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미나(51)의 남편인 류필립(34)이 힘들었던 가정사를 고백했다.
지난 14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는 미나, 류필립 부부가 상담소 고객으로 출연했다.
이날 류필립은 “사실 어릴 적에 부모님이 이혼해서 온전한 가족으로 살지를 못했다”며 “뭔가 채워지지 않는 느낌을 항상 지금까지도 받고 있다”고 털어놨다. 어린 시절 가정환경에 대해 그는 “부모님이 서로 욕하면서 싸우는 것은 기본이었고, 아버지의 폭력을 목격했다. 어머니는 매일 불꺼진 화장실에서 울었다. 그러면서 이혼을 했는데, 그때부터 엄마가 세 남매를 홀로 키웠다”고 털어놨다.
이어 “부모님이 이혼한 뒤 미국에서 갑자기 아빠에게 연락이 왔다”며 “그제야 아빠 노릇을 해보겠다 했다. 엄마가 너무 힘드니까 미국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거절을 못하겠더라. 엄마에게 짐이 되기 싫어서 미국으로 향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류필립은 연년생 누나와 아버지가 있는 미국으로 건너가서 살았는데, 그 곳에 새엄마와 두 명의 의붓형도 있었다고 말했다. 미국 생활에 대해 그는 “최악이었다”며 “4~5년을 엄청나게 일했는데, 아버지가 저에게 용돈 한 푼도 주지 않았다”고 밝혀 충격을 안겼다. “아버지가 운영하는 100석 규모의 대형 레스토랑이었고, 가게는 언제나 붐볐다. 홀 담당은 새엄마와 친누나 단 두명이었다”며 “두명이 손님 100명을 상대했다”고 설명했다. “저는 주방보조, 설거지, 서빙, 재료 준비까지 엄청 많았다. 쉬지 않고 했다. 아버지가 인건비가 아깝다면서 종업원들을 다 해고했다”며 인건비때문에 어린 자녀들에게 과도한 일을 시켰다고 전했다.
그는 대학교에 너무나 가고 싶어서 공부를 열심히 했다고 밝혔다. “아빠가 약속했었다. 대학을 보내주고 차도 사준다고 했었다. 좋은 차는 바라지도 않았고, 캠퍼스 생활을 꿈꾸면서 살았다. 그런데 졸업해서 대학 갈 나이가 되니까 아무 말이 없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아빠에게 ‘대학교에 곧 등록해야 하는데 어떻게 해주실 거냐’고 물었더니 담배를 피면서 ‘야! 식당 물려줄테니 일이나 해’라고 단답형으로 얘기하더라. 너무 화가 나서 괴성을 지르며 사방팔방 뛰었고, 정신이 나갔다. 그런데 아빠가 그 모습을 보더니 비웃더라”고 회상했다. “그게 아빠에 대한 마지막 기억이다. 왜냐하면 그날 새벽에 야반도주를 했기 때문”이라고 털어놔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를 들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는 “인터뷰를 보는 내내 너무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아울러 류필립은 “집은 새엄마 명의였고, 아빠가 금은방을 하셨다”며 “그 금은방을 운영하는 돈마저 새엄마의 재산이었다. 그러니까 아버지가 떳떳하지 못한 관계구나. 가자마자 수지타산을 저도 모르게 했어야 했다. 금거래가 많아지는 기념일마다 일이 터지더라. 금을 판 돈이 도박으로 가더라”고 밝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가져간 돈은 도박으로 모두 탕진했다. 그때마다 집안 분위기가 안 좋았고, 아버지가 금은방을 접고 요식업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새엄마의 집을 담보대출 받아서 사업자금을 마련하겠다고 했고, 그것때문에 버티었다. 만약 이 사업이 실패되면 집이 날아가고 그게 불안했다. 새엄마에게 미안한 마음이 커서 내가 열심히 일했다. 제가 떠난 시점도 그 빚을 다 갚은 걸 확인한 시점”이라고 했다.
그제서야 아버지에게서 벗어날 용기를 냈다고 밝힌 류필립에 대해 오 박사는 “미래가 없는 삶이었다”며 “다른 사람도 아닌 부모가 자식을 노동력의 일부로 생각하는 걸로 느꼈다면 그건 너무 비참하고 고통스러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간이 흘러 결혼을 앞두고 있던 류필립은 아빠와 다시 연락을 했다. 그는 “아버지에게 ‘나한테 미안함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그때 몇년동안 일한 거 결혼할 때 돈을 보태 달라고 했다. 처음에는 그냥 단호하게 거절하더니 한두번 정도 통화를 했는데, 어느날 돈을 보내주는데 400만원 정도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 400만원을 갖고 정말 생색을 냈다. 그때 일한 걸 따지면 저는 억대를 받아야 한다. 사실 이건 돈의 문제가 아니라 정말 쉬지 않고 일했다”라고 덧붙였다.
이야기를 들은 오 박사는 “’아버지의 비웃음‘, ’야반도주‘ 이런 표현을 했는데 그런 기억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은 너무나 마음 아픈 일”이라며 “아버지가 나를 노동때문에 나를 불렀을까 라고 받아들였을지도 모른다”고 분석했다. 류필립은 “그럴 수 밖에 없다. 미국에 가자마자 일을 했다”고 말했고, 미국에 제가 간 사이 엄마는 재혼을 했다고 털어놨다.
류필립은 “엄마가 행복하게 살고 계셨길 바랬다”며 “한국에 와서 엄마를 봤는데, 더 힘든 얼굴이었다. 제가 새아빠랑 엄마를 이혼시켰다. 엄마가 사업을 하고 있었는데, (그 수입이) 새아빠의 집으로 가고 있더라. 그래서 그 남자(새아빠) 없이 가족(류필립 남매)끼리 살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를 들은 오 박사는 “필립 씨 얘기를 들으면서 정서적 고아 같은 상태구나 이런 마음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굉장히 외롭고 힘들었겠구나. 요구하지 않아도 당연히 받는 부모로부터의 사랑과 존중을 많은 경험을 못했구나 싶다. 어머니는 아들을 사랑하셨겠지만 여러가지 마음 고생을 하면서 왜 서운함이 없겠나. 자녀들간의 비교, 내가 애정을 덜 받는다는 느낌이 들 때 겪는 마음 상처는 이루 말할 수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런 가운데 미나는 류필립에게 가장 믿을 수 있는 첫 번째 어른이라고 오 박사는 짚었다. 류필립은 “기댈 곳 없었는데 아내에게 따뜻함을 느껴 매력에 빠졌다”고 했다. 오 박사는 미나에게 “동등한 위치에서 서로 존중한 부부가 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