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출장을 자주 갑니다. 원자력 설계 실무책임자(기계/구조)인 저로서는 업무적인 얘기 하기가 차암 조심스럽습니다. 그러나 기밀사항을 피하여 개략적인 설명을 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조금 귀찮은 내용이므로 건너 뛰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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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폐기물에는 여러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고준위, 중준위, 저준위, 극저준위 ... 이들을 운반하는 운반용기를 설계하려면, NRC(Nuclear Regulatory Commission미국 원자력 규제위원회) 에서 발간한 "Title 10, Code of Federal Regulations Part 71" 이라는 법적규제요건을 따르고 우리나라의 원자력안전위원회 고시를 따라야 하는데 특히, 고준위폐기물을 운반하는 운반용기는 설계에 대한 기술기준이 소름돋도록 까다롭습니다. 그래서 어쩔수 없이 지독스럴 정도로 안전하게 설계를 해야만 합니다.
설계를 마치면 모형 즉, 시험모델을 제작합니다. (이미 모형은 유명제작업체에 하도급 발주하여 완성하였습니다) 제작된 모형으로 이제 온갖시험을 다 합니다. 그 시험은 이런 가상 시나리오를 상정하는 것 입니다. 폐기물을 담은 운반용기를 트럭에 싣고 가다가 절벽에서 굴러 떨어져서 화재가 나고 호수나 강에 빠지는 최악의 조건이 발생하였을 때 과연 그 운반용기 안에 담겨있는 원자력폐기물이 밖으로 유출되지 않겠는가!
그래서 9M 높이의 낙하시험, 800도씨 30분 동안의 화재시험, 침수시험 등을 진행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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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요즈음 출장가는 목적은 4년 동안 설계하였던 고준위방사성폐기물운반용기(약칭 B형 운반용기)에 대한 낙하시험에 참관하게 될 관계자(KINS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KORAD한국원자력환경공단)들을 접견하고 시험주관하는 KAERI한국원자력연구원 관계자들에게 기술적인 업무협조를 부탁하기 위함입니다.
지난번 원자력 관계자들이 연루된 대형 비리건으로 매스컴의 뭇매를 맞았습니다만, 관계자 모두가 그러한 것은 아니며, 원자력설계는 기술기준에 따라 최대한 안전하게 설계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서 다소 딱딱한 기술적 얘기를 실었사오니 너른 양해 바랍니다!
첫댓글 좋은글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