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어느 카페에서 나는 그녀를 맨처음에 사진으로 보았다
안경끼고 마른 스타일인데 카메라에 커다란 대포달고 경치 좋은 곳을 찾아 다니면서 작품사진을
찍어서 카페 사진방에다 올리는데 문외한인 내가 보기엔 엄청 사진이 멋지다
그녀가 쓴 어느 글에서는 보니까..자전거를 타고 먼거리까지 갔다오기로 해서 출발했는데 가다보니
폭우와 천둥, 벙개가 치더란다 포기할까? 갈까? 망설이다가 에이~~ 설마 죽겠나? 하고 죽을동 살동 갔는데
너무너무 무섭더라고..근데 막상 목표를 달성하니까 뿌듯하더라고 썼었다
그글을 보면서 흠~~ 여자가 쫌 무식하네? 완전 내하고 같은 꽈네? 하면서 나를 떠올렸다
마스트정신이랄까? 나도 산을 탐에 있어서 어떤 거리 목표를 설정하면 기여코 달성해야 마음이 편하다
중도 포기하고 집에 오면 마치 내가 큰 패배자가 된듯해서 정말 기분이 꿀꿀했었다
산을 타다보면 엄홍길 같은 사람도 그날 몸 컨디션에 따라서 정상을 코앞에다 두고도 포기하고 돌아선다지 않던가?
산이 어데가나? 담에 좋은 컨디션으로 와서 다시 타면 되지..
결국 나는 그런 되도 안한 정신? 오기? 때문에 다리를 혹사시켜 조기에 마운틴 아웃되었다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서..어느 더운 여름날 그 카페 벙개모임에 참석했다
부산 범냇골 어느 횟집이었는데 아는 사람들도 있고 생전 처음 보는 사람들도 있고..술을 마시다보니 그녀가 보인다
나는 방가운 마음으로 곁에 가서 내딴엔 아는척 한다꼬
안녕하세요? 아~~~ 이분 진짜 무식하더라!! 했다
내꽈니까 천둥 벙개 치던 날 자전거 탄 스토리 이야기하려한거다
우와~~ 나는 살다가 살다가 그래 성격 드러운 여자는 첨 봤다
...뭐꼬? 이 남자? 어디서 날아와가지고 누구보고 무식하다하노? 에이~ 씨바 오늘 진짜 재수 드럽게 없네?
당신은 얼마나 똑똑하고 고상해서 처음보는 누구보고 무식하다하노?
헐헐헐~~~~ 주변 사람들도 다 경직되고 나는 너무 무안하고 어이가 없고 기가 찬다
...아니~~ 그게 아니고 내말은..
...씨끄러워요!! 듣기 싫으니까 말걸지 말아욧!!
도저히 변명할 기회조차도 안주니 속은 깝깝하지만 그렇다고 여자랑 치고박고 싸우겠나 우짜겠노?
진짜 내만 바보되어 뻥~~ 쪘다
그녀가 성내면서 화장실에 가는지 밖으로 나가고 난뒤 내가 주변 사람들에게 나는 이렇고 저래서 방가워서 아는체
하려 했는데 저래 불같은 성을 낸다 했더니
나보고 참아라 쟤가 쫌 성깔이 있다 저번에도 어떤 남자가 별일도 아닌데 쟤한테 온통 당했다 한다
그렇게 그녀랑 헤어졌다
나는 그 카페 모임을 전혀 안 간다 가장 큰 이유는 내가 부산에 안 살기 때문이다
그 카페는 벙개모임도 자주하고 등산, 도보도 간혹한다 사진동호회에선 자주 출사를 나가서 작품사진들을 찍어서 올린다
그녀는 사진방의 열혈 여전사로 활동하고 있더라 사람은 사람이고 사진은 사진이니 나는 그녀의 좋은 사진을
자주 감상한다
어제 그 카페에 치과의사인 4살 많은 형님이 딸이 치의전 졸업하고 의사국가고시 합격했다고
축하벙개를 때렸다 내가 전혀 모임엘 안 가니 그 형님이 내가 가장 오기 쉬운 곳으로 장소를 정했고
자기는 술을 안 마시고 집은 마산이고 병원은 부산 동래인고로 벙개마치고 집까지 자기차로 데려다줄테니 꼭 오라는거다
너무 황송해서 차마 거절을 못하고 직행버스타고 지하철타고 남포동역에 내려서 남포동 광복동길을 기웃기웃~~거리다가
부평동 모임장소엘 갔었다
양고기집이었는데 온 순서대로 앉다보니 헐~~~ 내가 그녀랑 마주보고 앉게 되었다
2년만에 보니 더 마르고 안경낀 얼굴이 날카롭다..불편하다 어색하다 뻘쭘하다 그러나 나는 남자아니등가?
...정명님이시죠? 오랫만입니다 사진작품 잘 감상하고 있어요
저번엔 제가 너무 미안했어요!!
하니 그녀도 베시시~~ 웃으면서 아 네네~~한다
술이 몇순배돌고 내가 그랬다..그날 저는요 그 비오던 날 낙동강길 자전거탄 이야기 하려면서 참 대단하다!! 하려 했어요
말도 다하기 전에 그녀가 또 다다다다~~ 퍼붓는다
...그래도 처음보는 여자한테 그렇게 매너없이 이야기하면 안대요!! 평소에 저 알았어요? 첫마디가 무식하다가 뭡니까?
