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빛이 드는 초호화판 우주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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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 베가스의 부호 호버트 비질로우는 전직 NASA엔지니어인 윌리엄 슈나이더(왼쪽)가 설계한 주거 모듈이 세계 최초의 우주 호텔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사요약 번거로운 일상사들로부터 벗어나고 싶다면? 파퓰러사이언스에서는 일반인들의 생각보다 훨씬 실감나는 궤도상의 휴양지 CSS 스카이워커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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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섬유로 만들어진 우주 로비 유리섬유 판넬들이 촘촘한 구조물을 뒤덮은 채 이 시설의 주거지역을 가시적으로 나누고 있다. 열린 통로가 여러 층간을 연결한다. | |
번거로운 일상사들로부터 벗어나고 싶다면? 파퓰러사이언스에서는 일반인들의 생각보다 훨씬 실감나는 궤도상의 휴양지 CSS 스카이워커의 모습을 독점 취재해 제공한다.
전세계에서 가장 크고 호화로운 호텔들이 늘어선 라스베가스 도로에서 놀라움에 가득찬 관광객들이 연이어 늘어선 화려한 볼거리들을 구경하며 지나간다. 이 사막 도시에서는 물이 무엇보다도 귀중한 자원인데도 벨라지오 호텔 정면에 있는 호수의 분수대는 브로드웨이 쇼의 곡에 맞추어 물을 공중으로 80미터까지 뿜어댄다. 조금 위쪽에 있는 미라지 호텔에서는 돈자랑이라도 하듯 12만 갤런의 물이 떨어지는 폭포 꼭대기에서 화산이 분출되며 장관을 연출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대로 뒤쪽 지선 도로변에 있는 버짓 수트 오프 아메리카 호텔은 관광객들의 눈에 거의 들어오지도 않는다. 관광객들보다는 미국의 관광 중심지에서 급히 일자리를 찾으려는 이주민들에게 적합한 이 호텔들은 요란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대신 숙박료가 저렴하고 세탁실과 주방시설이 갖춰져 집처럼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지역의 온갖 볼거리들도 버짓 수트 주인인 로버트 비질로우의 원대한 야심에는 비할 바가 못된다. 다음 호텔 사업지로 비질로우는 현란한 조명으로 뒤덮힌 라스베가스나 지구의 대기권을 훨씬 넘어선 곳을 꿈꾸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구 최초의 궤도 선회 우주 호텔 건설 계획에 적극 관여해 왔다. 이 호텔의 지하층 할인 숙박료는 하룻밤당 1백만 달러이다. 이 호텔의 창문으로는 지구의 푸른 대양들이 시속 17,500마일로 스쳐 지나면서 실제 물을 대신해 보여준다. 침실 3개짜리 주택의 절반 크기인 이 330입방미터짜리 우주 호텔의 투숙객들은 무중력 곡예를 배우고, 시시각각 변화하는 지구의 모습을 감상하며, 90분마다 1회전하는 도중 절반인 45분간 별들이 빛나는 은하를 바라다 보게 된다.
일반인들은 수십년간 이런 꿈이 실현불가능한 몽상가의 환상에 불과하다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이 계획은 좀 다르다. 비질로우는 직접 5억 달러를 투자해 이 꿈을 실현시키려 하고 있다. 그는 기술을 완성할 베테랑 엔지니어들을 고용해 시험발사 준비를 거의 갖춘 우주선을 제작했으며, 5천만 달러의 상금을 내걸고 다른 회사들이 손님들을 현관 혹은 에어락까지 실어나를 안전하고 견고한 궤도 우주선을 만들어내도록 했다. 5년 전만 해도 이런 계획은 불가능해 보였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 버트 루탄의 회사인 스케일드 컴포지트사가 지구 저궤도용 유인 우주선을 성공적으로 2회 연속 발사해 앵사리 X상 수상과 더불어 1,000만 달러의 상금을 거머쥐고, 버진 갤럭틱사가 루탄의 우주 관광비행용 기술에 자금을 대기로 함에 따라 비질로우의 프로젝트는 상업용 우주비행 산업 발전에 흥미진진한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되었다.
