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후 영국 조야에서 ‘영·미 관계가 예전 같지 않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영국을 방문 중인 바이든 대통령의 ‘결례’ 논란이 불거졌다.
찰스 3세 영국 국왕과 만난 자리에서 국왕의 등을 두드린 행위가 왕실 의전에 맞지 않는다는 것인데, 일단 왕실 측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장면을 두고 ‘미국 대통령이 영국 왕실 의전을 어겼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왕실은 재빨리 진화에 나섰다.
왕실의 한 소식통은 “국왕은 바이든 대통령의 행동에 전적으로 편안함을 느꼈다(entirely comfortable)”며 “정상들 개인과 개인, 또 국가로서 미국과 영국 간의 따뜻함 그리고 애정을 상징하는 멋진 장면이었다”고 밝혔다.
의장대를 사열하는 동안 바이든 대통령이 앞에 서서 걸어가고 찰스 3세는 뒤따르는 모양새가 된 것을 두고서도 말이 나왔다. 나이만 놓고 보면 바이든 대통령은 80세, 찰스 3세는 74세로 바이든 대통령이 연장자다.
영국 왕실은 이에 대해서도 “의전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영국에선 ‘영·미 관계가 나빠졌다’는 인식이 확산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과거 영국의 식민지였던 아일랜드 이민의 후손이란 점이 영국인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영국의 브렉시트, 즉 유럽연합(EU) 탈퇴 후 영국령 북아일랜드의 법적 지위를 놓고 영국과 EU 간에 갈등이 심화했을 때 바이든 대통령은 전적으로 EU 편에 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2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서거 후 그 국장(國葬)에는 직접 갔지만, 올해 열린 찰스 3세 새 국왕의 대관식에는 불참했다.
최근 영국은 자국의 벤 월리스 국방장관을 차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 후보로 강력히 천거했으나 바이든 대통령은 이를 외면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도 영국 조야에서 확산하는 ‘미국의 영국 홀대론’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이날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가진 정상회담 후 바이든 대통령은 “미·영 관계는 바위처럼 단단하다(rock solid)”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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