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왕국, 설경....간밤에 눈이 너무 많이 내려 스케줄에 변동이 생겼다. 하여 이틀을 집 밖에서 내돌아친 덕분에 이제 겨우 엊그제 친구들과의 모임을 뉘늦게 생각해본다. 새삼 여고 졸업 50주년을 향해가는 와중에 그동안 30주년부터 꾸준히 만나진 친구들을 보자니 세월의 더께를 느끼겠다.
하였어도 아직은 여전히 소녀적 마음을 가득 담은 채로 변함 없는 꾀꼬리 같은 목소리로 교가를 부르는 모습을 보니 교가의 ㄱ조차 기억도 나지 않는 당사자로서는 기함할 일이겠다. 물론 자막을 통해 교가를 인지하며 입으로 따라 부르면서 친구들이 교가 부르는 모습을 지켜보는 감회가 남다르기도 하고 멜로디는 물론 가사까지 여전한 그녀들의 기억력이 대단하다는 말이기도 하다.
어쩌면 저래? 한결같이 잊지도 않고 잘 부르네....가 개인적인 소감이기도 하지만 다른 친구들 역시 잊혀지지 않는 음계 기억력이 새삼스럽다는 말들을 한다. 어쨋거나 일년에 한번씩 불러보는 교가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어도 나름 소속감에 대한 혹은 스스로의 자존감에 대한 예의와 존중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어쨋거나 그렇게 찾기도 어려운 역삼동 "신라스테이"에서의 만남은 지난 해에 이어 여전히 다시였지만 역시나 길을 찾지 못해 헤매는 친구들도 다반사요 개인적으로는 증정물품을 들고 가느라 택시를 이용했지만 각자 찾아드는 길자락은 쉽지 않아 멀리 청주에서 찾아든 친구는 근 한시간 반 이상을 지체하여 허겁지겁 도착. 알고보니 "삼성동 신라스테이"를 찾아가서 이리저리 헤매다 왔다는 후문이고 보면 나이는 어쩔 수 없는 듯하다. 작년에도 왔던 장소여서 쉽게 찾을 것 같다는 말로 자신감 넘쳤던 전화 목소리가 무색하게 말이다.
여하튼 조촐하게 우리만의 시간을 갖고 싶었던 회장단의 노고 덕분에 이미 즐거움에 겨웠던 친구들이지만 아직 도착하지 못한 친구를 걱정하느라 우리 11반 친구들은 노심초사하기도 했었다. 그랬어도 그동안 밀린 이야기들을 하며 뷔페를 즐기는 몸과 마음은 그저 희희낙락 즐겁기만 하여 시간가는 줄 모르고 코로나 여파로 만나지 못한 채 오래도록 회장단을 이끌어온 전 회차 회장단의 인사를 필두로 만남의 물꼬가 트여가기 시작했다.
이어진 우크렐라 연주와 친구들이 함께한 제창은 아직까지 열정어린 끈기와 인내의 절정판을 보는 듯하였고 화면을 통해 보여지는 친구들의 반모임 사진들은 아무리 보아도 질리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은 혹시나 자신의 변모된 혹은 변화하지 않은 채 그대로인지를 확인하는 작업이 먼저요 세월의 무게와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얼굴이 친구들에게 어찌 보이는가 궁금한 것이 먼저였긴 하지만 말이다. 그랬어도 사실 본인들 사진만 집중해서 볼 뿐 사실 아무도 그런 원초적인 관심은 염두에도 없다는 사실을 간과하는 것 일 뿐.
암튼 조졸하게? 그동안 수고로움을 자처한 회장에게 감사패도 전달하고 고맙다는 말로는 부족할 임원진에게도 박수를 보냈다. 반을 위해 자신의 시간을 헌납해준 반대표들에게는 추첨을 통해 그동안의 노고를 위로하였다. 그러고 보니 20년 동안 자신들의 반을 위해 애써준 친구들이 없었다면 이 모임이 계속 될 수 있었을까 싶기도 했던. 그런고로 그녀들에게 박수를.......물론 20년지기 영구 반대표라는 본인을 비롯하여 기타 등등.
