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아름다워(1002) - 약비가 내리는 가운데 중부 산업도시 충주에 들어서다(음성 생극 – 충주 관아 38km) - 제9차 조선통신사 옛길 한일우정걷기 기행록 6 4월 5일(수), 오랜 가뭄 끝에 전날저녁부터 단비가 내린다. 아침 6시 반에 숙소 앞 식당에서 이른 조반을 들고 전날 도착지점인 생극면사무소로 향하였다. 갈 길은 바쁜데 호출한 택시가 한참 지나서야 들어선다. 10여 분만에 출발지점에 도착, 간단히 스트레칭으로 몸을 푼 후 7시 반에 걷기에 나섰다. 안내에 나선 이는 향토전문가인 이상기 충주문화재단 이사장, 종일 비가 온다는 예보에 맞춰 비옷과 우산 등을 단단히 챙기고 모두가 씩씩한 발걸음이다. 우의를 갖추고 생극사거리를 지나는 일행
두 시간여 열심히 걸으니 음성군 생극면에서 충주시 신니면에 접어든다. 잠시 후 이른 곳은 신니면 모남 마을, 인근의 모도원과 남악마을이 합쳐서 모남이라는 마을이름이 들어선듯하다는 이상기 이사장의 설명이다. 모남 마을에서 얼마 가지 않아 이른 곳은 동락초등학교, 교정에 김재옥 교사 기념비가 세워져 있고 도로변에는 동락전승비 - 한국전쟁 최초 전승지라 새긴 표지판이 눈길을 끈다. 이상기 이사장의 설명, ‘김재옥 교사는 한국전쟁 직전에 사범학교를 졸업하고 동락초등학교에 부임한 신임여교사였는데 당시 이곳은 남북이 첨예하게 대치중인 전쟁터였다. 전황은 북의 우세, 방심한 북쪽에서 초등학교 교정을 주둔지로 정한 것을 김재옥 교사가 산 위에 주둔한 국군에게 그 사실을 알려주어 지대가 높은 곳의 국군부대가 집중포화를 퍼부어 한국전쟁 중 가장 큰 전승지로 기록되었다. 동락초등학교는 그 후 폐교 위기에 여러 번 몰렸으나 한국전쟁 최대전승에 공이 큰 것을 감안하여 지금까지 건재하고 있다.’ 동락이라는 지명도 인상적이거니와 역사의 한 획을 그은 김재옥 여교사의 지략과 애국심이 감명 깊다.
주덕, 충주로 연결되는 국도 따라 걸으니 꽤 큰 저수지(용원지)를 지난다. 2년 전에 지날 때는 휴일이어서인지 낚시꾼들이 몰렸는데 평일에다 우중이어서인지 주변이 한산하다. 저수지 벗어나 잠시 걸으니 신니면소재지, 12시 가까운 점심시간이다. 식당이 붐벼 두 곳으로 나누어 식사, 점심을 맛있게 들고 12시 반에 오후 걷기에 나섰다. 요도천을 끼고 길게 이어지는 농로와 천변 따라 두 시간여 걸어서 이른 곳은 충주시 대소원면사무소, 신축한 지 오래지 않은 듯 건물이 반듯하고 작은 도서관도 운영하는 등 행정복지센터에 어울리는 일선기관으로 느껴진다. 이정인 면장이 일행을 맞아 충주시와 대소원면의 현황을 간략히 설명, ‘충주는 조선시대 전국에서 손꼽히는 지방관아였고 지금도 수도권과 가까운 중부내륙 산업도시로 지속적인 발전을 하고 있으며 대소원면은 인구 1만 여의 큰 면으로 주민복지와 산업발전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사명감을 지닌 일선공무원의 열의와 친절에 박수! 대소원행정복지센터에서 기념촬영(앞줄 가운데 여성이 이정인 면장)
요도천 따라 두 시간여 더 걸으니 충주시내로 접어든다. 빗줄기가 가늘어지고 어둠이 깃들기 시작, 마지막 피치를 올려 최종목적지 충주관아공원에 도착하니 오후 6시가 훌쩍 넘는다. 걸은 거리는 38km, 불순한 날씨에 장거리 걷느라 모두가 지친 표정인데 관아에는 도착 2시간 전부터 1617년에 조선통신사로 활약한 이곳 출신 박재 선생의 후손들이 환영플래카드를 들고 일행을 기다리는 중, 박수로 환영하는 통신사 후손과 걷는 일행들의 감사 인사가 정겹다. 인사를 나눈 후 곧바로 관아 정문 앞에 있는 식당 행, 불고기백반에 막걸리를 곁들인 저녁식사가 풍성하다. 막걸리는 원주에 사는 김종선 동호인이 일행을 환영하러 달려와서 전달한 것, 박수로 감사의 뜻을 표하는 분위기가 훈훈하다. 일행 모두 고단한 모습, 푹 쉬고 내일도 뜻깊은 날로 이어지기를! 두 시간이나 기다린 조선통신사 후손들의 표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