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에 집에서 혼자서 드라마 재방보니 암 걸린 두 여자가 소주 마시면서 펑펑~~ 울더군요
근데 웃기는건...그거 보면서 나두 울었어요 ^^
이유는..주인공들은 여자지만 우째됐던 60살 즈음 해서는 암이 잘 걸린다는게 무서워서 울었고
나는 만약에 암이 걸리면 저렇게 지 일처럼 엉엉엉~~ 울어줄 칭구가 아무도 없을 것 같아서 잘못산듯한 내 인생이
불쌍해서 울었다
내 생각엔 울어줄만한 가장 유력한 후보자? 한늠이 있는데 지가 먼저 암이 걸렸다..좀 억울하고 기가 찬다^^
나는 결코 인간성 좋은 늠은 아닌가부다
물론 나두 소소하게 아팠지만 아픈 칭구를 진짜 오랫동안 찾지 않았다
그래두 그늠은 내가 전화를 걸면 애써 가장 명랑한 목소리로 여보세요!! 하고 괜찮나? 물어보면 응~~ 진짜 안 아푸다 멀쩡하다!!
이런다 그래~~~ 다행이다 내가 한번 갈께 밥묵자!! 하고도 나는 못갔다 아니 안 갔다가 맞겠다
그동안 부산은 한두번 갔었다 산타고 내 볼일보고 그냥 컴백했었다
어제 아침 가만히 생각하니 나는 인간도 아니다 걔가 얼마나 무섭고 외롭겠노? 나중에 후회하지말고
가서 밥사주고 커피도 사주고 줄돈있음 돈도 쫌 주자해서
전화로 약속 정해서 1시되어 만나기로 하고 직행버스타고 지하철타고 갔다
만나고 행여 집에 오기 싫음 어디론가 떠나자 싶어서 작은 배낭에다 가벼운 짐도 꾸렸다
지하철역 앞에서 기다리는 칭구차를 타고 연산동 일대에서는 제법 잘한다는 한정식집에 가서 마주 앉아서
그때서야 칭구의 얼굴을 자세히 보니 마르고 검고..진짜 예전의 얼굴이 아니다
정말로 이렇게 표현하기는 싫은데..병들어 까맣게 말라가는 고목같았다
아~~~ 진짜루 이건 아니다 얘랑은 고1때 만났는데 너무 남자답게 잘생긴 얼굴에 그때부터 병들기 전까지는
체격이 그야말로 람보였고 힘이 장사였었는데 너무너무 안타깝다
사람은 안 아파야 멋도 지기지 않겠는가 차림새도 완전 후줄근하다
내색 전혀 안하고 맛있게 밥먹고 커피마시러 가자니까 그냥 바다가 보고싶다고 광안리옆 수변공원에 가고 싶댄다
바다 보면서 커피마시면서 애써 헐렁헐렁한 이야기만 골라서 했다
남자도 모습이 망가지면 절대루 사진 찍기 싫다 허나 그래도 사진 찍어서 가지고 있자면서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도 한장씩 찍었다
그몸으로 담배를 피우다니 기가 찼지만 혼자서 병마에 시달리는데 칭구인 담배마저 안 피우면
걔는 못살 것 같아서 아무 말도 안 했다
병든지 1년 가까이 됐나? 일체 술을 못마시니 칭구도 멀어져 간다지만 그래두 워낙 인기가 있었던 늠이 돼서
나랑 있는 동안도 두 늠이나 전화가 온다 나랑 있다니까 소주 한잔 약속이 정해지려 하지만
일부러 저녁에 집안일이 있다하고 약속을 안 정했다
한 천만원 썽글어주고 싶더라만 돈 같은 돈도 옳게 못주고
다른곳으로 잠적도 못하고 지하철타고 쓸쓸하게 원점회귀했다
다음주 월요일날 학창시절 더불어 너무 친했던 녀석이 천안에서 부산으로 이사와서 명지신도시에다 큰 식당을
차렸는데 우리 둘에게 맛있는 밥 대접하고 싶다고 해서 다시 만나기로 했지만
보고오니 마음도 몸도 너무너무 안좋다 진종일 누워있다가 일부러 한 10킬로 산길 걸으며 생각을 떨쳤다
진짜루 돈 명예 사랑은 병드니까 아무짝에도 쓸모없는거 같다
몇십억짜리 아파트 가지고 있음 뭐하나 몇십억 주식 가지고 있음 뭐하나?
병들어 시한부 판정 받으면 단돈 천원짜리 하나도 지는 못쓰는데
우짜든둥 좋은 생각 많이 하면서 적당히 운동하고 술 담배 적게 하고 스트레스 덜받고 오늘을 천국의 하루로 생각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삽시다!! ^^
(몇주 전에 쓴 글)
어제는 지나가는 비가 짧게 왔었고 그로 인해서 햇볕이 잠시 가려졌었지요
근데 이토록 시원할 수가 없습니다
낮에는 아직도 폭염이지만 아침 저녁으로는 학씰히 가을냄새가 납니다
예전 직딩시절..도대체 저걸 누가 낳고 미역국 먹었을까 싶은 생각이 들 만큼 징글징글한 부서장들이 있었어요
절 싫다고 중이 떠나기 어디 쉽나요? 목구멍이 포도청이라서 참고 또 참으면서 비위 맞춰 줘가면서
근무하노라면 세월이 약이라고 다른데로 발령 받아서 떠나갑니다
너무 시원해서 새로 오는 이를 잔뜩 기대하지만
으악~~~~ 그 인간은 더 기가 차는 화상 진상인 경우도 있습니다
이토록 지겨운 올해의 무더위에 다들 치를 떨지만 가을이 오면 가을이 오면..
