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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형향배(觀形向背)
형세를 보아 향배를 정하라는 뜻으로, 형세를 보아 유리하게 행동하라는 말이다.
觀 : 볼 관(見/18)
形 : 모양 형(彡/4)
向 : 향할 향(口/3)
背 : 등 배(月/5)
(유의어)
관변향배(觀變向背)
출전 : 인조실록(仁祖實錄) 1卷
인조반정(仁祖反正)으로 광해군(光海君)을 축출하고서, 인조 1년 3월 14일(1623년) 왕대비(仁穆大妃) 교서를 내려 중외에 선유하였는데,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하늘이 만백성을 내고 그 중에다 임금을 세운 것은, 대개 인륜을 펴고 기강을 세워 위로는 종묘를 받들고 아래로는 온 백성을 안정시키기 위해서이다.
선조 대왕께서 불행히도 적사(嫡嗣)가 없어 임시방편으로 장유(長幼)의 차례를 어기고 광해로 세자를 삼았었는데, 동궁으로 있을 때 이미 실덕(失德)이 드러나 선묘(宣廟=선조) 말년에 자못 후회하여 마지않았다. 즉위한 처음부터 못하는 짓이 없이 도리를 어겼는데, 우선 그 중 큰 것만을 거론하겠다.
내 비록 부덕하나 천자의 고명(誥命)을 받아 선왕의 배우자가 된 사람으로 일국의 국모가 된 지 여러 해가 되었으니, 선묘의 아들이 된 자는 나를 어미로 삼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광해는 참소하는 간신의 말을 믿고 스스로 시기하여 나의 부모를 형살하고 나의 종족을 어육으로 만들고 품안의 어린 자식을 빼앗아 죽이고 나를 유폐하여 곤욕을 주는 등 인륜의 도리라곤 다시 없었다. 이는 대개 선왕에게 품은 감정을 펴는 것이라 미망인에게야 그 무엇인들 하지 못하랴. 심지어는 형을 해치고 아우를 죽이며 여러 조카를 도륙하고 서모를 쳐 죽였고, 여러 차례 큰 옥사를 일으켜 무고한 사람들을 해쳤다.
그리고 민가 수천 채를 철거하고 두 채의 궁궐을 건축하는 등 토목 공사를 10년 동안 그치지 않았으며,선왕조의 구신들은 하나도 남김없이 다 내쫓고 오직 악행을 조장하며 아첨하는 인아(姻婭=사위집 편의 사돈 및 동서 집 편의 사돈의 총칭. 사위의 아버지인 사돈을 인(姻)이라 하고, 여자 형제의 남편끼리인 동서끼리를 아(婭)라 함)와 부시(婦寺=궁중에서 일을 보는 여자와 환관을 아울러 이르는 말)들만을 높이고 신임하였다. 인사는 뇌물만으로 이루어져서 혼암한 자들이 조정에 차있고, 돈을 실어
날라 벼슬을 사고파는 것이 마치 장사꾼 같았다. 부역이 번다하고 가렴주구는 한이 없어 백성들은 그 학정을 견디지 못하여 도탄에서 울부짖으므로 종묘사직의 위태로움은 마치 가느다란 실끈과 같았다.
이것뿐이 아니다.
我國服事天朝, 二百餘載, 義卽君臣, 恩猶父子。
우리나라가 중국 조정을 섬겨온 것이 2백여 년이라, 의리로는 곧 군신이며 은혜로는 부자와 같다.
壬辰再造之惠, 萬世不可忘也。
그리고 임진년에 재조(再造)해 준 그 은혜는 만세토록 잊을 수 없는 것이다.
先王臨御四十年, 至誠事大, 平生未嘗背西而坐。
선왕께서 40년 동안 재위하시면서 지성으로 섬기어 평생에 서쪽을 등지고 앉지도 않았다.
光海忘恩背德, 罔畏天命, 陰懷二心, (輪款)輸款奴夷, 己未征虜之役, 密敎帥臣, 觀變向背, 卒致全師投虜, 流醜四海 。
광해는 배은망덕하여, 천명을 두려워하지 않고, 속으로 다른 뜻을 품고, 오랑캐에게 성의를 베풀었으며, 기미년 오랑캐를 정벌할 때에는, 은밀히 수신(帥臣; 강홍립)을 시켜, 동태를 보아 행동하게 하여, 끝내 전군이 오랑캐에게 투항함으로써, 추한 소문이 사해에 펼쳐지게 하였다.
