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꽃
일효 김영순
나도 꽃이라고
대문 밖의 금잔화가 살짝 웃는다
마당엔 이름 모를 꽃들이
가득 차고
작년에 파종한 꽃씨들이
마당 밖까지 퍼뜨린 까닭이려니
가을이 그냥 오지 않았듯이
그미도 어느 꽃씨의 애절한 사랑의
결과이겠지
애매한 꽃잎들은
제 출신이 궁금한지
제 어미가 그리운지
대문 안 세상 속으로 파고드는 본능의
몸짓으로 흔들린다
샛노란 빛깔도 우연은 아닐 터
메리골드 금잔화
대문 안의 동무들이 그리운지
꽃들의 주인에게 겸연쩍은 웃음을
샛노란 향기 섞어
바람결에 슬쩍슬쩍 실어 보낸다
그미도 인싸가 되고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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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가~사)
나도 꽃
일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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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9
23.09.07 21:59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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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시가 무척 흐뭇하고 귀엽기도 합니다.
금잔화! 황금색 술잔입니다.
대문 안 동무들과 함께 황금색 술잔으로 와인 파티를!!
예쁜 메리골드 금잔화!
잘 보고 갑니다.
마당만 바라봐도 마음이 풍성할 것 같습니다.
그미도가 무슨 말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