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LED TV 양산 경쟁에 돌입한 후 LED칩 물량 부족 현상이 빚어지면서 LED 테마에 대한 투자가들의 관심이 높다. 특히 LED산업은 물량부족과 과잉생산의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칩·패키징·모듈·완제품에 이르는 LED 기업 간 수직 계열화가 필요하다. 금호전기는 LED칩 패키징업체 루미마이크로 인수를 계기로 더리즈(LED칩 생산전문), 금호HT(자동차 내부조명) 등으로 LED 부문 수직 계열화를 이뤘다. 루미마이크로의 김용원 사장과 금호전기 박서근 상무를 투자포럼에 초대했다. 루미마이크로는 1분기 매출 61억2928만원, 당기순손실은 8억4363만원을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1129억원(7월 13일 종가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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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전기 인수 후 매출 하락 이유는
―루미마이크로는 지난해 4월 연 매출 594억원, 영업이익 5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공시했지만, 실적은 절반에도 못 미쳐 불성실 공시법인으로 지정됐다. 최근에는 산요전자와의 LED제품 공급계약도 해지됐다.
▲김용원=당시 루미마이크로는 금호전기와 경쟁 관계에 있는 화우테크에 물량을 공급하고 있었는데, 금호전기로 주인이 바뀐 후 화우테크 납품 물량이 대폭 줄었다. 또 금호전기와 루미마이크로가 주력하고 있는 LED조명 시장은 열리지 않은 반면, TV와 노트북의 디스플레이 광원용 LED 칩 수요가 급증해 대응하는 데 차질을 빚었다. 계약해지 건은 산요전자가 LED 사업을 축소하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생긴 것으로 귀책사유가 산요측에 있다. 모두 인수합병(M&A) 이전의 계약과 공시에 관한 것으로 앞으로 이런 일은 없을 것이다.
◆LED칩 물량부족에 대한 대응책
―LED TV 증산 경쟁으로 소재부터 장비까지 전 산업의 물량부족 현상이 심각하다. 대응전략이 있나.
▲김용원=이번 물량부족의 경우 1년 이상 갈 것으로 본다. 금호전기는 수직계열화를 통해 리스크를 줄였다. 특히 계열사인 LED칩 생산업체 더리즈는 칩 수율이 80%에 달한다. 더리즈는 칩 생산장비인 유기금속물증착장비(MOCVD)를 6대 보유, 연내 2~4대를 추가 발주할 계획이다.
―설비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는데 자금은 어떻게 조달할 계획인가.
▲김용원=더리즈는 350억~400억원가량을, 루미마이크로는 15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각각 산업은행으로부터 100억~200억원가량 대출 승인을 받았다. 더리즈의 경우 금호전기와 루미마이크로가 대주주를 유지하는 것을 조건으로 벤처 투자 자금을 유치할 계획도 있으며 2012년께 기업공개(IPO)가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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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미마이크로 김용원(가운데) 사장은 “올해 지난해 대비 매출 2배, 흑자 전환을 꼭 이루겠다”고 말했다. 사진은 경기도 용인에 있는 루미마이크로 공장에서 김용원 사장과 직원들이 파이팅을 외치는 모습. /루미마이크로 제공
◆루미마이크로 실적 개선과 사업 전략
―언제쯤 흑자 전환이 가능한가.
▲김용원=올해는 지난해 매출 210억원의 두 배에 이르는 4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조명 부문에서만 월 매출이 35억원에 이른다. TV와 노트북 등의 백라이트유닛(BLU·디스플레이 뒤에서 빛을 내는 장치) 공급 기회도 늘고 있다. 기존의 주문생산(OEM)에서 직접 판매로 영업 모델을 바꿨다. 4개 계열사의 고객사가 다양한데 시너지 효과가 하반기에 나타날 것이다.
―루미마이크로의 모기업인 금호전기가 소형형광등인 냉음극형광램프(CCFL)를 삼성전자에 납품 중이다. 삼성전자는 LED TV 증산을 위해 추가 LED 납품처를 찾고 있으며 여기에 금호전기의 자회사인 루미마이크로가 거론된다. 협상을 진행 중인가.
▲김용원=협상 내용은 비밀유지계약(NDA·Non-Disclosure Agreement)때문에 밝힐 수 없다. 금호전기가 삼성전자에 상당한 규모(전체 수요의 30~35%)의 CCFL을 납품하고 있는 상황에서 고객이 CCFL을 LED로 바꾸려고 한다면, 이에 적극 대응할 것이다. 금호전기의 사활이 걸린 문제이며 금호전기가 루미마이크로를 인수한 이유다. 특히 대기업은 투자에 대한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필요한 물량 100%를 생산하지 않는다. 보통 예측 시장의 60% 정도만 직접 투자하고 나머지는 협력 회사를 통해 투자한다.
◆LED조명 전략
―경쟁사 대비 루미마이크로(금호전기)의 경쟁력은?
▲김용원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LED칩 장비를 정신없이 도입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라는 든든한 수요처가 있기 때문이다. 그룹 물량이 없는 금호전기와 루미마이크로는 조명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 금호전기는 10만원대 LED튜브 가격을 3만원대로, 4만~5만원대 LED전구를 1만5000원대에 보급하는 것이 목표다.
―LED조명 시장은 언제 열리나.
▲김용원=중국에선 신축 대형 건물 조명의 100%를 LED로 시공한다. 일본은 지방자치정부가 LED조명에 대한 다양한 보조금 정책을 내놓았다. 내년이 시장 개화의 원년이 될 것이다. TV와 노트북 등 정보기술(IT) 부문 LED 시장은 3~5년 안에 성숙돼 매력도가 크게 낮아질 것이다.
● 금호전기 3각 편대, 3개 장벽 넘을까… 부품조달·마케팅 능력·LED 규격 갖추어야
금호전기가 만든 '번개표' 조명은 한때 국내 시장의 60%까지 과점했다. 금호전기·루미마이크로·더리즈 삼각편대의 중장기 목표도 LED조명 시장에서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금호전기는 3개 이상의 장벽을 넘어야 한다.
먼저, 부품 조달 능력이다. 금호전기는 LED조명에 관한 수직계열화를 이뤘지만 시장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은 없다. 올해만 해도 LED칩 제조에 필요한 사파이어(청옥) 웨이퍼의 품귀 현상이 빚어지자, 칩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다. 금호전기는 계열사인 LED칩 생산업체 더리즈 외에도 대만의 협력업체를 통해서 LED칩을 확보하는 방안을 강구했다.
당분간 LED조명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에너지 절감을 당면 과제로 삼고 있는 정부 측 수요다. 지식경제부는 2015년까지 전체 조명의 30%를 LED로 전환한다는 '1530 계획'을 마련하고 관련 업체 지원에 나서고 있다. 문제는 정부가 2년 전에 마련한 LED 표준규격이다. 이 규격은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 조건을 요구하고 있어 금호전기를 비롯한 중소기업에는 오히려 진입 장벽으로 작용한다.
마지막으로 LED조명 시장을 제대로 읽는 마케팅 능력이다. LED조명 시대에는 백열등 시대와는 다른 시장 논리가 펼쳐지기 때문에 과거의 논리가 통하지 않는다. 정대형 IXL 대표는 "일반 소비자를 중심으로 형성됐던 과거 조명 시장과는 달리 LED조명 시장은 의료장비·지능형빌딩·가로수 등 특수 목적에 맞는 조명 시장으로 변모할 것"이라면서 "각 업종에 최적화한 조명 생산 능력, 다른 기업과의 제휴 네트워크를 갖춘 업체가 LED조명 시장의 승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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