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살아가는 세상에는 권력 집행에 따라 구조적으로 부패가 내재되어 있다고 한다. 그러한 부패를 막기 위하여 지금까지 수많은 국가들이 반부패 사회 구축을 위해 노력하여 왔고 먼 옛날 우리나라 조선시대에는 청백리라고하여 청렴한 공직자를 칭송하였다.
기존의 공직사회는 부패가 만연한 사회라는 국민들의 인식이 많았지만 요즘 들어서는 많이 깨끗해졌다는 소리를 듣는다. 우리는 지난정권에서부터 반부패에 대한 여러가지 노력으로 우리나라의 국가청렴도가 하위권에서 중위권으로 올라선 것이다.
수 많은 공무원들이 공직사회를 처음 시작하면서 깨끗한 공무원이 되기를 결심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나이가 들다 보면 어느새 변한 자기자신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소위 “초심으로 돌아가라”라는 말이 생각나는 때다.
우리는 그러한 초심으로 돌아가 퇴직 시 깨끗한 공무원인 청백리가 되기 위하여 노력해야 하며, 그러하기 위하여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해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에 관하여 간단한 일화를 하나 소개하고자 한다
「 조선시대 대표 청백리의 한사람인 금남(錦南) 최부(1454~1504)와 지지당(知止堂) 송흠(1459-1547)의 일화이다.
최부는 조선왕조 초기 전라도 나주에서 태어나 처가 고을인 해남에서 생활하면서 많은 제자들을 길러낸 뛰어난 학자이자, 문과에 급제하여 상당한 지위의 벼슬살이도 했던 관료 중의 한 사람으로 그는 서거정 등과 함께 『동국통감』을 편찬하고 『동국여지승람』도 공편했던 학자였다. 중국에서 돌아온 뒤에도 예문관 응교, 홍문관 교리, 사간원 사간 등의 벼슬을 지냈으나 연산군의 패정을 통박하고 공경대부들의 비행까지 거침없이 꾸짖었던 이유로 무오사화에 연루되어 저 함경도의 단천(端川)으로 귀양 가고 유배지에서 갑자사화를 맞아 해배되지 못하고 51세를 일기로 끝내 세상을 떠난 강직하고 청렴한 벼슬아치였었다.
송흠은 신평 송씨로 전라도 영광(지금의 장성군 삼계면)에서 태어나 22세에 진사과에 급제하고 34세에 문과에 급제하여 승문원에서 벼슬을 시작했으나 연산군 학정에 못 이겨 벼슬을 버리고 낙향하여 후학들이나 가르치는데 전념하였으며. 기묘사화 때의 명현이던 학포 양팽손이나 면암정 송순 등이 바로 그때 송흠에게 배운 제자였다. 중종반정이후 벼슬길이 다시 열려 보성 순천 여산 등 전라도의 여러 수령을 역임하고, 나주 광주 등의 목사나 부사도 지냈으며 담양부사 전라감사 한성부좌윤 이조와 병조의 판서에 오르고 우참찬과 관중추부사 등의 고관대작을 역임하기도 했다. 같은 전라도의 이웃 고을 출신으로 같은 조정에서 벼슬했기에 최부와 송흠은 서로 가까이 지낸 사이였다.
나이야 5세의 차이이지만 최부는 29세에, 송흠은 34세에 문과에 급제하여 벼슬의 시작은 10년 가까운 차이로 최부가 대선배의 위치에 있었다. 송흠이 벼슬살이 초년에 말을 타고 서울에서 고향으로 부모님을 뵈러왔었다. 마침 이웃 고을에 최부가 귀향해 있음을 안 송흠이 선배를 찾아 말을 타고 갔었다. 고향 선후배의 정을 나누려는 뜻이었다고 한다. 후배 송흠을 반갑게 맞이한 최부는 송흠에게 물었다고 한다. 서울에서 고향까지는 어떤 말을 타고 왔느냐고. 그랬더니 송흠은 나라에서 휴가차 오는 관리에게 내주는 말을 타고 왔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자기 집에서 최부의 집까지는 어떤 말을 타고 왔느냐고 묻자, 같은 말을 타고 왔노라고 답했다. 그러자 최부는 와락 화를 내면서, 공무로 타고 왔으니 서울에서 고향까지는 괜찮으나, 고향집에서 자기집까지는 사무(私務)로 온 일인데 왜 나라의 말을 타고 왔느냐고 꾸짖으며 상경하면 나라에 고발하여 처벌받게 하겠노라고 했다는 것이다. 최부는 상경하여 고향 후배에 대한 정도 잊고 끝내 나라에 고발하여 송흠은 처벌을 받았지만, 송흠은 그 때의 충고가 거울이 되어 공사(公私)를 명확하게 구별하는 철저한 청백리가 되어 청백리의 대표적 인물로 후세에 이름을 날리게 되었다는 것이다.」
보통 우리나라 사람은 정이라는 것으로 인해 서로 조금씩 봐주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최부는 공과사를 엄격히 구분하여 송흠을 나라에 고발하였고, 송흠은 그러한 사실에 대해 원망이나 불만 없이 최부의 꾸지람을 마음속의 거울로 삼고 생활하여 세상에 이름 높은 청백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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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에서는 반부패 추진을 위하여 2008년 Green&Clean 캠페인을 추진하고, 매 분기별로 청렴공직자를 선정하여 포상하고 있는 등 수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노력이 산림공직자의 반부패문화 정착에 큰 힘이 될것이라 생각하며 수십년을 공무원으로 생활한 분들이나 또는 지금 공직생활을 시작하는 분들 모두 공과사를 엄격히 구분하고, 자신에게 불리한 말일지라도 그것이 옳은 말이라면 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용기로 이 시대에 맞는 청백리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