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 또 시작이다.
이 예쁜 순 우리말인 이 나들이가 가슴에 요동을 치면 늘 과욕을 부리게 된다 거제도의 여행을 신청했다 취소했다. 쪽빛 바다 물결이 눈앞에 삼삼하나 꿈 속에서나 시원한 물결에 가슴을 적시게 되었다.
세월은 빠르구나. 이 오월도 다 가면 어느새 한해 허리가 절반 굽어 너 댓번 구르면 또 한해가 가겠지.
♪연 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가며 산제비 넘나드는 성황당 고개♬
내가 애상에 젖어 부르는 이 노래는 푸르름 속 하얗게 핀 이팝꽃망울을 흔들며 춤을 춘다.
그러는데 친구가 왜 여행을 취고했냐고 아무리 힘들어도 죽어도 구경하다 죽고... 나는 진작 그렇게 얘기하지 하면서 꿩대신 닭이다. 역탐에 동묘, 벼룩시장이 내가 늘 살던 곳이라 신청했다.
내가 어릴 시절 단오 날이면 동묘 마당에 높은 나무에 그네를 메어 전국에서 그네 잘 뛰는 사람들이 모여 경쟁해 일등은 큰 상을 탄다. 우린 까마득히 허공으로 올라가 구름 위에서 꺼꾸로 보던 사람이 다시 땅으로 내려오면 탄성을 지르고 가슴을 조였던 아주 성대한 잔치였다. 이 잔치에는 전국에서 사람들이 모여 들고 아이스케끼 솜사탕등 장사꾼으로 북쩍였다.
동묘는 문을 활짝 열어놔 관운장을 볼 수있고 무엇인가 돌리면 죄도 없어지고 잘산다고 해 나도 돌렸다. 마당에는 막걸리를 마시며 춤을 추고 노래하던 노인들로 가득찼다. 이 아련하고도 가녀린 기억이 눈 앞에 아지랑이가 되어흐른다.
또한 나는 당시 청계천의 영미다리라고 부르던 영도다리를 매일 건너 다녔다. 이 다리는 단종의 비극이 서려있는 다리고 또한 벼룩시장이 있는 곳이다.
그 유명한 벼룩시장에는 예전에도 처녀 *랄만 구할 수 없다고 하는 곳이다. 규모가 예전보다 엄청 커졌다.
인터넷에서 펌 그리고 내가 늘 궁금하던 청계천의 발원지를 올려본다. 내가 가 본 곳이다. 또한 유일하게 서쪽에서 동쪽으로 물흐름이 바로 청계천이다.(김민정님 설명)
그리고 청계천의 첫번째 있었던 신교라는 다리가 있었는데 오래전에 헐리고 지금의 모전교가 첫번째 다리가 되었죠.
어떤까요 사진으로 보는 이 돌다리. 옛날 돌다리치고는 화려하고 멋있지 않나요. 산에서 내려오는 싱그러운 바람 그리고 속세를 벗어나는 듯한 맑게 흐흐는 냇물 아름다운 이 다리를 걷기만 해도 마음이 시원하고 몸이 청결해져 신선이 되는 것 같은 기분이 들 것입니다.
광화문에 나갔다.
근 10년만에 뵙는 송지님과 낭만이 사진을 찍었다.
매화는 늙고 거칠은 굽은 가지에서 핀 꽃의 향기가 그윽하다고 한다.
백사기에 나오는 글 중 희미한 달빛아래 피어있는 매화꽃은 그 아름다움이 조금도 자기 존재를 자랑하지 않는 古銅의 빛이 아무리 고와도 龍泉窯의 품이 제 아무리 높아도 이렇게 고즈넉한 아름다움이 있겠냐고 했다.
난 이 잘 익은, 은은하게 결이 고운 젊은 노인에게 인사를 하니 경지 높은 예술을 보듯 마음이 편하고 포근해져 이 매화꽃의 향기의 글이 생각나 올린 것이다.
존경이란 이렇게 잔잔한 감동을 주는 분들에게 사용하는 언어다. 난 이분들과 즐거운 대화를 나누며 즐기고 있다.
청계천이다. 나 어릴 때 청계천 주변이 전부 하꼬방? 천막촌. 물은 그대로 똥물 오줌물 그리고 군복을 염색하고 버린 물에 지금 잉어가 논다. 얼마 안된 세월에서 격세지감을 느낀다.
김정민 회장님은 다리마다 멈춰서서 청계천의 역사에 대해 말씀하신다(감사합니다). 청계천의 다리는 조선시대의 다양한 삶의 모습이 고스란히 녹아든 곳이다.
특히 기생 우두머리인 행수라는 귀한 단어를 김민정님께 오랫만에 들었다.
거지에 대해서는 세력이 가장 강한 청계천의 염천교일대의 거지의 대장을 꼭지딴라고 부른다고 회장님이 말씀해주셨다.
거지 왕 김춘삼이 생각났다. 기생이나 거지는 권력자가 권력을 유지하는데 절대적인 존재들이다.
♪얼시구 시구 들어간다 절시고 들어간다. ♪ 품바라는 장타령이 생각난다.
또한 김귀동이라는 거지가 얻어온 음식을 다른 거지에게 베푸는 고귀한 행동을 본 신부가 꽃동네를 건설했던 생각도 난다. 이것으로 잘 보낸 하루를 올려봅니다. 감사합니다.
역탐을 마치면서 24년. 5월 10일 낭만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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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간접 흘러 따라보았습니다
정말 멋지세요
감사합니다
미리선님 반갑습니다.
이렇게 읽어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할 일인데
댓글까지 그리고 칭찬도 해 주십니다.
진실로 감사를 드립니다.
