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원의원들, 니켈 보조금 열어주는 인도네시아와의 '자유무역협정' 반대
O 지난주 미국 양당 상원의원 일부가 바이든 행정부에 서한을 보내 미국이 인도네시아와의 제한적 '자유무역협정(free trade agreement)'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함.
- 양당 상원의원들은 캐서린 타이(Katherine Tai)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재닛 옐런(Janet Yellen) 재무장관, 제니퍼 그랜홀름(Jennifer Granholm) 에너지장관, 지나 러몬도(Gina Raimondo) 상무장관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인도네시아의 광업 및 정유 산업이 중국 기업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고 주장함.
- 의원들은 서한을 통해 "막대한 미국 납세자 자원을 고려할 때, 핵심광물 세액공제 자격의 우선순위는 국내 생산자 및 캐나다, 호주와 같은 기존 FTA 파트너에게 두어야 한다”고 주장함.
- 의원들은 인도네시아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전략적 역할을 담당하고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를 통해 미국의 파트너가 될 잠재력이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FTA 확장이 필요하다면, 그 대상은 노동, 인권, 환경 기준이 확실한 국가여야 한다”고 강조함.
- 서한에는 케빈 크레이머(Kevin Cramer), 조 맨친(Joe Manchin), 에이미 클로부차(Amy Klobuchar), 리사 머코스키(Lisa Murkowski) 등의 상원의원이 서명했음.
- 의원들의 이러한 반대 목소리는 이번 달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조코 위도도(Joko Widodo) 인도네시아 대통령을 백악관에 초청하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계획에 찬물을 끼얹는 것임.
- 이러한 분위기는 세계 최대 니켈 생산국으로서의 지위를 활용해 전기차 공급망의 주요 허브로 도약하려는 인도네시아 입장에서도 걸림돌이 됨. 니켈은 리튬, 코발트와 함께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자재이며, 미국은 리튬은 대부분 국내에서 조달할 수 있지만 니켈은 수입하지 않으면 그 수요를 충족할 수 없음.
- 2022년 9월, 카말라 해리스(Kamala Harris) 미국 부통령은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조코 위도도 대통령에게 인도네시아와 협력하여 핵심광물을 포함하는 탄력적인 공급망을 구축할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음.
- 해리스 부통령의 방문은 청정에너지 차량 1대당 7,500달러의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하는 4,300억 달러 규모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통과된 직후에 이루어졌음. 이 세액공제는 더 많은 전기차를 보급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전기차에 사용되는 핵심광물을 미국 또는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에서 조달하는 것을 조건으로 하고 있음.
- 한 업계 소식통은 "전기차 판매가 둔화되고 있는 지금, 모든 자동차 회사가 이 수요 측면의 인센티브를 차지하기 위해 열심히 로비하고 있다”고 밝힘.
- 알려진 바에 따르면, 미국과 인도네시아는 인도네시아의 핵심광물, 특히 니켈이 IRA 보조금 대상에 포함될 수 있도록 하는 제한적 FTA의 체결을 위한 협상하고 있음.
- 캐나다 광산업체 탈론 메탈스(Talon Metals)의 토드 말란(Todd Malan) 최고대외협력책임자는 "IRA의 기본 개념은 FTA 국가들이 높은 수준의 기준을 준수한다는 것으로, 미국과 FTA를 맺은 국가들과 함께 중국 외의 국가에 공급망을 구축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함. 이어서 “서한에 서명한 의원들의 요점은 인도네시아와 ‘FTA’를 체결하는 것은 중국 기업을 위한 뒷문을 열어 주는 것으로, 미국 납세자들이 인도네시아 광산에서 일하는 중국 광부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하는 꼴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지적함.
- 지난달 앤서니 앨버니즈(Anthony Albanese) 호주 총리가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핵심광물 부문에 대한 자금을 12억 6,000만 달러로 두 배 증액한다고 밝히는 등 캐나다와 호주는 생산 확대를 위해 투자하고 있음. 그러나 인도네시아에서 수출하는 값싼 광물은 이러한 투자를 약화시킬 수 있음.
- 호주 광산업체 와일루(Wyloo)의 루카 지아코바찌(Luca Giacovazzi) CEO는 닛케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인도네시아와 니켈에 대한 FTA를 체결하면 ESG(환경, 사회, 기업지배구조) 기준이 높은 국가에 대한 투자 매력이 크게 감소하고 소비자에게는 '깨끗하지 않은' 니켈을 사용하는 것 외에는 선택지가 없게 될 것”이라고 지적함.
- 지아코바찌 CEO는 “호주산 니켈은 인도네시아에 비해 가격 면에서 불리하지만 세계 최고의 환경 기준을 준수하여 생산되고 있으며, 미국의 FTA 파트너로서 IRA를 준수한다”면서, “저렴하고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배터리와 전기차를 원한다면 호주와 캐나다 생산에 대한 투자를 장려해야 한다”고 강조함.
출처: 닛케이아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