지만, 상당수는 극심한 통증을 겪으며 죽어갔다. 첫 살포에서 뜻밖의 전술적 전과를 올리자 독일은 다시 포스겐과 겨자 가스를 개발했다. 연합국 측에서도 이에 뒤질세라 독가스로 맞불을 놨다. 전쟁 기간에 양측에서 10만여 명이 죽었다. 100만여 명은 후유증으로 평생을 고통속에 살아야 했다. 독가스를 개발한 사람은 독일 화학자 프리츠 하버였다. 유대계였지만 철저한 독일민족주의자였다. 독일은 그를 영웅시했지만 그의 부인은 악마로 변해가는 남편을 말리다 못해 자살했다. 히틀러의 등장과 함께 그의 몰락도 시작됐으며, 그가 개발한 독가스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그의 동족을 죽이는데 사용됐다.』
시리아 정부군이 민간인 마을에 화학무기 공격을 했다는 의혹이 또 불거진 가운데 4월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이런 의혹을 뒷받침하는 동영상이 상영됐다. 시리아 현지에서 활동하는 의사 모하메드 테나리는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 비공개 간담회에서 지난 3월 16일 시리아 북부 이들리브주 사르민 마을에서 있었던 염소가스 공격의 피해자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염소가스 공격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1~3살의 어린 아이 세 명이 발가벗겨진 채로 치료를 받다가 결국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모습이 나온다. 서맨사 파워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영상이 상영되는 동안 안보리 회원국 대표들이 모두 눈물을 흘렸다고 간담회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구토를 하고 호흡 곤란을 일으키는 아이들 모습을 보면서 참석자들 모두 감정이 북받쳤다”며 “눈물을 흘리지 않는 사람이 없었고 일부는 흐느꼈다”고 말했다.
화학무기금지기구(OPCW) 조사단은 5년째로 접어드는 시리아 내전에서 염소가스가 조직적으로 사용됐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 모두 염소가스가 담긴 통폭탄을 사용하고 있다는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이런 기사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 북한 화학무기 위협에 대한 대비를 경고하고 있다. 2014년 국방백서(2015.1.6)는 29쪽에 “북한은 1980년대부터 화학무기를 생산하기 시작하여 현재 약 2,500~5,000톤의 화학무기를 저장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기술하고 있다.
북한이 화학무기를 전부 포탄용으로 만든다면 최대 125만발까지 만들 수 있으며, 서울시 면적의 약 4배를 오염시킬 수 있는 양이다. 물론 화학무기는 투발수단과 화학작용제 종류, 풍향·풍속, 지형·건물 형태, 인구 밀집도 등에 따라 살상 효과가 판이하므로 그 피해를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다.
화학작용제 1,000톤이면 인구 밀집지역에서는 4,000만 명까지 살상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그리고 북한은 화학무기 공격 의도를 분명히 하고 있으며 전방에 배치된 포탄의 약 50%가 화학탄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지난 2004년에 한반도를 떠났던 주한미군 2사단의 제23화학대대가 2013년 4월 경기도 의정부시의 캠프 스탠리에 재배치되었다. 제23화학대대는 핵이나 생화학 정찰, 장비 제독, 한미 양국군의 사후대응관리 지원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대대는 핵 화생방과 고성능폭발물 위협 대응작전도 수행하고 있다. 북한 위협을 고려한 미국의 군사적 조치다.
따라서 우리도 북한의 화학무기 위협에 대한 대비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 우선 전 국민이 방독면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피시설을 준비하고 주기적인 교육도 병행해야 한다. 그리고 정부는 남북 회담에서 북한 화학무기 폐기를 요구해야 한다.(우리는 화학무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Konas)
김성만 예비역 해군중장(재향군인회 자문위원, 前 해군작전사령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