민간 우주정거장은 ‘도박’ 로버트 비질로우는 말쑥한 60세 노인으로 잘 다듬은 머리와 그에 걸맞는 수염이 나 있다. 그는 라스베가스 외곽에 있는 50에이커, 3층짜리 연구개발 회사로 56명의 연구원들이 근무하는 비질로우 에어로스페이스의 방문객들을 안내하면서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정확하고 자신있게 설명한다. “도박입니다”라고 그가 자신의 프로젝트인 세계 최초의 민간 우주정거장에 대해 말한다. “엄청난 도박이죠.” 자신의 프로젝트가 얼마나 대담한지 알고 즐기는 듯 그가 말을 하며 희미하게 웃는다. 하지만 그는 이런 류의 도박에 풋내기가 아니다. 어쨌든 그는 천박하고 즉흥적이며 황금만능주의에 젖은 라스베가스의 문화권에 성장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우주의 정신과 본성에 대해 강렬한 호기심과 보기 드문 인내심을 보유하고 있다. 라스베가스는 이런 자질을 북돋워 줄 곳이 못되지만 비질로우의 성장기에는 이에 적절한 환경이 갖춰져 있었다. 1950년대에 근처 네바다 사막 시험장에서 발생한 핵폭발들로 그가 살던 동네는 밤에도 낮처럼 환하게 빛이 비추었는데 이것이 그의 정신에도 영향을 미쳤다. 몇 년 후 추락한 외계 우주선과 탑승자들에 관한 연구가 진행중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비록 직접 체험한 적은 없지만 그는 외계인들과 만난 적이 있는 사람들을 알고 있었다. 특히 그의 조부모들은 UFO를 타 본 경험도 있었다. 이런 것들의 의미를 알지는 못했지만 그의 마음속에서는 알아내고픈 강렬한 욕망이 싹텄다. 우주에서 인간의 위치는 무엇인지, 인간만이 유일한 지적 생명체인지 궁금했던 것이다.
비질로우는 이미 15세 때 인간이 우주에 영구적으로 정착하도록 하는 일을 평생동안 돕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려면 돈이 많이 필요하다는 걸 그는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상당히 실용적인 기반을 닦았다. 부친의 뒤를 이어 부동산업에 뛰어든 그는 아리조나 주립대학에서 부동산업과 은행업을 공부했다. 1967년 졸업 후 그는 브로커로 첫 사회 생활을 시작한 후 곧 소규모 임대 건물들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1970년 그는 첫 시공 프로젝트로 40가구짜리 아파트를 지었다. 1970년대부터 80년대까지 그는 라스베가스 시내와 외곽에 수십 동의 아파트와 모텔들을 지었고, 1988년에는 버짓 수트 오프 아메리카를 세웠다.
베일에 가린 UFO 연구 이와 동시에 그는 UFO 및 초과학적 연구에 수백만 달러를 쏟아붓기 시작했는데, 그 결과 1995년에 발견 과학 전국연구소(NIDS)가 발족되었다. 이런 활동들 모두가 공개되었지만 그는 자신의 최종 목표, 즉 자기 왕국 확장의 추진 동기에 대해서는 계획을 실행할 시점까지 일절 함구했다. “아내에게도 말하지 않았습니다”라고 그가 말한다. “그런 꿈이 결국 실현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에 아내가 알 필요가 없었죠.” 그런데 1999년 비질로우가 NASA의 혁신적인 우주정거장 개발 프로그램을 맡으면서 그는 돈방석에 앉게 되었다. 라스베가스의 호텔들처럼 비질로우의 에어로스페이스사는 여러 겹으로 위장되어 있다. 라스베가스 북부 웨스트 브룩스 애비뉴에서 보면 그의 회사는 근처에 있는 대부분의 산업 시설들이나 바로 길 건너편의 맥주 판매점처럼 보인다. 하지만 비질로우의 회사 로고를 지나 정문을 통과하면 이런 비슷한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라스베가스 번화가로부터 10마일 떨어져 있는 이 작은 주차장은 가시 철조망으로 에워싸여 있다. 사막 근무 복장에 총을 멘 덩치 큰 보초들이 신분증을 확인하는 동안 금과 은으로 타원형 외계인 얼굴 모습을 박아 넣은 검은색 견장이 눈에 띌 것이다.
