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2007년 한국축구는 2000~2002년의 칠레축구를 연상했다고 봅니다. 가공할만한 득점력을 가졌던 '이반 사모라노-마르셀로 살라스'투톱이 부상과 노쇠화로 제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며 남미예선 10팀중 9위를 달리는 치욕을 맛봤죠. 이 상황에서 결국 '넬슨 아코스타'감독이 사임하고 칠레축구는 더없이 빠져나올수없는 긴 수렁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역으로 올림픽대표팀은 예선에서 아르헨티나를 누르고 심상치않은 조짐을 보이더니 결국 시드니에서 칠레축구 역사에 길이남을 동메달을 선사했죠.
한국축구는 칠레와 유사한점이 많습니다. 놀랍게도 국가적 역사에서도 유사한점을 많이 나타내고 있습니다. 1962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4강에 든바 있고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선 3무승부로 16강에 진출하는 진기록을 쓰기도 했습니다.
남미축구를 통해 한국을 보자면.. 흔히 사람들은 남미축구를 이렇게 봅니다. 두명의 제왕과 여덟명의 신하들.. 두명의 제왕은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를 말하고 여덟명의 신하들은 그외의 국가를 뜻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는 유럽과 마찬가지로 한 가지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하게 됩니다. 즉,일명 ‘황금세대’로 불리우는 특출난 집단이 활개를 치는 그 순간이 한 국가의 축구 역시 나름대로의 황금기를 누린다는 사실 말이죠. 지금의 파라과이나 에콰도르가 여기에 해당될것입니다.
파라과이는 80년대부터 남미의 신흥강호로 불리며 국제축구계에 명함을 던지더니 각종 연련별대 대표팀은 FIFA에서 주관하는 세계대회마다 조별리그를 통과하는 저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예로 2004년 아테네올림픽 은메달을 들수 있죠.
에콰도르역시 2002한일월드컵 남미예선으로 브라질마저 누르는 저력을 보여주며 '마르셀로 비엘사'가 이끌었던 아르헨티나에 이어 남미예선 2위로 월드컵본선에 진출하는 이변을 일으켰습니다. 본선에서도 크로아티아를 잡으며 '에콰도르'라는 국가를 세계에 각인시켜 주었으며 2006독일월드컵에서도 개최국 도이칠란트에 이어 16강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결코 그것이 오래 간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세계축구인들이 말하는 코멘트중에 “남미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워낙 세계축구에 있어서 남미가 ‘기술의 보고’ ‘재능의 보고’이다 보니 어떤 특출난 선수들이 어떤 특정 국가에서 무더기로 쏟아져 나올지 도저히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어쩌면 페루가 자랑하는 유망주 만코가 세계적 플레이어가 되 페루가 다시한번 월드컵 본선에 오를지도 모르고, 남미예선 단골 꼴지 베네수엘라가 월드컵본선에 오르는 이변이 일어날지도 모릅니다.
이 모든 경우의 수는 남아메리카대륙에서 가능합니다. 언제 어떤 환경적,기후적 조건에서 어떠한 상대를 만나도 기본적인 자신들의 기량만큼은 발휘하게 만드는 바로 그 기술축구!
이것이 세계대회에서 유럽은 물론 아시아선수들을 상당히 괴롭히는 무기로 작용하고 있죠. 그동안 절대강자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 시달리며 길러진 내성 그리고 그 두 팀들을 상대로 마지막까지 1골을 지키려 혹은 1골이라도 넣어보려 아둥바둥 했던 경험이 세계대회에서 그들만의 교묘하면서도 지저분한 플레이를 가능케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플레이는 절묘하게 먹혀들어갔고 앞으로도 그럴것입니다.
이를 통해 한국축구의 미래를 봅시다. 과연 한국이 남미예선에 참가한다면 어느정도 수준의 축구를 펼칠수 있을까? 순위를 장담하긴 어렵지만 나의 주관적 생각으로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를 제외하곤 충분이 8개국과 티켓을 경합할만한 수준은 될것입니다. 여기에 만약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를 잡은 사건이 발생한다면 충분히 4위로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차지할수 있을테고..
어떻게보면 한국축구는 참으로 지리적 우세를 타고나는 행운을 갖췄다고나 할까?
전 세계에서 축구실력이 가장 떨어지는 대륙에 위치했기 때문입니다. 이토록 같은 대륙의 라이벌들에 비해 노력을 게을리 해도 언제나 라이벌들은 한국 한 번 이겨보는게 소원이라고 징징대고 실제 한 번이라도 이기면 나라 전체가 광란의 도가니에 빠져드니, 이놈의 대륙의 한심한 축구실력이야 더 말해 무엇하겠나.
한국축구...
칠레는 물론 여느 남미국가들 못지않은 기술적 잠재력과 독특하면서도 우수한 피지컬, 그리고 세계에서도 최고로 그 가치를 인정받는 정신력을 갖췄습니다. 타 아시아 국가들은 갖지 못했기에 혹 가졌다고 해도 너무 빈약함에 한탄해 마지 않는 그 요소들을 진정한 세계축구의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잘 배합하는 능력...아니 잘 배합하겠다는 의지와 실천능력이 현재의 한국축구에 가장 필요한 것이 되겠고 그 중심엔 협회와 연맹의 의지와 실천능력이 있어야함은 두 말 할 나위 없는 사실입니다!
2008년 무자년! 칠레와 남아메리카대륙을 통해 한국축구를 돌아보았습니다!!!!
첫댓글 님 글에는 항상 많은 지식이 들어서 꼭 읽게 되네요.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