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의 아침은 모스크 탑에서부토 온다
터키 여행기
여름 휴가 여행은 터키로 정했다. 카메라 두 대를 넣은 배낭은 무거웠다.
그러나 마음은 가볍고 행복했다. 11시간의 비행시간은 내 한계를 막 넘어
가는 시간이다. 몸을 이리 비틀고 다리를 저리 뻗어도 눌려진 용수철처럼
자세가 삐뚤어져있다.몸의 신경다발이 피부를 뚫고나와 뱀이 나무를 감듯
내 몸통을 조이고 있는 듯하다. 여행의 기대감과 흥분도 좁은 내 기내석에
서는 몸과 함께 코푼 휴지처럼 꾸겨져있다.몇년 지나 더 늙으면 이런 여행
환상적인 카파토키아
마저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니 그래도 좀 위안이 된다. 터키 날씨
도 만만치 않게 덥다.해는 더 따가운데 바람은 축축하지 않아 그늘에 들면
앉아 있다 눕고 싶어진다.주택가 그늘진곳엔 틀림없이 고양이가 앉아있고,
가로수 아래 좁은 그늘에는 누런 개들이 네 다리 쭉 뻗고 누어있다. 마치
인도에 소가 여기저기 어슬렁어슬렁 거리 듯..길거리 카페의자엔 사람들이
차를 마시고 있고, 길거리 오가는 사람들은 대부분 여행객 처럼 보인다.
열 기구를 타다
이 더위에 여행객은 왜 이리도 많은지.... 이스탄불 번화가에 어슬렁거리니
길가에 아이스크림 장사가 소리를 친다.“쫀득이 있어요!“ 한국말로 말한다.
터키에 오니 어찌 알고 한국말로 말을 거는지.. ? 형제의 나라가 맞나보다.
형제가 파는 것이니 사먹어야지. 아이크림 떠주는 숟가락에 쩍 달라붙는다.
손님이 아이스크림을 받으려하면 숟가락을 올려 아이스크림을 손에 잡으려
는 손님을 당황하게하며 웃음을 준다. 맛은 아이스크림 맛이고 그 가격은거
거대한 지하 도시 깊이 20층
리 가격이다.뜨거운 햇살에 몸이 오징어처럼 오그라들며 말라온다. 배낭에
물병을 꺼내 마시니 겨울에 샤워할 정도로 따끈해 커피 타서 마실 정도다.
차가운 냉커피 한 모금이 생각난다.때맞춰 들어간 식당에는 곧 시원한 물과
빵이 나온다. 한 입 빵을 씹으니 촉촉하고 쫄깃한 맛이 신선하다. 터키는 세
계에서 중국 프랑스 다음으로 3대 미식국가라 한다.케밥(kebab)이 나온다.
케밥은 “꼬챙이에 끼워 불에 구운 고기”라는 뜻으로 구운 고기와 야채가 접
소금 호수에서
시에 담겨있고, 수프가 함께 나온다. 식사 후에 홍차나 커피를 마신다. 식사
를 끝내고 처음 찾은 곳이 성당이다.이스탄불에서 가장 높고 가장 웅장하고,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은 성 소피아성당이 아닐까 생각한다.여행 코스에 카파
토키아가있다.화산과 지진으로 지형이 변하고 계곡이생기고 세월의 풍화 작
용으로 그 속에 버섯 모양의 바위들이 눈에 들어오는 순간 머리에 반짝 빛이
지나가며 탄성이 터져 나온다.세상에 이럴 수가.. 우주의 다른 별에는 절대
있을 수 없는 풍광이다.달나라 갔다 온 우주인이 이곳을 먼저 봤다면 달나라
를 절대로 안 갔을 것이다. 세상에 이보다 더 아름답고, 괴기스럽고 신기하고
동화스러운 곳이 또 있을까. 평생에 처음 보는 풍광이다. 카파도키아 새벽하
늘엔 초승달이 날카로웠고 별은 총총했다.큰 풍선에 바구니를 매달아 사람들
을 태우고 하늘로 오른다. 태양이 솟는 시간에 맞춰 열기구는 하늘로 오른다.
하늘로 오르면서 내 몸도 점차 가벼워지는 느낌으로 체중감이 없어지고 발이
허공에서 접히는 새처럼 다리의 존재감이 없어진다. 한없이 오를 것 같은 열
기구도 서서히 땅으로 내려온다. 단언컨대 , 본다는 것은 가장 큰 축복이다.
더구나 난 여행의 느낌을 가슴에 새기고 감동을 사진에 담지 않았나..그리고
클레오파트라가 목욕을 했다는 파묵칼레, 바울이 선교 여행하며 머무른 에페
소와 웅장한 도서관과 경기장, 지중해 햇살이 쏟아지는 안탈리아는 얼마나오
랫동안 밤마다 내 꿈에 나타나 나를 행복하게 만들까..집에 돌아와 사진을 정
리하고 여행의 글을 쓰면서 다시 한 번 터키 여행을 음미하리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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