중국 사신이 본국에 왔을 때 그를 구속하여 옥에 가두듯이 했을 뿐 아니라 황제가 자주 칙서를 내려도 구원병을 파견할 생각을 하지 않아 예의의 나라인 삼한(三韓)으로 하여금 오랑캐와 금수가 됨을 면치 못하게 하였으니, 그 통분함을 어찌 이루 다 말할 수 있겠는가. 천리를 거역하고 인륜을 무너뜨려 위로는 종묘사직에 득죄하고 아래로는 만백성에게 원한을 맺었다. 죄악이 이에 이르렀으니 그 어떻게 나라를 통치하고 백성에게 군림하면서 조종조의 천위(天位)를 누리고 종묘사직의 신령을 받들겠는가. 그러므로 이에 폐위하고 적당한 데 살게 한다. (...).
광해군은 명나라와 후금 사이에서 절묘한 줄다리기 외교를 펼쳤다. 명나라가 조선에 지원군을 요청하자 신료들은 명나라에 ‘닥치고 충성’을 외쳤다.
광해군은 갖가지 핑계를 댔지만 어쩔 수 없이 파병군을 보내야 했다. 그러나 절묘한 수를 썼다. 총사령관 강홍립에게 밀명을 내렸다. 경거망동하지 말고 사태의 추이를 보고 행동하라(관형향배)는 것이었다.
강홍립은 무려 7개월간이나 행군을 늦췄다. 명나라군은 후금과의 전투에서 추풍낙엽처럼 무너졌다. 강홍립은 광해군의 밀명에 따라 슬쩍 후금군에 항복한다. 후금과 조선의 관계는 악화되지 않았다.
▶️ 觀(볼 관)은 ❶형성문자로 覌(관), 観(관)은 통자(通字), 观(관)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볼 견(見; 보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雚(관)으로 이루어졌다. 자세히 본다는(見) 뜻이 합(合)하여 보다를 뜻한다. 늘어 놓아 보이다, 자랑스럽게 남에게 보이다, 잘 본다는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觀자는 ‘보다’나 ‘보이게 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觀자는 雚(황새 관)자와 見(볼 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雚자는 隹(새 추)자 위에 큰 눈과 눈썹을 그린 것으로 ‘황새’라는 뜻을 갖고 있다. 雚자는 큰 눈과 눈썹이 도드라지는 황새를 잘 표현한 글자이다. 이렇게 황새를 그린 雚자에 見자를 결합한 觀자는 나무 위에 올라가 있는 황새처럼 넓게 ‘보다’라는 뜻이다. 이외에도 觀자에는 ‘용모’나 ‘모양’이라는 뜻이 있는데, 이는 황새의 자태가 의미에 영향을 주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觀(관)은 (1)한자어로 된 어떤 명사 아래에 붙어 체계화된 견해를 뜻하는 말 (2)관괘(觀卦) (3)도교(道敎)의 사원(寺院) 등의 뜻으로 ①보다 ②보이게 하다 ③보게 하다 ④나타내다 ⑤점치다 ⑥모양 ⑦용모(容貌) ⑧생각 ⑨누각(樓閣; 문과 벽이 없이 다락처럼 높이 지은 집) ⑩황새 ⑪괘(卦)의 이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살필 찰(察), 살필 심(審), 조사할 사(査), 검사할 검(檢), 볼 시(視), 볼 감(監), 바라볼 조(眺),보일 시(示), 볼 견(見), 볼 람/남(覽), 볼 열(閱), 나타날 현(顯)이다. 용례로는 다른 지방이나 나라의 명승이나 고적과 풍속 등을 돌아다니며 구경하는 것을 관광(觀光), 자연 현상의 추이를 관측(觀測), 사물을 잘 살펴 봄을 관찰(觀察), 사물을 관찰하거나 고찰할 때 그것을 보거나 생각하는 각도를 관점(觀點), 눈을 감고 마음을 가라 앉히고 깊이 생각하는 일을 관념(觀念), 영화나 연극이나 무용 등의 무대 공연을 구경하는 사람을 관객(觀客), 연극이나 영화 따위를 구경함을 관람(觀覽), 사물을 꿰뚫어 봄을 관철(觀徹), 고요한 마음으로 사물을 관찰하거나 음미함을 관조(觀照), 마음의 본성을 살핌을 관심(觀心), 구경하는 무리를 관중(觀衆), 사람의 상을 보고 재수나 운명을 판단하는 일을 관상(觀相), 인과 불인은 곧 알 수 있다는 말을 관과지인(觀過知仁), 마음을 떠보기 위하여 얼굴빛을 자세히 살펴봄을 관형찰색(觀形察色), 풍속(風俗)을 자세히 살펴 봄을 관풍찰속(觀風察俗) 등에 쓰인다.