언론의 주목을 피해 인터뷰를 허락하는 적이 거의 없는 비질로우는 에어로스페이스사 설립 후 5년 동안 자신의 우주 프로젝트를 은밀하게 추진해왔다. 하지만 그는 지난해 가을 버트 루탄의 스페이스쉽원에 대해 언론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자 5천만 달러의 궤도 비행체 상을 발표하고 자신의 연구를 공개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극비 연구 분위기는 여전해 방문객들은 비질로우 에어로스페이스사의 공개 지역인 건물 B로 조심스럽게 안내된다. 작년에 지어진 8만 평방 피트짜리 창이 없는 이 시설에는 비질로우의 작품인 노틸러스 우주정거장 모듈이 있다. 길이가 45피트, 직경이 22피이고 밝은 흰색에 미국기가 드리워진 두 개의 모듈들이 건물 뒷켠의 어둠속에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계단 통로로 나가면 방문객들은 직접 이 모듈에 올라 타 사상 최대의 우주정거장 모듈에 거주하는 느낌을 체험해 볼 수 있다. 이 모듈은 팽창식 기법으로 설계되어 큰 공간의 확보가 가능하다.
트랜스햅이라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NASA에서 개발된 팽창식 우주정거장 모듈은 기존의 주석 깡통형 모듈에 비해 몇 가지 중요한 이점이 있다. 이들은 훨씬 가볍고 두루마리 화장지처럼 견고한 중심부 둘레로 섬유 구조물이 단단히 밀착되어 감긴 채 압축상태에서 발사된다. 이 덕분에 소형 발사장치만 있어도 돼 우주정거장의 공간이 더 넓어진다. 로켓이 노틸러스를 우주로 발사하면 볼트들이 폭발해 압축된 동체가 풀리면서 우주정거장의 중심부에 들어있는 생명 지원 장치가 호흡가능한 공기로 구조물을 팽창시켜 직경 15피트에서 22피트로 늘어나게 된다. 모듈의 각 말단에 달린 견고한 칸막이로부터 펼쳐지는 태양열 판넬이 동력을 공급한다. 각 칸막이에는 에어록과 도킹 어댑터가 달려 있다. 나중에 도착하는 우주비행사들은 와이셔츠 차림으로 작업하며 분리형 판넬과 장비, 보급품들을 중심부에서 꺼내 3단짜리 주거 및 업무용 공간을 만들 수 있다. 다방향 추진 버스라는 로켓 엔진이 연결되면 CSS(상업용 우주정거장) 스카이워커라는 임시 명칭으로 불릴 최초의 우주정거장이 지구 궤도를 선회하거나 궤도를 벗어나 달까지 여행을 할 수도 있게 된다.