우리는 마냥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저는 가을에 참 외로움을 많이 탑니다
시월의 마지막 밤 이런 노래 제일 싫어합니다 ㅋㅋㅋ
결과보다는 과정을 사랑하면서 매순간 감사하고 사랑하면서 살고 싶어요
다들 건강하세요 ^^
첫댓글 참 잘하셨네요...
부인은 경과가 좋으신지요..제 초딩 여친은 유방암 판정받고 부산 동래고 옆에 위치한 유방암에 대해선
전국에서 이름 날린다는 병원에서 거의 완치 판정을 받았더래요 죽음 일보 직전까지 가보니 진짜 암껏도
필요없다면서 집도 신축 아파트로 옮기고 여행가고 맛난거 먹으러 다니고 산에 다니고 유쾌상쾌하게 살길래
너무 잘한다 했는데 얼마전에 어딘가로 재발되어 수술을 받았데요 너무너무 무서워서 걔에게는 미안하지만
연락도 안 했습니다 재발되든 전이되든 착한암은 살 수 있다니까 용기주는 남편되세요
@나동선 고맙습니다.
작년 12월8일 대장암 수술하고..
난소암 전이되어.. 올 6월30일
또 수술 했읍니다.
다시 항암 치료중입니다.
저보다 본인이 많이 힘들겠지요.
그래도 요양병원에서 동료들과 같이 있으니 조금 낫읍니다.
@장유멋쟁이 아~~ 전이가 되었군요 힘드시겠어요 환자도 보호자도..
너무 친한 칭구가 암에 걸리니 행여 도움이 될까 싶어서 그리고 안타까운 마음에 인터넷 검색 엄청 했더랬어요
이제는 안 합니다 제가 너무 따운되고 무섭기도 해서요
암요양병원에서는 온열치료를 받아라 하고 치료병원에서는 아무 효과도 없는거 비싼 비용주고 왜 하냐 하고
큰병들면 소신껏 치료한다는게 참 힘들겠다 싶더군요
어젯밤은 방안에서 TV보다가 스르르 잠들어서
간만에 방에서 잠잤어요.
선풍기도 끄고...
날이 조금씩 선선해 지는 듯 합니다.
'디어 마이프렌즈'나 '마이 디어 프렌즈'나...그말이 그말이겠지요?
ㅎ~
저는 선풍기틀고 거실에서 올림픽 중계보다가 잠이 들었는데 새벽에 진짜루 추웠답니다
그밥에 그나물이겠죠? ㅋㅋ 예전에 직딩시절 회의하면서 스턴트맨 이야기가 나왔는데
제가 자꾸 인스탄트맨이라고 하니 후배가 살짝 눈짓을 주더군요
르와르 영화도 자주 르노와르 영화라 하고 스튜어디스도 스튜디어스라고 합니다
그 드라마와 또 오혜영 단골로 봤어요 ^^
@나동선 에잇
오해영
그 드라마 겁나 재밌습니다.
ㅎ...'.학씰이 가을 냄씨가 핑깁니더'....
귀엽고 이삔 글 ..
또..
맘씨가 이삔 글 ....
휴~~ 그렇지도 못합니다 언제 어디서나 나를 동생처럼 자상하게 대해준 친구인데 저는 그만큼 못해주네요
죽을병들면 무섭고 외롭다는 말..제 행동을 보면서 절실하게 느낍니다
건강하세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작년 3월부터 엄마가 아프셔서 일반병원-요양병원을 옮겨 다니시다가
결국엔 아직은 너무나도 정신이 멀쩡하신데도 치매판정을 받아서 요양원에 계십니다
그래서 뭘하든 마음은 항상 빚진 기분이고 우울합니다..본래 우울증에 보태서
일반병원 내과 간병실이나 요양병원 간병실에 계신 노인들 보면 인생 참 허무합니다
다들 오래 살고자 하지만 그분들 보면 대충 그 지경까지 안 될 때 편안하게 가는 것도 복이다 싶은 생각이
저절로 듭니다
이건희나 신격호가 재산이 조단위죠? 그거 뭐하게요 건강할 때 많이 베풀고 누리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거 참 잘 안되지만..
님은 좋은 친구입니다
별로 좋은 칭구가 못된다고 제 스스로 자수했습니다
나중에 많은 후회를 할듯 합니다 ^^
드라마는 드라마일뿐
너무 상심두지 마시고 적당히 즐기시고...
술은 입으로 먹고 뒤로 나오니깐 그래도 괜찮한데
그넘의 댐배는 입으로 먹어 한바쿠 돌아 입으로 뱉어 내니 훨~~~
나이든 남자..대략 60대 중반에서 70대 초반까지..가 술 담배 즐기는거 권장할건 절대루 아니지만
그래도 그런 분들 보면 참 건강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두통 때문에 담배를 피운다는건 생각도 못하겠구요
술도 마신 다음날 숙취가 두려워서 이제는 못마시겠어요 그래서 술자리 거의 안 나갑니다
담배 태우는 남자하고 살 맞대고 사는 여자들도 있는데요뭐 ㅋㅋ
암으로 몇년 고생하던 막내시누이가 끝내 오늘아침 하늘나라로 갔네요 ㅠ ㅠ
낼 아침 부산행 KTX타고 내려갑니다 ㅠ
엄마가 집 근처 작은 병원에 한동안 입원해 계셨어요 말기암환자들중 고통 때문에 입원했다가 임종하는 분들을
더러 봤어요
막내 시누이분 이제 그 무지막지한 고통에서는 벗어 나셨네요 명복을 빕니다 좋은곳에서 편히 영면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