▶️ 形(모양 형)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터럭삼(彡; 무늬, 빛깔, 머리, 꾸미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开(견; 같은 높이의 두 개의 물건, 형)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생김새가 뚜렷이 보인다는 뜻이 합(合)하여 형상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形자는 '모양'이나 '형상'을 뜻하는 글자이다. 形자는 幵(평평할 견)자와 彡(터럭 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幵자는 두 개의 干(방패 간)자를 겹쳐 그린 것으로 '평평하다'라는 뜻이 있다. 이렇게 '평평하다'라는 뜻을 가진 幵자에 彡자를 더한 形자는 '둘은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다'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그래서 形(형)은 (1)형상(形狀) (2)활용형(活用形) 등의 뜻으로 ①모양, 꼴 ②형상(形狀) ③얼굴 ④몸, 육체(肉體) ⑤그릇 ⑥형세(形勢), 세력(勢力) ⑦모범(模範) ⑧이치(理致), 도리(道理) ⑨거푸집 ⑩형상하다(形象), 형상을 이루다 ⑪나타나다, 드러나다 ⑫나타내다, 드러내 보이다 ⑬바르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모양 상(像), 모양 자(姿), 모습 태(態), 모양 양(樣), 모양 모(貌), 코끼리 상(象),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그림자 영(影)이다. 용례로는 일이 되어 가는 모양이나 경로 또는 결과를 형편(形便), 사물의 생김새를 형태(形態), 겉으로 드러나는 격식을 형식(形式), 어떠한 꼴을 이룸 또는 어떠한 꼴로 이루어짐을 형성(形成), 사물의 형편과 세력을 형세(形勢), 물건의 생김새나 상태를 형상(形狀), 어떤 일이 벌어진 그때의 형편이나 판국을 형국(形局), 생긴 꼴로 사물의 어떠함을 말이나 글 또는 시늉을 통하여 드러냄을 형용(形容), 물건의 모양과 그 바탕인 몸을 형체(形體), 생긴 모양이나 얼굴 모양을 형모(形貌), 생긴 형상과 빛깔을 형색(形色), 사물의 생긴 모양이나 상태를 형상(形相), 모양이나 형식 따위가 달라짐을 변형(變形), 물건의 큰 형체를 대형(大形), 물건의 작은 형체를 소형(小形), 활자를 부어 만드는 원형을 자형(字形), 그림의 형상을 도형(圖形), 심정이 밖에 드러난 형편을 정형(情形), 땅의 생긴 형상이나 형세를 지형(地形), 형상이나 형체가 없음을 무형(無形), 형체가 있음 또는 육체를 가진 것을 유형(有形), 사물의 형상을 본뜸을 상형(象形), 외과적 수단으로 형체를 고치거나 만드는 것을 성형(成形), 변하기 전의 본디의 모양을 원형(原形), 형체를 이루어 만듦을 조형(造形), 겉으로 드러난 형상을 외형(外形), 형체를 초월한 영역에 관한 과학이라는 뜻으로 철학을 일컫는 말을 형이상학(形而上學), 모양이나 종류가 다른 가지 각색의 것을 이르는 말을 형형색색(形形色色), 자기의 몸과 그림자가 서로 불쌍히 여긴다는 뜻으로 몹시 외로움을 일컫는 말을 형영상조(形影相弔), 용모가 여위고 쇠약해짐을 이르는 말을 형용고고(形容枯槀), 지세가 좋아서 승리하기에 마땅한 자리에 있는 나라를 이르는 말을 형승지국(形勝之國), 경치가 매우 아름다운 땅을 이르는 말을 형승지지(形勝之地), 행동의 자유를 구속함을 이르는 말을 형격세금(形格勢禁), 아무 데도 의지할 곳 없는 몹시 외로움을 이르는 말을 형단영척(形單影隻), 몸 형상이 단정하고 깨끗하면 마음도 바르며 또 겉으로도 나타남을 이르는 말을 형단표정(形端表正) 등에 쓰인다.