이런 기본 구조물은 NASA의 선임 엔지니어인 윌리엄 슈나이더가 1997년부터 시도한 결과 탄생한 것이다. 이 디자인은 NASA에서 여러 차례 변경되었는데, 당시 관리 이사였던 다니엘 골딘은 이 다자인이 돌파구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잠시나마 이 구조물은 당시 보잉사가 개발중이던 국제 우주정거장 주거 모듈 대안으로 고려되기도 했었다. 하지만 트랜스햅은 2000년 구체적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아무런 이유없이 취소되었다. 이 계획의 취소는 엄청나게 비효율적인 NASA의 단적인 예라고 비질로우는 생각한다. 이 계획은 기존의 디자인들보다 저렴하고 확실한 기술을 개발할 좋은 기회였지만 순전히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중단된 거라고 비질로우는 말한다. 비질로우는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보다 효율적인 개발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전 수많은 인력과 자금이 동원되는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결합했지만 NASA와는 달리 전 예산과 개발 일정 관리를 철저히 합니다”라고 그가 말한다. 비록 그는 자신이 투자할 5억 달러의 운용 방식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지만 그가 예산을 신중하게 관리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현재까지 지출된 금액은 수천만 달러에 불과한데, 대부분 비질로우 에어로스페이스 시설 건립과 NASA로부터 획득한 특허료 지불, 우주정거장 모듈 원형 제작 및 시험에 사용되었다. 실제 모듈을 제작해 우주로 발사하는 데 필요한 최대 비용은 아직 집행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 비용 지출에도 신중을 기해 그는 비교적 저렴한 상업용 스페이스 X와 러시아 네퍼 발사 로켓을 이용하고 가급적 기성품 부품들을 적당한 가격으로 판매상들로부터 직접 구매한다. 수많은 프로젝트들에 이처럼 신중하게 비용을 지출하는 점이 비질로우가 고가의 방위산업체들에 주로 의존하는 NASA와 가장 다른 차이점이다.
트랜스햅이 취소된 후 비질로우는 NASA로부터 독점 개발권을 사들인 뒤 NASA와 우주개발 계약을 체결, 아직 이 기관에 고용된 전직 트랜스햅 엔지니어들과 공동 연구할 수 있는 허락을 받았다. 그리고 당시 NASA에서 은퇴해 텍사스 A&M 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있던 슈나이더를 찾아냈다. 슈나이더는 비질로우로부터 전화를 받고 놀랐지만 비질로우가 연구중이던 것을 직접 보겠다고 동의했다. 비질로우가 전시해 둔 모듈은 바닥과 구조부 외에는 텅비어 있었지만 슈나이더에게는 의도했던 영향을 미쳤다. “전시실에 들어선 순간 깜짝 놀랐어요! 제가 정말로 원했던 게 거기 있다니 제 눈이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제가 생각하던 것들이 모두 그곳에 있었죠. 비록 일부는 모형이었지만 나머지는 팽창이 가능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말했죠. ‘저 양반 말이 진짜였군요. 허풍을 부린 게 아니었어요.’” 요즘 슈나이더와 그의 전직 트랜스햅 동료들은 비질로우의 연구소에 몇 주마다 찾아가 그곳 엔지니어들에게 조언을 해준다. 슈나이더에게는 이것이 끝마치지 못했던 일을 계속할 기회이기도 하다. “마치 자식이 사춘기에서 발육이 멈추지 않고 다 자라서 성인이 되는 것을 보고 싶어 하는 것과 같습니다”라고 그가 말한다.
무미 건조한 e메일 비질로우 에어로스페이스사에서의 진짜 연구는 A동의 팽창식 바닥에서 진행된다. 이곳에서 기술자들이 최첨단 컴퓨터 구동 선반에 알루미늄 부품들을 꺼내 놓고 조립해 시험용 모듈들을 만든다. 최근에는 실제 크기의 모형을 용접해 진공실로 만들어 감압된 대기압 상태에서 모듈의 팽창을 시험하는 작업이 이루어졌다.
비질로우는 늘상 입는 화사한 셔츠와 깨끗한 흰 운동화를 착용한 채 작업실을 돌아본다. 오래 된 직원들조차도 그를 비질로우씨라고 부르지만 늘 미소와 장난기 어린 말로 그를 맞곤 한다. 그는 모든 연구작업에 관여하면서 기계공들의 작업을 주의깊게 지켜보고 기술자들이 제출한 설계안들을 일일이 확인한다. 그는 자기 손으로 직접 각 정밀 부품의 주요 부분을 만져보고 부품들끼리 딱 맞게 끼워지는 소리를 확인해야만 직성이 풀린다.
