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물고 지나간 자리는 비어 있을 테지만
속성은 비어 있으면 그것을 꼭 채우고 만다,
사랑과 그리움이 없다면 세상이 얼마나 허망할까,
인생 고백 오늘따라 그것을 유추해 본다,
그리움은 비좁은 그 틈에서 만들어지고
생물처럼 빛을 따라 만들어 내는 그림자는
생명의 빛을 명 삼아 어디든 나를 따라다닌다,
파내기 전에는 지울 낼 수 없는 화석처럼
언제나 내 가슴에 그렇게 머문다,
그러다 어느 순간 빈틈이라도 보이면 그것을
놓칠세라 그 틈을 비집고 들어와 내 허기진
그리움의 혈을 찌른다,
그리움에 허기져 지쳐 있던 날,
아프지만 표나지 않게 스며드는 통증은
무디어져 있던 혈관을 타고 한치 망설임 없이
응고된 시간의 벽을 그렇게 파헤친다,
그러면 참고 견뎌 낼 수밖에 없었던 그 순간의
절실한 고백에 흘린 아픈 눈물들이
인내 끝에 숙성된 내 감성에 젖어 끝내
소매 끝을 적실 때
비워 두었지만 채울 수 없는 시간들이었고
남겨 두었지만 잊혀가는 시간들이기에
내 심연의 강은 그렇게 깊었는지 모른다,
바라볼수록 깊어지고 멀어지는 시간이 되어
오늘처럼 천상의 그리움에 지친 날
내 가슴에 풍덩 안긴다,
존재가 없는 지워 낼 수 없는 수많은 날들을
허상의 그림자로 채우고 이렇게 가슴에 품는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아팠지만 상처 없이 지나간 시간이었고
빈 가슴 저편 벽에 걸린 인생 화보 되어
낡고 패일 수는 있어도 결코 지워 낼 수 없는
화석 되어 인고의 수많은 시간을 견뎌 낼 것이다,
그리고 지워 낼 수 없는 영혼 한 선물 되어
사무치게 그리움에 지친 날,
풀어 헤쳐놓고 그리움에 뭉친 응어리를
안도의 긴 날숨으로 풀어 낼 것이다,
이이러뷰유!~
아팠지만 그래도 상처 없이 지나간 내 인생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