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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집트, 치솟는 물가 잡기에 안간힘
◦ 이집트, 식품 가격 인상으로 연이은 최고 물가 기록 갱신
- 2023년 9월 이집트 도시소비자물가지수(Urban Consumer Price Inflation)가 38%를 기록해 6월 이후 4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6월 이후 이집트는 도시소비자물가지수가 매달 최고 기록을 갱신하고 있으며 전월 대비 상승률은 2%로 6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도시소비자물가지수 상승을 촉발한 것은 73.6%에 달한 식품 물가 상승률이었다.
- 한편 식품과 연료를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은 8월 40.4%에서 9월 39.7%로 소폭 하락했다. 이집트 중앙은행은 또한 7월부터 9월까지 근원 인플레이션은 3개월 연속 하락했으며 비식료품목 물가가 2021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8월 이후 인플레이션이 어느 정도 통제 범위에 들어왔다고 판단한 이집트 중앙은행은 지난 9월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 이집트 정부, 물가를 안정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
- 그러나 여전히 높은 식품 물가를 안정화하기 위해 10월 9일 이집트 정부는 민간 생산업자및 도매상들과 콩, 설탕, 유제품, 쌀 등 주식류 가격을 15~25% 낮추는 것에 합의했다. 식품 가격 안정을 위해 이집트 정부는 수입 식품에 대해 6개월간 관세를 부과하지 않고 해당 품목을 수입하는 수입업체에 중앙은행이 수입 대금 결제를 위한 달러화 인출을 허용하기로 했다.
- 알라 에즈(Alaa Ezz) 이집트 상공회의소 의장은 중앙은행에서 공식 환율로 달러화를 구하지 못한 식품 수입업자들이 시장환율로 달러화를 구입하면서 식품 물가가 오른 것이라고 설명하며 중앙은행의 달러화 공급이 식품 물가 안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아흐메드 사미르(Ahmed Samir) 이집트 통상산업부 장관은 대금 미지불로 항구에 계류되어 있는 식품들을 신속하게 하역하여 시장에 공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하여 사메흐 엘케셴(Sameh El-Kheshen) 이집트 내각 대변인은 항구에 계류되어 있던 약 537억 달러(한화 약 72조 5,755억) 규모의 수입품 하역 절차를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집트 경제에도 악영향 전망
◦ 이집트 경제에 부정적 전망 예상한 국제통화기금(IMF),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여파도 우려
- IMF는 10월 보고서에서 이집트의 경제성장률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IMF는 2022년 6.7%였던 이집트 경제성장률이 2023년에는 4.7%, 2024년에는 3.6%로 낮아지는 반면, 인플레이션은 2022년 8.5%에서 2023년 23.5%, 2024년에는 32.2%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IMF는 중국 부동산 부문의 위기가 이집트를 포함한 신흥국 경제에 미칠 악영향이 경제성장 속도 둔화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 10월 25일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Kristalina Georgieva) IMF 총재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에 따른 경제적 영향이 이미 이집트 등 인근 국가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경고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이집트와 같이 관광업 의존도가 높은 국가에서 정세 불안정에 따른 관광업 위축이 경제적 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으며, 중동 국가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과 불신 심화, 운송 과정에서의 보험 비용 증가, 난민 유입 등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지목했다.
◦ 국제신용평가기관, 잇따라 이집트의 신용등급 강등
- 10월 5일 국제신용평가기관 무디스(Moody’s)는 이집트의 부채 문제를 경고하며 이집트의 신용등급을 B3에서 Caa1으로 강등했다. 이는 이집트의 역대 신용등급 중 최하위다. 무디스는 이집트가 만성적으로 외화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동시에 사회적 불안을 심화하지 않으면서 경제를 개혁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고 분석했다.
