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전국 17개 시·도 교육감 선거 개표가 시작된 지 3시간쯤 지난 오후 9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후보의 당선이 유력한 것으로 나타나자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은 트위터에 자신의 심정을 글로 올렸다. ‘조희연 후보의 당선으로 비로소 서울교사들과 학부모에 대한 마음의 짐을 좀 덜었습니다. 문 교육감 치하 서울 교육의 퇴행과 반동을 볼 때마다 마음앓이가 심했습니다. 제가 선보였던 교육정책과 교육행정의 새표준이 징검다리로 쓰이길 기대합니다.’
곽노현 전 교육감 “내가 선보였던 교육정책이 징검다리로 쓰이길 기대”
이를 두고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 캠프 관계자는 “조희연 후보의 당선은 곽노현 전 교육감의 복권(復權)과 같은 의미”라고 했다. 조희연 당선인 선거 캠프에도 참여한 이 관계자는 “조희연 당선자 공약의 대부분은 곽 전 교육감이 못다 이룬 정책들”이라고 말했다. 곽 전 교육감이 후보 매수 혐의로 낙마해 중도에 멈춘 정책들을 조 당선인이 이어가게 됐다는 것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당선인은 지난 3월 초 처음으로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을 때 “미래지향적 창의 평등교육을 향한 ‘혁신교육 시즌2’를 열겠다”고 말했다. 당시 이 말은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의 혁신교육을 계승한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곽 전 교육감은 재임 당시 ‘혁신교육’을 주창해왔고, 조 당선인도 지난 3월 펴낸 책에서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과 곽 전 서울시교육감 등 진보 성향 교육감들의 혁신학교·무상급식·학생인권조례 등의 정책을 ‘혁신교육 시즌1’이라고 규정했다. 조 당선인은 “혁신 교육 시즌1을 위해 진보 교육감들이 다양한 노력을 해왔고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다”고 평가했다.
곽노현 전 교육감 “내가 선보였던 교육정책이 징검다리로 쓰이길 기대”
이를 두고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 캠프 관계자는 “조희연 후보의 당선은 곽노현 전 교육감의 복권(復權)과 같은 의미”라고 했다. 조희연 당선인 선거 캠프에도 참여한 이 관계자는 “조희연 당선자 공약의 대부분은 곽 전 교육감이 못다 이룬 정책들”이라고 말했다. 곽 전 교육감이 후보 매수 혐의로 낙마해 중도에 멈춘 정책들을 조 당선인이 이어가게 됐다는 것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당선인은 지난 3월 초 처음으로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을 때 “미래지향적 창의 평등교육을 향한 ‘혁신교육 시즌2’를 열겠다”고 말했다. 당시 이 말은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의 혁신교육을 계승한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곽 전 교육감은 재임 당시 ‘혁신교육’을 주창해왔고, 조 당선인도 지난 3월 펴낸 책에서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과 곽 전 서울시교육감 등 진보 성향 교육감들의 혁신학교·무상급식·학생인권조례 등의 정책을 ‘혁신교육 시즌1’이라고 규정했다. 조 당선인은 “혁신 교육 시즌1을 위해 진보 교육감들이 다양한 노력을 해왔고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다”고 평가했다.
-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왼쪽).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당선인.
조희연 당선인과 곽 전 교육감, 민교협 의장 지낸 공통점
곽 전 교육감 측근들, 조희연 후보 캠프에 합류해 정책 개발 도와
조희연 당선인과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은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 소속 교수로서 의장을 지낸 공통점이 있다. 2008년 첫 서울시교육감 주민직선 선거에 주경복 교수(전 민교협 의장)를 후보로 냈던 민교협은 2010년 선거에서 곽 전 서울시교육감을 배출한 데 이어 이번 6·4 교육감 선거에서도 소속 교수 중에서 후보군을 물색했다. 하지만 마땅한 후보를 고르지 못하자 2011~2013년 민교협 상임의장으로 활동한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가 나서게 된 것이다.
조 당선인은 지난 2월말 진보·좌파 성향 시민단체 80여개로 구성된 '2014 서울좋은교육감 시민추진위'에 후보로 등록했다. 이 즈음부터 곽 전 교육감 측근들도 조희연 후보 캠프에 합류해 정책 개발 등을 도왔다. 지난 3월 18일 진보 진영 단일 후보로 조희연 후보가 뽑인 후 내건 공약에서 그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곽노현 전 교육감의 주요 정책이었던 혁신학교, 학생인권조례, 친환경 무상급식 확대 등이 조희연 후보의 공약에 고스란히 담긴 것이다.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당선인이 지난 5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분향을 하고 있다. /김지호 기자
혁신학교·무상급식 확대 등 곽 전 교육감 주요 정책, 조희연 후보 공약에 그대로 담겨
여기에 곽 전 교육감이 재임 때 강조했던 ‘문예체(文藝體·문학 예술 체육)’ 교육도 ‘초등학교 방과후학교의 문예체 무상교육 공약’으로 한 발 더 나아갔다. 곽 전 교육감이 공약으로 내걸어 당선됐던 ‘무상급식’과 ‘문예체 교육 활성화’를 결합해 공약으로 내놓은 것이다. 선거기간에 곽 전 교육감은 자신이 진행하는 팟캐스트(음성 파일을 인터넷을 통해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내려받아 언제 어디서든 들을 수 있는 방송)에 조희연 당시 서울시교육감 후보를 초대해 공약과 선거 전략 등에 관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조희연 당선인의 주요 공약 중에는 곽 전 교육감의 정책을 이어가고 확대하겠다는 항목이 많다. 예컨대 곽 전 교육감이 중점 추진했던 서울형 혁신학교 67곳을 조 당선인은 임기 중 200곳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고, 특권 교육을 폐지하겠다는 곽 전 교육감의 정책 방향을 조 당선인은 자사고 폐지로 구체화했다. 학생인권조례도 곽 전 교육감 때의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했고, 무상급식에서의 친환경 식재료 권장비율도 지금의 50%에서 곽 전 교육감 때의 70%로 다시 높이겠다고 조희연 당선인이 밝힌 상태다.
최근 곽 전 교육감은 자신을 ‘징검다리 교육감’으로 말하고 있다. 서울의 교육이 보수에서 진보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자신이 징검다리가 됐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교육계에선 조 당선인이 서울시교육감으로 취임한 이후 곽 전 교육감의 입김이 어느 정도 반영될지 주시하고 있다. 조희연 당선인이 곧 발표할 인수위원 명단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4년 전 곽 전 교육감이 꾸린 취임준비위원회에는 2008년 미국산 수입 쇠고기 파동 당시에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소속으로 불법 촛불 시위를 이끌다 구속됐던 인사를 비롯해 진보 진영 인사들이 대다수 포진해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 때문에 조희연 당선인은 보수 진영 인사나 교사 등을 인수위에 발탁해 진보 진영 편중 논란을 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취임 전부터 인사 관련 문제로 불필요한 잡음을 낼 필요는 없다는 인식을 캠프 안팎에서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