무형의 것들을 꺼려하는 그의 성향은 다른 분야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그는 결코 이메일을 사용하지 않는다. “이메일은 너무 무미건조해요. 신선한 맛이 전혀 없죠”라고 그가 말한다. 대신 그는 전화 통화나 팩스와 편지 같은 물리적인 접촉을 좋아한다. 그는 작년 여름 캘리포니아 파사데나의 제트 추진 연구소를 이용해 진동 실험을 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회의에서 지루한 논쟁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가 갑자기 회합 참석자들을 모두 공항으로 데려가 자신의 전용기에 태웠다. 이들은 파사데나로 날아가 시설을 직접 둘러본 후 점심을 먹고 라스베가스로 되돌아 와 회의를 계속했다.
크래비스 부품에 얽힌 또 다른 일화도 있다. 한 번은 디자인 회의중 엔지니어 에드윈 라디자발과 제이 잉햄, 프로젝트 매니저 브라이언 아이켄이 슈나이더와 회의차 참석한 NASA 엔지니어와 억제층 띠들을 지탱하는 부품의 크기에 관해 논쟁을 벌이게 되었다. 억제층이 아마도 노틸러스호의 선체를 구성하는 세 개의 섬유층들 중 가장 중요한 부위였던 모양이다.
선체 가장 안쪽의 공기 주머니라는 층은 선체 내 기압이 우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해주지만 공기 주머니가 모양을 유지하며 터지지 않도록 해 주는 것은 억제층이다. 억제층은 고강도 섬유를 엮어 만든 띠들로 되어 있다. 이 띠들은 모듈 양끝의 벌크헤드에 클래비스 부품과 롤러들로 부착되어 있다.
인치 두께의 알루미늄보다 더 큰 방어력 라디자발과 슈나이더, 그리고 다른 참석자들은 직경 1/8인치짜리 롤러를 그대로 쓸지 아니면 3/16인치짜리로 바꿔 안전성을 높일지 의견의 일치를 보지 못했다. 드디어 비질로우가 나섰다. 비질로우의 특허 변호사인 프랭클린 깁스가 나중에 이렇게 회상했다. “엔지니어들이 방안 가득했는데 모두들 어느쪽으로도 결정을 짓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로버트가 한 마디 툭 내뱉었죠. “잠깐만. 직접 만들어 확인해 봅시다.” 비질로우는 제작부장을 불러 작업 지시를 내렸다. “둘 다 만들게. 점심 식사후까지 10개 정도가 필요하네.” 회의가 재개될 즈음 유형별로 새 롤러들이 10여개씩 평가받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 결론은? 보다 안전한 3/16인치짜리가 선택되었다.
이날 비질로우는 연구실 조립 지역에서 작업중인 라디자발과 그의 두 조수들이 문제의 띠들을 설치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말이 많은 필리핀인으로 9/11 참사 후 보잉사로부터 해고된 라디자발은 비질로우가 다가오자 씩 웃는다. “사장님이다!” 비질로우는 그와 함께 팽창된 1/4 크기 모듈 옆에 섰는데 서로 포개진 억제층 띠들이 채찍을 맞은 말의 근육처럼 노출된 채 놓여 있다. 그는 라디자발이 모듈 한 쪽 끝의 클래비스 부품에 걸린 느슨한 띠 두개를 집어 들어 모듈의 측면을 가로질러 놓는 모습을 잠자코 지켜 본다. 이런 식으로 바깥층의 띠들이 감긴다고 그가 비질로우에게 설명한다. 이전의 많이 벌어졌던 간격보다 촘촘한 2인치 간격으로 감긴다.
사소해 보이지만 억제층의 띠들을 감는 방법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이 띠들은 창문의 알루미늄 프레임 둘레나 가운데로 감아야만 한다. 올해 11월 스페이스 X 로켓으로 발사될 1/3 축적의 시험 모듈에서 이런 작업은 만만치 않다. 이 크기의 모듈에서는 창문용 공간이 없기 때문에 라디자발과 그의 동료들은 창문 설치 과정에 관해 전직 트랜스햅 엔지니어들로부터 조언을 받아야만 한다.
