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지자체가 '녹색성장'이라며 추진하는 풍력발전단지 건설이 일부 생태환경을 파괴하고 있다고 세계일보 인터넷판이 20일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경북 영양군 ‘맹동산’은 주요 능선에 들어선 18기의 풍력발전기로 인해 숲이 폐허가 됐고, 등산로는 발전기를 건설하기 위한 차량용 도로로 변했다. 이곳은 백두대간의 낙동정맥으로 멸종 위기 식물인 노랑무늬붓꽃과 담비, 날다람쥐 등의 동물 서식처로 알려졌던 곳이다.
하지만 멸종 위기 2급 식물로 분류돼 있는 노랑무늬붓꽃의 주요 서식지인 맹동산 정상부는 반토막이 났고, 지난해 12월부터 본격 가동되고 있는 풍력발전기 주변은 토사로 둘러싸여 여름철 집중호우 시 붕괴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는 상태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풍력발전단지 건설로 인한 생태계 파괴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다. 2006년 추진된 제주도 난산풍력발전단지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 당초 발표했던 사업면적의 3배에 달하는 산지를 훼손했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개발사업 승인시행취소 행정소송을 냈고, 현재 1, 2심에서 주민들이 승소한 상태다. 게다가 풍력발전기가 들어설 곳에 천연기념물 제467호인 수산동굴의 가지굴이 발견돼 사업이 취소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백두대간보존회 김정호 전 정책실장은 “개발업체와 정부 및 지자체의 ‘밀실 담합’에 의해 사업이 결정된다”며 “사업이 시작된 뒤에야 주민들은 개발 사실을 알게 된다”고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