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4차 뉴타운 후보지로 거론된 지역의 부동산 시장이 요즘 조용하다.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이 ‘뉴타운 추가지정 보류’ 방침을 거듭 강조한 후 매수 심리가 크게 얼어붙었다.
일부 후보지의 지분(새 아파트 입주권을 받을 수 있는 권리)값이 크게 급등한 것도 매수세가 붙지 않는 원인이다. 지분을 사는 것보다 주변에 새로 지어진 아파트를 사는 게 더 유리할 정도로 지분값에 거품이 끼어 있는 곳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용산구 서계동의 경우 지분 호가가 3.3㎡당 5000만원 안팎이다. 하지만 이 가격에 선뜻 사겠다는 매수세는 드물다. 투자 가치가 불투명해서다.
"지분값 너무 올랐다"…투자 매력 '뚝'
서계동 지분 33㎡를 3.3㎡당 5000만원을 주고 5억원에 산다고 가정해 보자. 현 시점에서 이 지분의 예상 감정평가액은 1억3000만원 정도. 재개발 후 남는 이익금을 조합원들에게 배분하는 비례율을 넉넉하게 120%로 잡더라도 지분에 대한 총 권리가액은 1억5600만원이다.
새로 지을 아파트 109㎡형의 조합원 분양가를 5억5000만원으로 잡을 경우 조합원들은 조합원 분양가와 권리가액의 차액인 4억원 가량을 추가 분담금으로 내야 한다. 결국 입주 때까지 들어갈 이자 등의 금융비용을 제외하더라도 9억원은 내야 109㎡형 새 아파트 집주인이 된다는 계산이다.
3.3㎡당 투자금액으로 따지면 2727만원으로 같은 용산구 내에서 서계동보다 입지 여건이 좋은 곳으로 평가받는 한강로 용산파크자이 주상복합과 비교할 때 투자 매력은 더욱 떨어진다. 용산파크자이 125㎡형의 경우 현 시세가 10억3750만~11억5000만원으로 3.3㎡당으로 따지면 2730만~3026만원이다.
4차 뉴타운 후보지로 거론되면서 대선 전후 지분값이 급등했던 도봉구 창동 일대도 요즘은 썰렁하다. 33㎡ 안팎 다세대주택 지분값이 지난해 12월 3.3㎡당 1800만원 선에서 지금은 3.3㎡당 2200만~2300만원 호가한다.
하지만 매수세가 전혀 따라붙지 않는다. 말 그대로 호가일 뿐이다. 창동 이화공인 김영정 사장은 “단기간에 지분값이 워낙 크게 뛰어 지금은 대기 매수세들이 쳐다 보지도 않는다”며 “4차 뉴타운 얘기가 한창 나오던 4ㆍ9 총선 전에도 호가만 올랐지 거래는 거의 안 됐다”고 말했다.
강서구 화곡동 일대도 상황은 비슷하다. 19㎡ 안팍 지분값이 3.3㎡당 2500만원, 33㎡ 안팎 지분값이 3.3㎡당 1800만~2300만 선으로 연초보다 3.3㎡당 200만~300만원 가량 올랐다. 화곡투자운영공인 이해용 사장은 “연초 이사철과 총선 때 실수요자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면서 몸값이 뛰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지역 역시 거래는 뜸하다. 화곡공인 관계자는 “당분간 추가로 뉴타운이 지정되지는 않을 것이란 오시장 발언에다 계절적 비수기까지 겹쳐 투자자들의 발길이 뜸하다”고 전했다.
지난해 가을 이후 4차 뉴타운 지정 기대감으로 지분 거래 시장이 뜨겁게 달궈진 마포구 망원동 일대도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23㎡ 안팎 지분값이 3.3㎡당 2500만~3200만원을 호가한다. 뉴타운 외 상암DMCㆍ합정균촉지구ㆍ한강변 개발 등 호재가 많아 지분값이 떨어지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매기가 끊기는 등 관망 장세다. 망원동 스마일공인 방용주 사장은 “관심을 보였던 일부 대기 매수세들이 집값이 단기간내 너무 올랐다며 발길을 돌리기도 한다”고 전했다.
자료원:중앙일보 2008. 5.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