▶️ 向(향할 향, 성씨 상)은 ❶회의문자로 嚮(향)의 간자(簡字), 曏(향)과 통자(通字)이다. 갓머리(宀; 집, 집 안)部는 건물(建物), 口(구)는 창문이 있는 모양으로, 북쪽의 창문이나, 바람이 들어오는 방향을 이르는 말이다. 또 음(音)이 같은 鄕(향)과 결부되어 향하다의 뜻을 나타낸다. ❷상형문자로 向자는 ‘향하다’나 ‘나아가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向자의 갑골문을 보면 집과 창문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창문’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向자의 본래 의미는 ‘창문’이었다. 창문은 보통 어느 방향에 자리 잡고 있을까? 아마도 대부분은 북쪽일 것이다. 왜냐하면, 집의 방향이 남향으로 정착된 이후부터 대문은 남쪽으로 지어졌고 창문은 북쪽을 향하게끔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向자의 본래 의미는 ‘북쪽을 향해있는 창문’이었다. 그러나 후에 ‘북쪽’이라는 뜻은 사라지고 단순히 방향만을 뜻하게 되어 ‘향하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向(향, 상)은 묏자리나 집터 따위의 자리잡은 위치(位置)의 앞면. 방향좌(方向坐)의 뜻으로 ①향(向)하다 ②나아가다 ③길잡다 ④바라보다 ⑤대(對)하다 ⑥대접(待接)을 받다 ⑦누리다 ⑧권(勸)하다 ⑨흠향(歆饗)하다 ⑩메아리치다 ⑪제사(祭祀)를 지내다 ⑫방향(方向) ⑬북향(北向)한 창(窓) ⑭메아리 ⑮지난 번, 그리고 ⓐ성(姓)의 하나(상) ⓑ땅의 이름(상) ⓒ나라의 이름(상)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위나 앞을 향해 발전함을 향상(向上), 뒤미처 그 뒤에 곧 잇따라 오는 때나 자리를 향후(向後), 요전의 그때나 저번 때 또는 햇볕을 마주 봄을 향일(向日), 지난번이나 얼마전을 향전(向前), 좇음과 등짐을 향배(向背), 향하여 나가는 곳을 향방(向方), 마음을 기울임 또는 마음을 씀을 향의(向意), 쏠리는 마음으로 마음을 기울임을 향념(向念), 향하여 가는 길을 향로(向路), 목적지를 향하여 출발함을 향발(向發), 향하여 절함을 향배(向拜), 기체나 액체가 서로 반대 방향으로 흐르는 것을 향류(向流), 더운 쪽으로 향함이라는 뜻으로 차차 더워짐을 이르는 말을 향서(向暑), 어떤 곳을 향한 쪽 또는 어떤 움직임이나 현상이나 뜻하는 바가 나아가는 목표가 되는 쪽을 방향(方向), 마음의 움직임으로 개인이나 집단의 심리나 행동이 움직이는 방향을 동향(動向), 마음이나 형세가 어느 한쪽으로 향하여 기울어짐을 경향(傾向), 한 쪽으로 치우침을 편향(偏向), 지정해 그 쪽으로 향하게 함 또는 그 방향을 지향(指向), 뜻이 쏠리는 방향을 지향(志向), 하고 싶은 마음이 쏠리는 방향을 취향(趣向), 성질 상의 경향을 성향(性向), 아래쪽으로부터 위쪽으로 향함 또는 그 쪽을 상향(上向), 위에서 아래로 향함을 하향(下向), 바람이 부는 방향을 풍향(風向), 방향을 바꿈을 전향(轉向), 안쪽으로 향함을 내향(內向), 좇는 것과 등지는 것이라는 뜻으로 어떤 일이 되어 가는 추세나 어떤 일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를 이르는 말을 배향(背向), 그 자리에 모인 많은 사람들이 다 즐거워하나 자기만은 구석을 향하여 한탄한다는 뜻으로 좋은 때를 만나지 못하여 한탄하는 말을 향우지탄(向隅之歎), 볕을 받은 꽃나무라는 뜻으로 높게 잘 될 사람을 비유하는 말을 향양화목(向陽花木), 권세와 이욕을 붙좇는 소인을 꾸짖어 이르는 말을 향화걸아(向火乞兒), 어디가 어디인지 방향을 분간하지 못한다는 말을 향방부지(向方不知), 쏠리어 우러르는 마음이라는 말을 향앙지심(向仰之心), 남을 대하여 마주 보며 이야기 한다는 말을 향인설화(向人說話) 등에 쓰인다.
