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악한 생각을 물리치자(思無邪)
“흰 것을 희다고 한 것은 참이고 휜 것을 검다고 한 것은 거짓이다. 그 참과 거짓은 어린 아이도 즉시 알 수 있으나 소경은 알 수 없으니 가리운 바가 있어 현혹된 것이다. 어진 이를 간사하다고 하고 간사한 사람을 어질다고 하는 것도 거짓이니, 심하면 왕망(王莽)이 주공(周公)인양 위장하자 왕망의 거짓된 덕을 칭송하는 자가 날마다 나온다. 거짓으로 일을 이룬 자가 또한 남을 거짓으로 모함하기 때문에 이고(李固)·두교(杜喬)는 참으로 곧은 신하였는데도 반역으로 덮어씌워 죽였다. 정이천[정이(程頤)]과 주고정[주희(朱熹)]은 참으로 큰 어진 사람인데 가장된 학문으로 몰았으니 이는 참으로 무슨 심보인가?” <상촌 신흠 선생, ‘핵위편(覈僞篇)’에서>.
이런 세상의 모든 악한 일들은 사사로운 탐욕에 휩싸인 인간의 거짓되고 사악한 마음에서부터 일어나는 것이다. 모든 사악한 생각을 물리쳐라(思無邪)! 이에 대해 공자는 말하기를 ‘시경(詩經)’ 삼 백편의 뜻을 한마디로 줄여 말하면 ‘사무사(思無邪)’라고 하면서 모든 사악한 생각을 물리치는 것이 인생의 성공을 위하여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한 바 있다. 마음의 생각이 모든 행동을 지배하고 행동에 따라 인생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마음을 바르게 닦는 일 나아가 모든 탐욕을 물리치는 일이야 말로 세상을 바르게 정화하는 근본이 아닐 수 없다. 모든 사람이 마음을 수양(修養)하고 탐심(貪心)을 극복하도록 서로 노력하자. 이는 세상을 정화할 뿐 아니라 본인 각자에게도 진정한 축복과 행복을 가져다주는 유일한 길이다.
마음을 수양하는데 대해 백강 이경여 선생은 신독(愼獨) 혹은 근독(謹獨) 즉 ‘홀로 있을 때라도 마음가짐과 행동이 도리(道理)에 어그러짐이 없어야 할 것’을 가장 소중한 덕목으로 보아 말하기를 「인(仁)을 숙련하는 공부가 어찌 일조일석에 되는 것이겠습니까. 정자(程子)는 말하기를 “천덕(天德)·왕도(王道)는 그 요체가 홀로 있을 때에 삼가는데 있을 뿐이다(程子以爲: 天德 王道, 其要只在槿獨)”고 하였습니다. 홀로 있을 때를 삼가지 않아서 유암(幽暗)하고 은미(隱微)한 데에 문득 간단(間斷)되는 곳이 있다면 어떻게 날로 고명(高明)한데에 오르겠습니까<효종4년 1653년 7월20일 백강 이경여 상공 ‘재변(災變)극복을 위한 상차문(上箚文)’에서>’」라고 하였다.
목수가 재목을 곧게 다듬고, 궁사(弓師)가 화살을 바르게 펴며, 농부가 물고랑을 팔 때 곧게 내서 물을 순조롭게 흐르도록 하듯이 현명한 사람은 신독하고 마음을 수양함으로 세상의 탐욕과 거짓과 어리석음 같은 악들을 극복하고 언제나 마음이 올바르고 진실하게 작동하도록 한다. 이런 현명한 사람은 또한 큰 바위가 흔들리지 않듯이 뭇사람들의 비방(誹謗)과 칭찬에 마음이 움직이지 않으며 항상 마음의 중심이 진리의 말씀 안에 반듯하게 놓여 있다.
“복 있는 사람은 악인들의 꾀를 따르지 아니하며 죄인들의 길에 서지 아니하며 오만한 자들의 자리에 앉지 아니하고 오직 하나님의 율법을 즐거워하여 그의 율법을 주야로 묵상하는도다 그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가 철을 따라 열매를 맺으며 그 잎사귀가 마르지 아니함 같으니 그가 하는 모든 일이 다 형통하리로다 악인들은 그렇지 아니함이여 오직 바람에 나는 겨와 같도다”(시편 1-4절). 오늘날 무너져 내리고 있는 우리 대한민국이 모든 사악함을 극복하고 번영의 길로 나아가려면 모든 국민이 사악한 생각을 물리칠 수 있도록 전국적인 정신문화의 개혁운동이 절실한 것이다.
이 가장 소중한 정신문화개혁에 대통령조차 손을 놓고 있으니 이제는 양식 있는 국민들이 나서야만 한다. 자유·정의·진리의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 건국정신, 선진사회에서 입증된 정직·정성·박애의 청교도정신, 우리민족의 자긍심이요 정체성인 애민·공경·과학의 세종대왕정신을 바탕으로 모든 국민의 모든 정신문화활동을 그 뿌리부터 말단의 실천까지 새롭게 하여 개혁해 나가자! 그 길만이 만 가지 어려움을 극복하고 다시 살아날 수 있는 길이다.
2024. 3.24. 素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