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詩
시의 한자, 詩는 말씀 言과 절 寺가 합해진 글자다.
즉, 부처의 말씀이다.
시가 부처의 말씀이라는 이야기는, 시타르타의 깨달음, 삶은 괴롭고 힘들고 슬픈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道의 진정한 뜻이, 불교의 삶의 의미와 같다는 것과 一脈相通한다.
영화에서 윤정희는 시는 아름다운 것에 대한 이야기라고 배운다. 그러나 현실의 윤정희는 손자의 성폭행에 대한 합의금을 마련하기 위해, 김희라에게 몸을 팔아야 하는 입장이다.
어느 날, 김용탁 시인의 교실에서 윤정희는
“힘들고 괴로운 것도 아름답다”
라고 이야기 한다.
윤정희는 시의 本質을 깨닫기 시작한다.
윤정희가 시의 본질을 看破 한 것은, 마치 영화 ‘밀양’에서 아들을 죽인 범인을 용서하기 위해 교도소에서 면회를 하다가 범인의 입에서
“하느님에게 벌써 용서를 받았다”
라는 말을 듣고, 사이비 기독교인들에게 귀여운 復讐를 하는 것과 비슷한 것 같다.
본명 孫美子, 윤정희는 독재자 박정희에게 性을 上納 했다는 의혹과 함께 음악가 백건우와 결혼했다.
영화에서 윤정희의 손자는 친구 6명과 함께 한 소녀를 輪姦했다.
윤정희는 손자의 성폭행 合意金을 마련하기 위해 김희라에게 몸을 바치고 500만원을 마련할 수 있었다.
영화를 관통하는 것은, 시의 본질을 말하고 싶은 소설가 출신 이창동 감독과, 어두운 과거를 안고 살았던 배우 윤정희의 현실이 아니었을까?
윤정희는 영화에서 치매 진단을 받고 그녀는 실제로 치매를 앓는다.
영화는 시의 본질을 이야기 하면서, 불교와 도교와 기독교 역시 현실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이야기 한다.
"사실은 저희가 놓은 게 아니고요. 양미자 씨가 갖다 놓고 가셨는데요."
마지막 몸부림이다. 마침내 만지게 된 告解聖事의 시다. 드디어 찾아낸 시의 씨앗, 씨앗이 밥알을 잉태하였다. 밥알이 어우러져 문장이 되었다.
영화에서 양미자(윤정희)는 김용탁 시인에게 꽃과 함께 제목 ‘아네스의 노래’라는 시를 보낸다.
아네스의 노래
그곳은 얼마나 적막할까요
저녁이면 여전히 노을이 지고
좋아하는 음악 들려올까요
숲으로 가는 새들의 노래 소리 들리고
차마 부치지 못한 편지
당신이 받아볼 수 있을까요
한 번도 하지 못한 고백
전할 수 있을까요
시간은 흐르고 장미는 시들까요
이제 작별을 해야 할 시간
머물고 가는 바람처럼
그림자 처럼
오지 않던 약속도
끝내 비밀이었던 사랑도
서러운 내 발목에 입 맞추는
풀잎 하나,
나를 따라온 작은 발자국에게도
이제 어둠이 오면
촛불이 켜지고 누군가 기도해줄까요
하지만 아무도 눈물은 흘리지 않기를
검은 강물을 건너기 전에
내 영혼의 마지막 숨을 다해 당신을 축복하리
마음 깊이 나는 소망합니다
내가 얼마나 당신을 간절히 사랑했는지
당신이 알아주기를
여름 한낮의 그 오랜 기다림,
아버지의 얼굴 같은 오래된 골목
수줍어 돌아앉은 외로운 들국화까지도
얼마나 사랑했는지
당신의 작은 노래 소리에
얼마나 가슴 뛰었는지
나는 꿈꾸기 시작합니다
어느 햇빛 맑은 아침
다시 깨어나 부신 눈으로
머리맡에 선 당신을 만날 수 있기를
‘아네스의 노래’는 이창동 감독이 좋아하는 가수 박기영의 노래 가사이다.
그리고 ‘아네스’는 性暴行 당해 자살한 여자 아이의 세례명이다.
미자의 뒤를 따라가는 내내 머릿속에는 네루다의 시가 떠오른다.
“그러니까 그 나이였어 ......시가 나를 찾아왔어
나는 몰라, 그게 어디서 왔는지
겨울에서인지, 강에서인지
언제 어떻게 왔는지 모르겠어
아니야, 그건 목소리는 아니었어
말도, 침묵도 아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