- 이어 10월 20일에는 다른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다드앤푸어스(S&P)가 이집트의 신용등급을 B에서 B-으로 강등했다. S&P는 통화 개혁 및 경제 구조 개혁이 지연되고 있음을 신용등급 강등 이유로 설명하고, 이집트 파운드화의 추가적인 가치 하락과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 증가, 이집트의 부채 상환 능력 악화도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 S&P는 가자지구와 직접 맞닿아 있는 이집트도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으로부터 직접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지중해에 있는 이스라엘 가스전 채굴 중단은 이스라엘로부터 가스를 수입하던 이집트에 새로운 에너지 위기를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 달러화 부족에 대응해 위안화 채권 발행 등 다양한 방안 모색하는 이집트
◦ 이집트, 다양한 방법으로 외화 조달 모색
- 이집트는 달러화 이외의 통화로 채권을 발행해 외화를 유치하고자 한다. 10월 16일 이집트 재무부는 중동-북아프리카 국가 중에서는 최초로 3년 만기에 연이율 3.5%인 35억 위안(한화 약 6,466억 원) 규모의 위안화 표시 채권을 발행했다. 이집트의 위안화 표시 채권 발행은 누적된 외채와 달러화 및 유로화 부족으로 달러화와 유로화 표시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한계에 부딪힌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2023년 3월 기준 이집트의 총 대외 부채는 1,653억 달러(한화 약 223조 8,162억 원)에 달하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총부채 규모는 92.7%로 신흥국과 중간소득국 가운데 최고다.
- 이집트는 지난 2023년 2월에는 3년 만기에 연이율 11%인 이슬람 채권 수쿠크(Sukuk)를 발행해 15억 달러(한화 약 2조 310억 원)를 조달했으며 8월에는 엔화로 표시된 5년 만기 채권을 발행하는 등 달러화나 유로화 표기 채권 발행 대신에 다른 방식의 외화 조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아랍에미리트(UAE)와 13억 달러(한화 약 1조 7,602억 원) 규모의 통화 스와프(swap) 협정을 체결하기도 했다.
◦ 외화 유출 막기 위해 신용카드 사용 규제
- 10월 17일 이집트 중앙은행은 시중은행에 신용카드를 통한 국내외 외화 거래를 제한하라는 공지를 내렸다. 이집트 중앙은행은 실제 여행을 하지 않으면서도 신용카드를 통해 해외에서 외화를 불법 인출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카드를 통한 외화 인출은 1달러에 31파운드(한화 약 1,358원)로 고정된 공식 환율에 따라 이루어지지만, 시중 환율은 1달러에 40파운드(한화 약 1,752원)로 카드로 인출된 외화를 시중에 매각하면 환차익을 얻을 수 있다.
- 한편 이집트의 외화 수급 상황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는 신호도 감지된다. 9월 이집트의 순외환보유고는 349억 7,000만 달러(한화 약 47조 3,493억 원)로 1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0월 25일에는 이집트 언론인 이집트투데이(Egypt Today)가 UAE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이집트 중앙은행 계좌에 150억 달러(한화 약 20조 3,100억 원)를 추가로 예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두 국가가 이집트에 예치한 외화는 약 300억 달러(한화 약 40조 6,200억 원)에 달한다.
< 감수 : 이진상 한국뉴욕주립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Asharq al-Awsat, IMF: Israel-Hamas War Will Impact Economies of Egypt, Lebanon, Jordan, 2023. 10. 25.
Egypt Today, UAE, KSA reportedly planning to deposit $5B in CBE, 2023. 10. 25.
Asharq al-Awsat, S&P Expects Israel-Gaza War to Affect Egypt’s Economy, Downgrades its Rating, 2023. 10. 23.
Reuters, S&P pushes Egypt's rating deeper into junk amid funding pressures, 2023. 10. 23.
Reuters, Egypt restricts foreign currency credit card use, 2023. 10. 18.
Arab News, Egypt sells region’s first yuan-denominated ‘panda bonds’ in $479m issue, 2023. 10. 17.
Daily News Egypt, Core inflation slows down for third month in a row: CBE, 2023. 10. 17.
Daily News Egypt, Egypt’s debt ratio highest in emerging markets, but fiscal outlook improves: IMF, 2023. 10. 11.
The Africa Report, Egypt offering temporary respite as inflation hits new record, 2023. 10. 11.
Daily News Egypt, IMF lowers Egypt’s GDP growth forecast for 2023, 2024, 2023. 10. 10.
Reuters, Egypt's inflation quickens to record 38% in September, 2023. 10. 10.
Ahram Online, Egypt to suspend customs on essential goods for 6 months: PM, 2023. 10. 09.
Daily News Egypt, Egypt’s external debt rises to $165.3bn in March 2023: CBE, 2023. 10. 08.
Al-Monitor, Egypt’s economy teeters following Moody's downgrade, 2023. 10. 06.
Ahram Online, Egypt’s central bank keeps interest rates unchanged, 2023. 0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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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집트, 최초로 위안화 표시 채권 발행... 총 35억 위안 규모 (2023.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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