▶️ 背(등 배/배반할 배)는 ❶형성문자로 揹(배)는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육달월(月=肉; 살, 몸)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北(배)는 사람이 등을 맞댄 모양으로 등지다, 적에 져서 달아나다, 月(월)은 몸에 관계가 있다. ❷회의문자로 背자는 ‘등’이나 ‘뒤’, ‘등지다’, ‘배반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背자는 北(북녘 북)자와 ⺼(육달 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北자는 두 사람이 등을 서로 맞대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갑골문과 금문에서는 北자가 ‘등 뒤’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가옥의 형태가 남향으로 정착된 이후 北자는 남쪽의 반대 방향인 ‘북쪽’을 뜻하게 되었다. 그래서 소전에서는 여기에 ⺼자를 더한 背자가 ‘등 뒤’라는 뜻을 대신하게 되었다. 그래서 背(배)는 사람의 등, 등지다의 뜻으로 ①등(사람이나 동물의 몸통에서 가슴과 배의 반대쪽 부분) ②뒤 ③집의 북쪽 ④간괘(艮卦: 8괘의 하나) ⑤배자(褙子: 부녀자들이 저고리 위에 덧입는 옷) ⑥햇무리(해의 둘레에 둥글게 나타나는 빛깔이 있는 테두리) ⑦등지다, 등 뒤에 두다 ⑧배반하다 ⑨물러나다 ⑩달아나다 ⑪죽다 ⑫외우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가슴 흉(胸), 배 복(腹)이다. 용례로는 뒤의 경치로 무대의 뒤쪽에 그리거나 꾸며놓은 장치를 배경(背景), 반대로 되어 어긋남을 배치(背馳), 신의를 등지고 저버림을 배반(背反), 은혜를 저버림을 배은(背恩), 신의를 저버림을 배신(背信), 등 뒤로 어떤 일에 겉으로 드러나지 아니하는 뒤편을 배후(背後), 위를 향해 반듯이 누워서 치는 헤엄을 배영(背泳), 몸체의 등이나 면의 뒤쪽을 배부(背部), 임무를 저버림이나 임무의 본뜻에 어긋남을 배임(背任), 어그러진 인륜을 배륜(背倫), 댐이나 물문으로 막았을 때에 그 상류 쪽에 불어 있는 물을 배수(背水), 이치에 맞지 아니함을 배리(背理), 저버리려는 마음을 배심(背心), 땅의 일부분을 팔아 넘길 때 그 사유를 땅문서 뒤에 써넣는 일을 배탈(背脫), 약속한 바를 어김을 위배(違背), 사이가 벌어져 서로 배반함을 이배(離背), 좇음과 등짐을 향배(向背), 배와 등으로 앞과 뒤를 복배(腹背), 어버이를 여윔을 견배(見背), 종이 뒷면을 지배(紙背), 사리에 어그러져 등짐을 괴배(乖背), 등지고 저버림을 반배(反背), 산등성이의 뒤 쪽을 산배(山背), 등에 땀을 흘림을 한배(汗背), 물을 등지고 진을 친다는 뜻으로 물러설 곳이 없으니 목숨을 걸고 싸울 수밖에 없는 지경을 이르는 말을 배수지진(背水之陣), 남에게 입은 은덕을 잊고 배반함을 배은망덕(背恩忘德), 어둠을 등지고 밝은 데로 나아간다는 뜻으로 잘못된 길을 버리고 바른 길로 돌아감을 배암투명(背暗投明), 땀이 흘러 등을 적시다는 뜻으로 극도로 두려워 하거나 부끄러워 하는 모습을 비유하는 말을 한류협배(汗流浹背)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