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그분들에게 애착이란 결코 없다. 다음의 어느 미래에도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저 누이들은 현
재를 거부하고 미래에조차 등을 돌리고 있었다. 그들의 얼굴이 향하는 곳은 과거의 그림자일 뿐이
다. 법으로 본다면 과거란 없다는 뜻이다. 원인에 따라 생겨날 때 생겨나고 지금 현재는 없다.
과거의 일들은 자기가 아무리 원한다 하더라도 지나간 일이지 다시 재연될 수는 없다. 과거를 원할
때에는 마음만 생겨날 뿐, 원함 때문에 그리워하는 느낌에서 비켜날 수 없다. 그 그리움의 근원은 그
들에게 멀어져 서먹해진 남편들은 향한 느낌뿐이다.
그러나 그 딱한 이들의 마음속에서 남편이라는 애착을 끊을 수는 없었다. 그 애착을 끊을 수 없어
서 부처님을 멀리하는 것이다. 대중 가운데서 자세가 흐트러질까 걱정하기 때문일 것이다. 구리와
황금을 연결할 수 없어서 떨어져 있는 것을 허물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한번 까삘라에 있는 그들에게 물어볼 것이 있다. 남매지간이니 있는 대로 다 자세히 물어야
하리라.
“나의 누이 야소다라여! 나의 누이 자나빠다 까랴니여!
누이들이 펴 놓은 그리움의 무대가 너무 길어서 피곤하다. 무대를 펼 때는 어둠의 짙은 깊은 밤에
보아야 좋다. 지금 이렇게 날이 밝았는데도 그 그리움의 무대는 거두어지지 않았구나.
나의 누이들이여, 자세히 잘 들으시오.
이 그리움의 무대는 누이들 마음속의 남편들이 아닌가? 그 전에 서로 주고받고 사랑했던 것은 그
림자일 뿐, 그 그림자 뒤를 따라간다고 이 그리움의 무대가 끝난다고 누이들은 생각하는가?
무대를 거둔다는 것은 보기 싫은 이야기보따리를 다시 계속하여 펴지 않는 것뿐이다. 과거 ∙ 미래
이야기들과 연결을 끊어버리고, 현재 그대로만 서 있는 것이다.
현재 그대로 서 있는 것은 그리워할 것도 당길 것도 없다. 이러한 처지에 이른다면 어두운 곳에 숨
어서 웅크리고 있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 과거 그림자를 따라 잡고 있는 것만으로 누이들은 그리움
의 긴 무대에 빠져버린다.
그 무대에 빠진 곳에서 건져줄 사람은 누이들의 남편 외에 다른 사람은 없다. 그러나 그분들은 누
이들 마음속 그림자 남편이 아니다. 지금 제따와나 정사에 계시는 그 높고 높으신 분이시다. 그분들
의 가사자락 아래 허물없이 누이로서 그곳에 가지 않으려나?“
“∙∙∙∙∙∙∙∙∙”
내가 까삘라를 떠나는 것은 한참이 지나서였다. 오래 걸렸던 만큼 말해야 할 것도 무척이나 많았었
기 때문에 이보다 길면 더 길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질문보다 더 할 것은 없었다. 준비했던 질문들
조차도 다 하지 않았다.
그때 각자 서러움에 각자 삼기고 지내던 누이들이 지금 제따와나 정사에 따라왔다. 그들이 가장 사
랑하고 중히 여기던 분들 앞에 언니와 동생이 손잡고 온 것이다.
무대를 거두어야 할 시간을 알아서 바른 길로 따라왔던 누이들을 나와 라훌라가 절 입구에서 맞이
하였다.
첫댓글 사두 사두 사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