낭만 선배님 건강하셔서
역탐다니시는 모습이 너무나 예쁘십니다.
그리고 송지님과 찍으셨다는 사진은 소녀로 보이십니다
자주 서울에 역사를 써주시는 선배님의 글에서 많은걸 알게되고
배우고 갑니다
저는서울에와 산지 20여년...모든게 궁금한것 뿐입니다
긴글. 사진까지. 수고 하신글 감사히 보고 갑니다.
서울에 와서 사신지 20년밖에 안되셨군요,
저는 600년 가까이 서울 토박이로...
많이 변했지만 그래도 이곳 저곳 정감이 갑니다..
댓글 주심 감사드리며 건강 조심하시기를 바랍니다.
찬찬히 잔잔하게 흐르는 물이 대지를 살리듯이,
낭만님의 조용한 언어는 구비구비 역사를 들추며,
힘있게 감탄을 자아냅니다
지나온 삶의 이야기와 오늘의 현장 이야기,
조용히 읽어가며 제가 동행하는 착각에 빠질 정도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자유노트님
글을 정말 잘 쓰시는, 논리 정연하게 술술 풀어나가시는 자유노트님께서
제 글을 칭찬해 주시니 제가 어깨에 힘이 들어갑니다.
감사한 마음으로 늘 건강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어릴적 추억이 있으시군요
저도 가끔은
구경삼아 동묘 좌판시장
가곤 했었는데
요즘은 도통 못갔네요~^^
피터님
정말 벼룩시장은 명물이지요,
간간이 드릴 만 합니다.
옛날엔 장이 작았는데 어제 가보니 규모가 엄청 커졌더군요,
놀랬어요, 저도 자주 들려볼려고 합니다. 늘 건강하십시요,
나도 가고 싶었지만 갈수가 없어 아쉬운 미음이였지요
진골님 지금 사정이 많이 힘드시죠,
오셨으면 좋았을 것을 요,
해피님도 만나 즐거운 대화를 나누었어요,
그런데 우선은 건강조심부터 하시기를 바랍니다.
낭만선배님의 귀한 글 읽으며
간접체험하며
글귀들을 마음에 넣어 둡니다.
고맙습니다.
지금처럼만 건강하십시요.^^
영혼님 들려 주셨네요,
영혼님께서 귀한 글이라 하시니 제가 얼마나 좋은 지요,
읽어주심도 감사한데 댓글까지 주셔서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십시요
울낭만선배님!
언제나 처럼 만나게 되면 따뜻하게 대해 주시는 멋진 선배님이십니다.
어제 청계천 역탐해설 들으며 울낭만 선배님이랑 함께 손잡고 걸어 행복감 만끽할 수 있어 매우 좋았습니다. ^^♡
수피님
역탐에서 또 만나니 얼마나 좋은지요,
마음이 든든하고 따뜻해서 밝은 햇살 같았어요,
다음에 또 빕기를 원합니다.
늘 건강하십시요
그리움이 짙게 베이게 하는 글을 읽으며
어머님을 생각했습니다.
감사한 마음입니다.
송지 선배 님과 함께 찍은 사진 참 보기가 좋습니다 ㅎㅎ
선배 님의 글과 사진 그리고 근황을 보니 정말 좋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 하십시오^^
박희정님을 한번 뵙고 싶은데 기회가 안되네요,
언제 일부러 박희정님을 만나러 가야겠어요,
보면 많이 반가울 것 같아요,
늘 건강지키세요.
벼룩시장~~
없는것 빼고는 다있다
저는 서울에 50여년 살았어도 아직 벼룩시장 못가봤어요
청계천의 역사 잘배우고 갑니다
마음이 따뜻하신 낭만님
같이 거제도 가게 되어 좋았는데 취소라니요
아쉽네요
금빛님 한번 동묘역으로 가 보세요
벼룩시장이 한번 가 볼만합니다.
아주 대단해요.,
그리고 숟한 역사를 지닌 곳이고 만물상도 그런 만물상이 없어요,
댓글 감사드리며 늘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낭만선배님 건강하신 모습 반갑습니다
저도 서울이 고향이지만 떠나산지 40년이 다되었고
반겨줄 부모님도 안계시기에 거의 갈일이 없습니다
올려주신 사진으로 옛날을 회상해봅니다
기정수님 요즘 왜 안보이세요,
산도 안 타세요,
지금쯤 산이 너무 예쁠 것 같아요
항상 건강 조심하세요,
댓글 감사드립니다.
동묘옆 벼룩시장 유명하지요
그 옆에 있는 이화갈비라는 식당이
우리 전우회 모임장소였드랬습니다
자주 갔던 곳입니다
청솔님
정말로 지적이시고 모든 상황을 올바른 생각의 잣대로 판단하시는 청솔님.
제가 존경하기에 이런 댓글이 저에게 기쁨을 주십니다.
그런데 벼룩시장이 예전 그대로이면서도 규모가 커졌어요,
저도 다시 한번 가보려고 합니다.
이화 갈비집을 찾아 갈비 맛을 보렵니다.
@낭만 과찬의 말씀 고맙고 부끄럽습니다
저야말로 낭만선배님의 순수하고
맑은 소녀감성이 부럽습니다
네 벼룩시장이 아주 커졌습니다
이화갈비 썩 괜찮은 곳입니다
한번 가 보십시오
심심하여 몇번 후배와 갔던곳이 동묘인데 신기한건
바로옆의 동대문 시장의 대부분의 손님이 여성인 반면
동묘벼룩시장은 대부분의 손님이 남성이라서 놀랍지요
동묘시장 먹거리중 칼국수집은 약 50메타정도 줄을 서야 먹는 먹방집으로
유명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