서로 공손하게 인사하고 술 몇잔마시다가 이야기중에 무식하니 어쩌니 하면 이해가 돼요 그게 뭡니까?
이야기하다보니 또 열받네? 됐어요 사과하니 받을께요!!
하면서 술잔들고 따른 자리로 확~~ 가버린다
와~~~ 진짜 강적이다!! 조심하자!! 싶어서 그냥 웃으니 사근사근~~한 여자후배가 그런다
,...오빠야~~ 그냥 말접어라 저 언니 못이긴다 다들 그래 알고 이해하고 대한다 본래 성격이 그렇다
나는 속으로 그랬다..니가 오늘 내 인생의 선생님이다 극히 친한 사람에게 아니고는 정겹게 던지는 멘트 한마디도
진짜 조심해야겠구나를 알게 해주고 세상에는 내보다 흠씬 성격 급하고 드러운 사람도 많다는걸 일깨워주는구나!!
그 구이집과 2차로 간 노래방에서도 마주칠 때마다 내가 웃으면서 대하니 그녀도 뒤판에는 농담도 하고 그런다
알고보니 나보다 나이 한살 적다는 그녀는 성격도 불같고 술도 잘마시고 농담도 잘하고 인정머리도 있는
총체적으로 드세고 재미난 여자였다
나는 그렁거 잘 못참는데..어제도 다시 한판 붙을 소지도 있었는데..참고 이해하고 낮은 자세로 대하니
그녀도 뒷판엔 내게 좋은 사람이었다
사람을 만나니 이런 배움도 갖지
혼자서 문닫고 사니 점점 아집도 세지고 오만과 편견 대마왕에 나밖에 모르는 자존심만 팽배한 잉간이 되는거 같다
좋은 기분으로 선배차를 타고 와서 늦은밤 감자탕 한그릇 대접하고 헤어졌다
내일은 밀양에서 고교동창생 한늠을 만나서 부산으로 병문안 갑니다
아마도 마지막 만남이 될 것 같습니다
마음이 찹착하네요
하루하루를 소중히 여기면서 행복하게 잘삽시다..
첫댓글 재밌네요 사람끼리 만남에흔한실수담 ㅋㅋ 더센뇨자들 꼭있지요
ㅋㅋ 그녀는 무서웠어요 꼬리내리니까 저절로 입에서 깨갱~~ 소리가 나오더군요 ^^
첫 마디를 잘 못 꺼내셨군요.
저라도 그 말에는 깜짝 놀랐을 것 같아요.
이분 무식하더라
ㅎ~
건강할 때 건강 지키라는 말
알면서도 잘 안되는 그 말,..그래도 지키시기 바랍니다.
근데 서울사람들은 그렇게 느낄 수 있지만 같은 경상도끼리는 억양에서 아~~ 이이가 나에게 나쁜 감정으로
말을 하구나 좋은 감정으로 말을 하구나 다 느끼거등요 ^^ 살다가 그렇게 당해보기도 힘든데 완전 깨졌어요 ^^
사진에서 꼼꼼히 살펴보는 모습이 더 진솔하지 않습니까?
잘 꽤 보면 성질까지 보이니까요,ㅎ
모임때나 만나 때로는 드세고 화통한것도 참 좋지 않나요?
주안상이 있으니 더욱...ㅎ
맞습니다 세게 생긴 그녀도 알고 보니 정많고 재밌고 외로운 여자였어요 재주도 많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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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여자분하고 공식적으로 다투면..지만 쪼다되잖아요? ㅋㅋ
나동선님 잘참으시고 지혜롭게 잘하셔네요,
가끔 모임 가보면 한승질 하는분들 보면
나이가 먹어서 는 칭구들이 없어서
안스럽 울 때가 더러 있어요,~
요즘은 모임가서 그냥 웃고 맛있는 음식먹고 술은 조금만 마시고
가급적 막차 안 놓치고 컴백합니다 목구멍까지 소주 들이키고 찜질방에서 자고오던
과거는 흘러가버렸네요 ^^
글 읽으면서 님의 소싯적 승질머리나와서
여자랑 한판떴다는줄알고 긴장했어요 ㅋㅋ
그래요 참고 이해하고 그러면 상대도
좋은사람되는데 꼭 그런건아니더라구요
지잘나서 숙이는줄알고 더 뻣뻣한사람도
있거든요 ㅎ
요즘은 시시비비에 안 휩싸입니다 그럴 열정이 없어졌어요
누군가가 방방~~ 뜨면 뉘집 개야 짖거라 합니다 ^^
예전엔 술마시다가 시비소란죄로 파출소 많이 끌려갔었어요 한썽깔했거등요 ㅋㅋ
콜라 한 잔이 생각나는 날입니다
콜라는 통닭 햄버그 피자 먹을 때 얼음 띄워 먹으면 죽음이죠 ^^ 그외에는 안 마십니다
가까이 계시면 한잔 부어드리고 싶어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