여하튼 그렇게 자축을 하며 지나온 시간들을 정리하고 다음 회장단에게 마이크와 진행 실세를 넘겼다. 당연히 새로운 임원진이 구성되고 미리 예측 가능하게 구성될 친구들을 가늠해보는 재미도 있었고 그 예측은 절대 틀리지 않았으나 더러 예상 외도 있기는 하였다.
한 번 친구는 영원한 친구 내지는 처음에 구성되었던 동창회 진행요원들의 능력은 여전하다를 보여줄 예전 저력파의 능력을 50주년 행사기획에도 기대를 해보면서 아마도 능수능란으로 무장하여 더욱 업그레이드 될 그녀들에게 기대감을 가져보기도 한다. 그렇게 새로운 임원진들은 회장을 비롯하여 다시금 으싸으쌰, 나이든 친구들을 건사하며 동창회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그런 기대치를 올리며 올 한 해 또 매력있고 마력적으로 살아낼 것이다 라고 스스로 만족하지만 비껴가지 않는 세월의 무게는 또 어쩌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뭐 동창회 쯤이야 아직은 괜찮다며 짠 하고 등장했던 많은 친구들의 미모와 지성은 여전하였으나 그래도 빈틈이 보이는 법.
나이 60이 지나면 미모, 학벌, 경제력과 머리가 다 똑같아진다는 우스갯 소리가 있지만 그 또한 허상이다. 처음 시작이 달랐다고 한다면 현재에도 여전히 진행중인 사실은 변하지 않는 법이니 우리 친구들의 꿋꿋한 자존감이 그러하다....역시나 프라이드 만큼은 누구에게도 뒤떨어지지 않는다니까.
무튼 개인적으로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아직도 호기심 천국이요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고지는 나 자신 뿐만 아니라 참석했거나 불참하였어도 확실하게 제 인생을 살아내는 친구들이 많다는 사실이 더더욱 그러했다.
또한 기꺼이 팬텀싱어 4 출신, "포르테나"의 CD와 사진과 작품집을 건네준 친구에게도 지면을 통해 고마움을 전한다. 개인적으로 팬텀싱어 매니아이기도해서 이 CD와 사진, 브로마이드는 더욱 고맙다. 특히 포르테나의 이동규는 자신의 모든 커리어를 내려놓고 새로움에 도전하였는 바 그의 도전정신과 용기에 박수와 찬사를 보냈었더랬다.
더불어 은근히 유머가 넘쳤던 회장에게도 애썼다는 말을 전하며 전 회장단은 저절로 고문으로 승격된다는 룰 덕분에 아마도 더더욱 많은 봉사를 하게 될 것이라는 희망사항을 강요하면서 다시 한번 일년에 한 번이라도 얼굴을 볼 수 있는 친구들이 많았으면 한다는 말을 끝으로 동창회 소회는 여기까지... |
첫댓글 고등학교 동창회 가본지 상당히 오래 되었네요,,, 저는 2차 대학을 가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 저희 졸업을 할 때는 저희 고등학교가 연고대에 제일 많이 입학을 하였는데 그 때만 하여도 고교 등급이 매겨져던 때라서요 저는 전기 낙방을 하여 후기 대학을 가서 참석을 안해 동창회를 많이가지 않아서인지요,,, 어제 눈이 너무 많이왔네요,,, 한참을 머물다 갑니다...1차 입시에 떨어졌을 때 부모님 모습이 생각이 나네[요,, 아버님은 하늘나라에 가시고,,, 어머님과 함께 살며 같이 식사를 하며 이럭저럭 살아 가고 있습니다.
에고...그러셨군요.
그래도 한번쯤 친구들의 변한 모습들이 궁금할 것 같긴 한데
개인적인 선택이니....
역시 참석하기 싫은 친구들은 여전히 등장하지 않긴 하더라구요.
새삼스럽게 궁금할 일도 없을 것 같기도 하고
그냥 각자의 위치에서 잘 살아내는 것이 최선일 듯.
그래도 어머님이 오래도록 함께 계시니 좋으실 듯요.
어머님께서 오래도록 강건하시길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