소행성 및 궤도 파편 방어막(MMOD)을 발사시에 어떻게 접었다가 우주에 설치하는 방법도 또다른 과제이다. 발포간극제로 분리된 5개의 흑연섬유 화합물로 된 MMOD는 노틸러스호 선체의 최외곽 부위이다. 슈나이더 팀의 원래 트랜스햅 설계상에는 3인치 두께의 알루미늄보다 더 큰 방어력이 있었다. 비질로우의 MMOD를 지상에서 실험해 본 결과 이 방어막은 총알보다도 빠른 초속 6.4킬로미터로 발사된 직경 5/8인치짜리 펠리트(철광석 분말을 작을 알로 뭉쳐 구운 것)도 막아냈다. 이 정도로 견고한 성능을 갖춘 디자인의 우주선은 없는데, 이 때문에 노틸러스호의 예상 수명은 최소한 15년이나 된다. 하지만 MMOD를 발사시 적절하게 접는 문제는 기술적 난제이다. “너무 단단하고 두꺼운 물체라 접기가 어렵습니다”라고 라디자발이 말한다.
프로젝트 성공률 60% 추산 라디자발은 그와 동료들이 비질로우가 투자한 5억달러가 2015년에 바닥날 때까지도 이 문제와 다른 난제들을 끝내 해결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인정한다. 그는 이 프로젝트의 성공률을 60퍼센트 정도로 추산한다. “이번이 처음이 될 겁니다. 바로 그게 문제죠. 아무것도 예측할 수 없으니까요. 보잉 747기를 처음 선보였을 때처럼 말이죠”라고 그가 말한다. 하지만 슈나이더는 무엇보다도 비질로우가 진두지휘를 하고 있기 때문에 노틸러스호가 계획대로 2010년까지는 궤도에 오르리라고 확신한다. 그는 비질로우를 항공우주산업에 관심이 많던 라스베가스의 또다른 부동산 부호와 비교한다. “밥은 호워드 휴즈의 화신 같아요.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의 중심에 그가 있거든요.”
비질로우의 우주정거장이 큰 기대를 모았지만 결국 공중에 뜨는 데 실패한 휴즈의 비행기와 같은 전철을 밟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씀씀이가 큰 휴즈가 큰 돈을 벌 수 있는 재산을 물려받은 데 비해 비질로우는 자수성가했기 때문에 둘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아파트 임대 사업부터 시작한 비질로우는 자신이 추진하는 모든 프로젝트들을 명확하고 효과적으로 진행시켜 왔다. 그는 최고의 엔지니어들과 부품 구매 인력을 채용하고, 최고의 재료들만 조달하며 일정과 예산을 철저하게 지켰다.
“이들은 자신들이 하는 제작과 실험을 아주 현실적인 방법으로 해냇습니다”라고 비질로우 에어로스페이스사의 테이버 맥캘럼이 말한다. 1991년부터 시작해 맥캘럼은 바이오스피어 2 연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완전히 격리된 환경에서 다른 7명의 연구원들과 2년간 생활했다. 현재 그는 NASA 계약업체인 파라곤 스페이스 디벨롭먼트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버트 루탄과 그가 만든 스페이스쉽원과 거의 같은 철학적 노선을 따르고 있습니다”라고 그가 말한다. “루탄의 프로젝트가 상당히 성공적이었음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죠.” 비질로우의 접근 방법은 매우 적극적이지만 “그는 안전에 대한 의식이 철저합니다”라고 맥캘럼은 덧붙인다.
