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도 앨범을 들어보고

평소에 이현도를 무척이나 싫어하는데 최소한 이번 앨범은 들어보고 싫어하던지 말던지 하자는 생각으로 방금 이현도 'The New Classik... And You Don't Stop' 를 쫙 들어봤습니다. 전반적으로 타이틀곡 '힙합 구조대'만큼 구리진 않더군요. 친분있는 후배들 총동원해서 대부분 프로듀스만 한 건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봐요. 이현도랩 실력은 정말.......뭐랄까 개인적으로 애처롭기까지 할 정도로 어설프기때매ㅋㅋ 잠시 싫어하는 이유를 말하자면 여기저기서 이현도를 한국 힙합의 전설이니 대부니하며 칭송하는 것도 짜증나고(사실이든 아니든) 힙합한다는 후배들이 respect의 차원을 넘어서 교주 섬기듯이 오버하는 것도 정말 못 봐주겠더군요. 결정적으로 이현도 본인의 태도가 가장 맘에 안들고 게다가 음악적으로도 더 이상 별 날 것이 없지요. 어쨌든 음악감상에 있어서 위와 같은 편견을 가지고 들어봤다는 건 인정하겠습니다. 계속 듣다 보니 잘 버무려진 샐러드같다고 할까요. 이런저런 스타일의 음악에 한국에서 잘 나간다는 여러 랩퍼들 데리고 잘 섞어서 꽤 들어볼만한 앨범이 된 거 같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게 끝이라는 겁니다. 앨범을 들어보면 쥐펑크,재즈힙합 이스트 하드코어,서던스타일,올드스쿨 등 그냥 갖다 쓸 수 있는건 다 가져다 쓰고 막상 앨범과 이현도의 '아이덴티티'가 없습니다. (밑에 Pharrell님이 언급하신 Living Legend도 여기 수록된 곡인데 뭐 이걸 표절이라고 해야될지 Outkast와 Organized Noize엔 오마쥬라도 되는 건지 우습네요) 그리고 평소 BBC옷을 즐겨입고 넵툰스 포즈를 따라해서 넵툰스 풍의 노래가 많을 걸로 예상했는데 그렇진 않더군요. 예전엔 그래도 '삐에로'나 디베이스의 노래들에서 풍기는 이현도만의 색깔이 있었는데 이 앨범은 한 사람이 프로듀스했다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스타일이 없다는 생각이 드는 군요. 'The New Classik'이라는 타이틀을 너무 거창한듯. 참여진 중에는 김진표와 엠씨 스나이퍼를 이현도 이상으로 싫어하는데 꼭 안빠지고 참여했네요. 사실 한국 힙합뮤지션 중에는 무브먼트 크루만 좋아해요^^(은지원만 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