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웅석 특파원= 유럽연합(EU) 외무장관들이 8일 예루살렘이 장래에 수립될 팔레스타인 국가와
이스라엘 간의 공동 수도가 되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하자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반응을 보였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국제사회에 아직 정의가 살아 있다며 크게 환영한 반면 이스라엘 정부는 평화협상에 오히려 장애가 될 것이라며 매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살람 파야드 총리는 이날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오늘은 국제법과 정의 그리고 우리 팔레스타인인들을 위해 위해 좋은 날"이라며 "우리는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게 됐다"며 EU의 성명을 반겼다.
파야드 총리는 "이 길은 우리가 1967년에 이스라엘에 점령된 땅에 국가를 세워 자유로운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인도해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에 이스라엘은 EU의 이번 성명이 팔레스타인과의 평화협상 재개에 아무런 도움이 안되는 조치라며 비난했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평화협상
테이블로 복귀하길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EU의 성명은 평화정착을 가로막는 근본적인 장애를 무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최근 요르단강 서안 지역에서 10개월 간 유대인 정착촌
건설을
동결하기로 결정했음에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동예루살렘이 동결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이유로 평화협상에 응하지 않고 있는 데 불만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 외무부는 `동예루살렘을 팔레스타인 독립국의 수도로 한다'는 EU 순번
의장국 스웨덴의 초안 내용이 수정된 데 대해서는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27개 EU 회원국의 외무장관들은 이날 브뤼셀에서 대외관계이사회를 열고 이스라엘 옆에 팔레스타인 독립국가를 수립한다는 `두 국가 해법'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하고 예루살렘은 두 나라의 공동 수도가 되어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채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