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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서소문참형터 확인은 새 재개발 방향 제시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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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위 성인 가운데 44위가 탄생한 세계적 성지인 서소문 참형터가 현 서소문근린공원이라는 사실이 8일 확인됐다. 이로써 서소문 행형장을 둘러싼 교회사학계의 논란은 불식되기에 이르렀고, 서울시와 중구가 추진하는 '서소문역사문화공원'으로의 재개발 추진도 한층 탄력이 붙게 됐다.
이같은 결실은 오랫동안 서소문 순교성지 참형터 연구에 몰두해온 조광 연세대 석좌교수와 안창모 경기대 교수, 서울대교구 서소문역사공원 조성위원회 등의 노력 덕이었다. 지난해 12월 서울문화사학회 주최 서소문과 천주교 박해 주제 학술심포지엄, 지난 5일 한국교회사연구소 주최 천주교 문화유산 실태조사 및 활용방안 포럼 등을 통해 서소문 순교성지의 정확한 위치 비정 문제가 떠오르면서 증언 채록과 지도 확인, 현장 점검 등이 이뤄졌다. 안 교수는 특히 18~19세기 고지도와 현 지도를 면밀히 분석하는 컴퓨터 작업을 거쳐 서소문근린공원이 '이교 건너 만초천변 모래사장 참형터였다'는 역사적 사실에 대한 고증을 해냄으로써 수십 년간의 논란을 종식시켰다.
이제 서울시와 중구가 추진 중인 서소문역사문화공원 조성도 큰 가닥이 잡히게 됐다. 기존 공원이라는 휴식공간의 성격에다 조선시대 서소문이 갖는 역사성, 그리고 천주교 성지로서의 의미를 조화시켜 재개발하는 방안이 그것이다. 서소문 공원은 이번에 밝혀진 대로 신분제 사회의 질곡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회를 꿈꾸던 천주교 신자들이 자신의 신앙을 죽음으로 증거하며 죽어간 역사의 땅이기에 천주교 성지로서 거듭날 수 있도록 정부와 서울시, 중구 등도 천주교회와 협력해 재개발 방향을 잡아야 할 것이라고 본다.
더불어 최근 재개발을 통해 탈바꿈하는 서울역과 서소문역사문화공원, 서대문형무소(독립문공원)를 잇는 공원벨트를 만들어 서울 서부지역 문화 허브로 육성한다면 서소문 순교성지는 명실상부하게 세계인이 찾는 세계적 성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성지순례와 함께 종교관광이 떠오른 만큼 서소문 성지도 순례성지라는 위상뿐 아니라 문화체험 관광지로도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 즉 순교성지로서 역사성을 보여주는 재개발, 즉 기존 쓰레기집하장이나 화훼상가, 주차장 등을 역사문화공원으로서 위상에 걸맞게 바꾸고 순교성지로서의 역사성을 반영하는 기념관이나 전시관 등을 새로 지음으로써 하드웨어를 개발해야 한다. 동시에 순교성지의 이야깃거리(Storytelling)를 개발해 소프트웨어를 확충하고 관광자원으로서 순례성지의 잠재력을 이끌어내야 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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