비질로우의 대의명분에 공감해 참여한 존 로그스던은 이 회사가 NASA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성공요인으로 꼽는다. “기반 기술들이 분명 제대로 작동할 겁니다”라고 조지 워싱턴 대학 우주 정책 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는 로그스던이 말한다. “문제는 사람들이나 화물, 혹은 둘 모두를 궤도에 올려놓을 운송장치가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소유즈 이용 불가능 2003년 컬럼비아호 사고가 발생해 남은 우주왕복선들의 비행이 중지되기 전에 비질로우는 러시아 과학자들과 자신의 우주정거장에 3인승 소유즈 캡슐을 공급하는 논의를 했었다. 하지만 컬럼비아 사고로 인해 소유즈호 사용에 관한 NASA와의 협의가 중단되면서 소유즈 이용이 불가능해졌다.
그런데 X상 수상자가 나타나면서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다. 비질로우는 직접 경쟁대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미국의 우주상은 상금만도 5천만 달러인데 최초로 5명의 탑승자를 궤도에 올려 보내 비질로우 에어로스페이스 거주시설과 도킹하도록 하는 민간 자금지원 우주선 개발자에게 주어진다. 마감 기한은 비질로우가 우주 호텔을 개장하려고 하는 2010년 1월 10일까지이다.
궤도 관광의 전망은 밝아 보인다. 이미 2명의 관광객들이 국제우주정거장에서 1주동안 휴가를 보내는 비용으로 각각 2천만 달러씩 지불한 상태이다. 비질로우의 호텔 숙박비는 1인당 790만 달러로 상당히 저렴한 편이다. 이 정도 가격이면 비질로우 호텔에 연간 20~30명의 고객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2천만 달러짜리 우주 비행을 중개했던 스페이스 어드벤처사의 사장 에릭 앤더슨이 말한다. 하지만 비질로우는 자신의 우주 호텔을 관심있는 업체라면 어디에든 제공할 거라고 말한다. 그는 제약회사를 비롯해 미세 중력에 의해 증가된 효율성을 이용하려는 제조업체들, 과학자나 우주에서 영화와 TV 쇼, 광고 촬영을 하고자 하는 헐리우드 제작자들 사이에서 시장이 형성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질로우는 자신이 이 5억 달러짜리 도박에서 상당한 손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하지만 나약한 마음으로는 미녀를 차지하지도, 전쟁에서 승리하지도 못합니다”라고 그가 말한다. 더구나 “저희가 하는 일은 성공 여부를 떠나 국가적인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생각이 비질로우에게 강한 동기를 부여해 준다고 그의 특허 변호사인 깁스가 말한다. “그는 미국이 이 분야에서 주도권을 잡아야 하고 그러려면 보다 많은 민간 산업 부문에서 참여해 획기적인 진전을 이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정신은 어디에 있습니까?”라고 비질로우가 묻는다. “만약 50명이나 500명에게 ‘오늘날 미국의 정신은 어디에 있습니까?’라고 물으면 뭐라고 대답을 할까요? 이라크전에서의 승리일까요? 그런 걸로는 아이들의 마음 속에 꿈을 키워주지 못합니다. 꿈은 늘 마음 속에 품고 다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 마이클 벨피오레는 뉴욕 우드스탁에 거주하는 자유기고가이다.
폭발음으로 시작되는 궤도에서의 휴일 관광객들을 궤도로 안전하게 보내려면 많은 비용과 빠른 속도, 그리고 첨단 기술이 필요하다. 손님들을 우주 호텔의 현관까지 실어나르려면 상당한 비용과 기술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로버트 비질로우는 미국 우주상을 제정했다. 버트 루탄이 지구 저궤도형 스페이스쉽원으로 2004년 10월 수상한 앵사리 X상처럼 우주상에도 간단한 몇 가지 규칙이 있다. 우주선은 60일 동안 250마일 궤도에 두 번 도달해야 하고, 비질로우 모듈과 도킹할 수 있는 성능을 입증하고, 두 번째 비행시에는 5명의 승무원과 승객들이 탑승할 수 있어야 한다. 정부의 자금지원은 허용되지 않으며 미국 회사에게만 출전 자격이 주어진다. 마감시한은 2010년 1월 10일까지이다. 상금은 현금 5천만 달러이다.
