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arrival at your home, you were just dumbfounded. To your dismay, your family looked far from the sweetest and relaxed one you've ever known. It was so unfamiliar to you that you could have ended up growing emotionally distant from them should you let the ambience remain as it was. And you turned to each of them, hoping for just a kind word or warm gesture only to feel like that there would be nobody by your side forever. And you were left with wonder if you have got to the right place, and why they were making such a scene. But soon it made sense when you heard from your wife that Toto, 15 years old, roughly equivalent to 80 years in human age, was so sick to require a huge number of veterinarian service. Given that he is far advanced in age, it was understandable that he was in urgent need of being taken care of. But you insisted that they should limit the time and money in helping him face his final days, and it took no time to realize that your opinion on him was nothing but a second opinion, and soon you were convinced that the family life will revolve around him for the rest of his life. Whether you agree or not, while you were in the middle of adjusting your ideas to keep your life in place, you were baffled again to hear that your children took a leave of absence only to take better care of him at home. That was when you were willing to give in their spirit of love. Quite fortunately, however, it was you who has got the benefits their love could offer. And you found yourself bringing the budget version of love you had back in place, and in the house nothing was any different any longer except your humility doubling.
먼 길을 달려 집에 돌아와보니
집안 분위기가 전과 달리 냉랭하였다.
환영받지 못한 서운한 감정이 들자
집을 제대로 찾아왔는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늘 가족의 안위만 생각해온 가장을
낯선 이방인 취급을 하다니!
무슨 일이라도 생겼냐고 불편한 심기로 짜증을 냈더니,
아내는 근심스런 표정으로 나직이 말했다.
15년을 함께 살아온 애완견 토토가 아파서 병원에 갔는데,
심각하니까 더 큰 병원에 가서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단다.
이미 몇 해 전부터 아이들이 자신들이 모아둔 돈을 털어
토토의 치료비와 슬개골 수술비까지 아낌없이 댄 것을 익히 알고 있었다.
더 놀란 것은 직장 업무로 바쁜 애들이 연차까지 내어
며칠째 토토를 밤새워 돌보고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였다.
내가 받아야 할 관심을 강아지에게 뺏긴 것 같은 억울함과 황당함은
순간, 부끄러움과 사랑에 대한 새로운 놀라움으로 바뀌고 있었다.
내가 좋아하든 싫어하든, 토토는 벌써 우리 가족의 일원이었고,
가족의 가장 중요한 관심사에서 벗어나 있는 것은 오직 나 뿐이었다.
내게는 그저 보기 안스러운 노견이었을 뿐이었지만
아이들에게는 추억을 함께 나눈 동생이었던 것이다.
이제 비록 나이가 들어 애완 동물로서 효용 가치는 잃었지만,
마지막까지 사랑과 정성으로 돌보며 존중하는 모습이 감동스러웠다.
토토를 통해 가족의 사랑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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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백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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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담: 김갑중
집에 들어서면서 평상시와 다른 분위기를 느낀다. 곧 노령의 '토토'라는 반려견의
건강상태에 온 가족의 신경이 날카로워졌음을 알아챈다.
그는 이미 내 가족의 중요한 일원이 된 '토토'에 대한 강한 애착(attachment)과 연민(compassion)의 정을 다시 확인한다.
그러면서 그와의 관계와 그 본질에 대해 생각한다.
차등의 관계인 '애완'에서 대등관계인 '반려'로의 변환(transition)에 대한 상념에 잠시 빠진다.
흔히 인간과 동물은 얼마나 다른가를 묻는다.
얼마나 같은가도 물어야 한다.
그래야 공평하고 좋은 질문이 된다.
오래 전부터 '드 발(De Waal)'이라는 동물행동학자의 연구 업적과 저작에 관심을 가져왔다.
동물은 단지 기계처럼 자동 반응하는 생물이며, 인간만이 고도의 인지능력과 고상한 감정을 가졌으니 위대한 존재로 가히 영장(靈長)이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러한 과학계의 견고한 인간중심주의 도그마에 반기를 들고 하나하나 깨부수는 운동의 선봉에 서있다.
그는 동물이 뛰어난 인지능력은 물론 깊은 감정을 가진다는 주장을 다양하고 치밀한 연구 사례를 들어 설득력있게 주장한다.
그러면서 화해와 공감능력이 쥐와 돌고래, 늑대와 코끼리까지 모든 사회적 생활을 하는 포유류에서 확인된다면서, 인간 사회의 대립과 갈등을 해결하려면 2억년의 진화 역사가 쌓아 온 인간의 본성에 깃들어 있는 진정한 의미의 '동물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기염을 토한다.
동물의 감정을 과학계가 그토록 완고하게 부정해 온 이유는 그들이 느낌을 인간처럼 말로 표현하지 않는데다 인간과 철저히 차등을 두어야 한다는 오랜 믿음 같은 것이 깔려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동물이 우리와 아주 비슷하게 행동하고, 생리학적 반응을 우리와 공유하고, 비슷한 표정을 짓고, 같은 종류의 뇌를 가지고 있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그들이 느끼는 내면적 경험이 우리와 아주 다르다고 생각하는 게 오히려 이상하지 않은가라라는 질문을 한다.
좋은 질문만이 진정한 깨달음이라는 좋은 대답을 얻는다.
개와 고양이와 오랫동안 생활을 같이 해 온 사람은 누구나 느끼는 사실을 그가 그토록 온 생애를 바쳐 주장하는 이유는, 바로 공감(empathy)의 진정한 가치를 깨달아야
'보다 좋은 세상'을 이룩할 수 있다는 지성이 만들어 낸 굳은 신념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탐욕의 시대'는 가고 '공감의 시대'가 왔다고 한다.
과연 그런가 다시 생각해 본다.
'따뜻한 공감시인'의 시가 뭉클하다.
가만히 있었다
문에 기대어
밥도 먹지않고
물도 먹지않고
ㅡ아가 힘내, 사랑해
했더니
귀가 쫑긋, 했다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학교 다녀오니
굳어 있었다
15년 8개월 살고
강아지 하늘나라 가고
마당에 강아지 똥 두 개가 남았다
화단에 밤톨만 한 거
벽 옆에, 은행알만한 거
며칠 지나니 색깔이 까매졌다
엄마가 가만히 보시며
ㅡ그립구나
하셨다
그래서 두 달이 지난 오늘도
치우지 않는다
《양애경 시집 '읽었구나' 중에서 '강아지 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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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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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는 기력이 쇠하기는 했지만 가족들의 지극한 정성으로 건강을 회복하였고, 나의 가족에 대한 개념을 바꾸어 놓았다. 꼭 피를 나눈 혈족만이 가족이 아니다. 모든 생명은 가족처럼 다 소중하고 마지막까지 존중받고 사랑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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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Maggie Rogers - Dog Years
https://youtu.be/sDd1lTufc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