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구속
‘본시오 빌라도 통치 아래서 고난을 받으시고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고 묻히셨으며’
예수 그리스도는 모든 인류의 구속자이십니다. 예수님은 인류의 죄를 대신하여 자신의 목숨을 바침으로써 모든 사람을 구하셨습니다. 그로 인해 사람을 다시 하느님의 자녀가 되게 하시고 천국이 상속권을 되찾아 주셨습니다. 이것이 구속의 뜻입니다.
예수님의 생애는 고통으로 점철되었으며 많은 슬픔과 쓰라림을 겪은 후에 십자가에 못 박히고 죽기까지 하셨습니다. 수난의 금요일에 예수님은 예루살렘 성 밖의 골고타 언덕에서 죽임을 당하셨습니다. 성부이신 하느님께 바친 성자이신 그리스도의 고통과 죽음에서 우리는 자신의 아들을 죽게까지 하신, 사람에 대한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섭도록 공의로우시고 죄의 보속을 요구하시는 엄정하신 하느님이심을 다시 한 번 깨닫습니다.
죽으신 후 예수님의 영혼은 저승으로 가셨습니다. 구세주를 갈망하며 암흑에 놓여있던 영혼들을 위로하고, 인류를 위하여 다시 하늘나라의 문을 열었다는 기쁜 소식을 전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주님의 영혼이 저승에 머무는 동안, 육신은 무덤에 묻혀 있었습니다.
3일 후인 주일 새벽에 그리스도께서는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셨습니다. 예수님의 부활로 참 하느님이심이 드러나셨고, 우리들도 죽음에서 부활하리라는 것을 언약하셨습니다.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사람만이 이 영광을 누릴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부활하신 후 40일 동안 이 세상에 머물러 계셨는데 그때에 제자들은 그분이 참으로 죽음에서 부활하셨다는 것을 알았으며, 그 시기에 사도들에게 가르침을 완수하셨습니다. 부활하신 후 40일째 되는 날 주님의 영혼과 육신은 하늘로 올라가셨습니다. 그리고 전능하신 성부의 오른편에 앉으시고 산 이와 죽은 이를 심판하러 다시 오실 것임을 약속하셨습니다. 이는 그리스도와 성부가 한 분이심을 뜻하는 것입니다. 또한 이것은 우주 만물의 창조자로서의 심판권을 가지셨음을 드러내는 것이기도 합니다.
1)구속의 뜻
공명정대한 군주
19세기 중엽, 러시아의 코카서스 주민들은 부패를 일소하고 뇌물로 국민을 착취하는 악습을 없애려는 공명정대한 군주인 슈라밀의 치하에서 살았습니다. 군주는 만일 뇌물을 주고받는 사람이 있으면 형벌로 공개 석상에서 태형으로 다스리는 법을 제정하였습니다. 그런데 난처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뇌물 공여 관계로 맨 처음 입건된 사람은 다름 아닌 바로 군주의 어머니였던 것입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슈라밀의 가슴은 떨렸고 며칠을 자신의 천막에 틀어박혀 생각에 골몰하였습니다. 사흘 째 되는 날 아침, 군주는 굳은 얼굴로 사람들 앞에 나타났습니다. 그리고는 그의 어머니를 재판정에 세게 한 뒤 법의 엄정한 실시를 위해 매질을 시작하라고 명령하였습니다. 회초리가 허공을 가르는 순간 슈라밀은 뛰쳐나가 어머니의 결박을 풀고 자기를 대신 결박하여 매질을 하라고 명령했습니다. 간수들은 크게 당황하였으니 군주의 명령대로 태형 50대를 쳤습니다.
끝까지 매를 다 맞은 군주의 얼굴은 죽은 사람처럼 핏기가 없었으며 매 맞은 자국에서는 피가 엉기어 흘러내렸습니다. 이윽고 슈라밀은 매 맞은 군주의 모습에 놀라서 숨을 멈추고 있는 군중을 향해 입을 열었습니다.
“다들 집으로 돌아가십시오. 누구라도 자신의 죄를 씻기 위해서는 대가를 치른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런 일이 있은 다음부터 코카서스에서는 그 누구도 뇌물을 주고받지 않았으며 무엇보다도 사람들은 공명정대한 그들의 군주 슈라밀을 잊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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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을 구속하고 예수님은 공의로우신 성부의 노여움을 풀어 드리기 위해 매를 맞으시고 우리들이 받아야 할 벌을 대신 치러서 우리를 죄에서 풀어 주셨습니다. 예수님은 끊임없이 성부께 기도하셨습니다.
“성부여! 죄인들을 대신하여 당신의 외아들이 갈바리아에서 피를 흘리셨으니, 그들을 다시 당시 품안으로 받아들이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