규칙은 간단해 보이지만 수상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지구 궤도까지 올라가면서 빠른 속도를 내려면 우주비행 비용이 많이 든다. 우선 스페이스쉽원보다 6배나 빠른 속도로 5명의 승무원을 실어나를 우주선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에너지와 연료 소모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루탄의 우주선 전체 무게는 이륙시 10톤이 채 안 되었지만 러시아의 3인승 소유즈 우주선을 궤도에 쏘아 올리기 위해서는 300톤짜리 로켓이 필요했다.
고도만큼 중량은 줄어야 한다. 뉴튼의 이론대로 우주선을 궤도에 쏘아올리는 데 필요한 에너지만큼 중량을 감소시켜야 하는 것이다.
우주선은 대기권에서 감속되어야만 하고, 우주선의 운동에너지가 강철이 녹을 정도의 초과열된 공기로 전환된다. 안전한 궤도재진입도 만만찮은 과제이다. 지금까지 궤도재진입은 고가의 우주왕복선 같은 글라이더나 낙하산형 캡슐을 이용해 이루어졌다.
루탄은 궤도우주선에 관한 자신의 연구에 관해 공개하지 않았고, 자신의 우주선이 “작고 저렴하며 비좁은 운송용 밴”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전혀 내비치지 않았다. 그는 화이트나잇 화물기를 향후 로켓들을 발사하기 위해 747기보다 크게 만들 수도 있는데, 스페이스쉽원의 독특한 “깃털” 디자인이 제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가장 상세한 계획안은 스페이스쉽원의 로켓 엔진을 만든 스페이스 데브사에서 냈다.
스페이스데브사의 드림 체이서용 설계도를 보면 고무와 질산을 연소시키는 스페이스쉽원의 하이브리드 로켓 엔진 개량 버전이 오르비탈 사이언스사와 NASA가 설계한 X-34를 토대로 제작된 날개달린 로켓비행선에 장착된다. 스페이스데브사가 X-34를 선호하는 이유는 NASA가 이 우주선의 항공역학적 성능에 관해 이미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NASA 입장에서는 스페이스데브사의 특허 로켓 엔진을 이용해 유용한 실험용 우주선을 발사해 볼 기회이기도 하다. CEO 짐 벤슨은 이 우주선이 1,500톤짜리 하이브리드 추진 로켓에 실려 궤도까지 다다르게 될 거라고 말한다. 5년간에 걸친 1억5천만 달러짜리 이 프로젝트의 열쇠는 하이브리드 로켓이 양산을 할 경우 “놀라울 정도로 저렴하다”는 점이라고 그가 말한다.
하지만 벤슨은 비질로우의 상을 타려고 시도해 보지 않았고 사실 그럴 생각조차 없을 수도 있다. 그는 민간 부문의 자본만으로는 궤도 우주선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NASA와 협력하고 있다. “안전하고 현실성 있는 우주선만 개발해 낼 수 있다면 누가 돈을 대든 어떻습니까?”라고 그가 반문한다.
즐거운 자유낙하 체험 로버트 비질로우 팽창형 우주 호텔로의 안내자 발사 후 팽창되면 22 x 45피트짜리 호텔 모듈(왼쪽)은 여러 가지 설정을 손쉽게 조정할 수 있다. 그림의 최고층[1]은 산책용 라운지이다. 중간층[2]은 수면과 연구용 공간이다. 바닥층[3]에는 화장실과 물 재활용 장치가 있다.
에어록[4]은 우주선 도킹이나 다른 모듈로 이동할 때 사용된다. 동체는 세 개의 주요 층(오른쪽), 즉 공기 유입을 막는 밀폐막과 이 막을 보호하기 위해 촘촘히 짜여진 억제층, 그리고 궤도 파편들로부터 본체를 보호하기 위해 흑연복합재와 발포제를 엇갈려 엮은 10인치 두께의 방지층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