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는 대부분 처음 대하는 것이라 아무래도 신기하기도 하고 의문에 궁금증이 많을 수밖에 없어 물음표(?)의 삶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게 의문과 물음이 잦아지면서 하나하나 이해하고 받아들이면서 깨달으며 익숙해진다. 그만큼 신체뿐만 아니라 지식이 축적되고 정신도 성숙하는 것이다. 활발한 청춘에 꿈을 심고 오로지 앞으로 직진을 하게 되면서 잠시 쉴 틈도 없을 만큼 아주 의욕 넘치는 분주한 삶이다. 쉼표(,)가 없는 삶이다. 그렇게 산전수전 다 겪다 보니 세월은 저만큼 가면서 주춤거리지 말고 따라오라 한다. 야속한 것은 한눈팔다가 그냥 지나쳤음을 뒤늦게 알아챘어도 되돌릴 수 없다. 어느 날 지난날이 뜬금없이 그리워지면서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인다. 느끼지 못했던 것이 새삼스러운가 하면 감탄에 젖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비로소 느낌표(!)가 제대로 보인다. 그런가 하면 어느덧 내 세월의 시간이 자꾸 서쪽으로 기울어지면서 떠벌린 일을 키우기보다는 작으면 작은 대로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소중히 여기며 하나하나 매듭지으려 한다. 뿌린 대로 거두듯 노력한 만큼 거두려 한다. 다소 멀리 떠나온 세월 앞에 힘이나 능력의 한계를 느끼면서 정리하고 조용히 뒷전으로 물러나려 한다. 마침표(.)가 필요한 때다. 못해본 것이나 부족했던 것이 많아도 후회 없는 자부심이다. 사람마다 보폭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고 취향이 다르다. 나와 다르다고 이상한 것이 아니다. 그래서 내가 항상 옳은 것이 아니듯 다른 사람이 항상 잘 못 된 것이 아니다. 따라서 공동생활을 하면서 서로 소통하고 타협한다. 양보하면서 관심 있고 공감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희생을 줄일 수 있어 원만해진다. 일방적인 희생은 부작용을 초래하며 끝내 좋지 않은 방향으로 갈 수도 있다. 억지가 아닌 순리를 따라야 한다. 내가 떳떳지 못한데 어찌 남에게 대놓고 떳떳하라 할 수 있는지 참으로 얼굴 두꺼운 일이다. 올바른 일은 언젠가는 드러나서 빛을 보지만, 옳지 못한 일은 드러나 만신창이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