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어린이들은 고민이 많다. 어른들 못지 않게 걱정거리가 많다. 물론 어른들 입장에서 보면 하찮은 것일 수도 있다. 정말 사소한 것일까.
누구나 마음 속에 말못할 '상처'를 갖고 있는 법이다. 그 상처는 숨기면 '비밀'이 되는 것이다. 어린이들은 마음 속의 상처 때문에 그 또래 가장 소중한 '친구사귀기'를 제대로 못하기도 한다. 그래서 자신의 고민을 드러내 놓는 게 좋을 때도 있다. 그깟 '마음의 상처'는 친구들과 함께 치유하면 되는 것이지.
멧돼지를 잡아라(한정기 글·황보순희 그림·다섯수레·8000원)는 평범한 초등학생들이 '마음의 상처'를 서로 어루만지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고학년 어린이를 위한 성장소설이다. 부산에서 활동중인 아동문학가인 저자가 1999년 첫 창작집을 발표한 뒤 5년만에 야심차게 내놓은 작품이다.
축구와 친구, 떡볶이를 좋아하는 초등학교 5학년생 민수가 사고로 다리를 다쳐 마음을 꼭꼭 닫고 사는 동식이에게 관심을 가지며 진정한 친구가 되어가는 갈등과 화해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동식이는 교통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은 뒤 '마음의 문'을 닫고 외톨이로 지낸다. 스스로 친구들 전부를 왕따시킨 것이다. 같은 반 아이들은 아무에게도 관심을 주지 않고 무시하는 동식이를 고집불통 '멧돼지'라 부른다.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다가 넘어져서 양팔에 깁스를 하게 된 민수는 동식이의 처지를 이해하게 된다. 동식이의 속내를 알게 되자 자꾸 마음이 쓰인다.
민수는 좀처럼 마음의 문을 열려고 하지 않는 동식이와 친하게 지내려고 노력한다. 인국이는 친한 친구를 빼앗겼다는 섭섭함 때문에 심술을 내고 다른 친구들과 작당해서 민수를 따돌린다. 그 때문에 간신히 마음을 열었던 동식이는 민수가 갈등하는 모습을 보고는 다시 돌아서 버린다. 본의 아니게 인국이를 비롯한 반 친구들과 사이가 멀어지고, 동식이와도 뜨악해져 버린 민수는 혼자만 외톨이가 된 묘한 기분에 사로잡힌다.
그러다 손꼽아 기다리던 2박3일간의 체험학습이 다가온다. 그리고 멋진 일이 벌어진다. 민수는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인국이는 물론 동국이와 화해할 전략을 짜는 것이다. 이들 평범한 어린이는 과연 꽁꽁 닫아놓은 '마음의 문'을 어떻게 열어갈까.
이 작품은 아이들의 현실적인 삶을 수채화처럼 있는 그대로 그리고 있다.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2004년 지금 어느 초등학교 교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아이들이다. 벌어지는 사건 역시 어느 누구나 성장 과정에서 한두번은 경험했을 그런 것들이다.
경북 영일만 조그만 바닷가에서 태어나 현재는 바다가 보이는 해운대에서 집필활동을 하고 있는 지은이는 '바다처럼' 포근한 마음을 갖고 이들 인물의 심리와 갈등을 모나지 않게 그리고 있다. 등장 인물들의 현실성을 높이기 위해 맛깔스런 사투리를 쓰면서도 깔끔한 문장처리가 돋보인다.
저자는 '마음 속의 상처나 비밀은 숨기려 들수록 점점 커져서 자신을 꽁꽁 묶는 밧줄이 되지만 그 밧줄은 상처나 비밀을 드러내 놓고 나면 힘을 잃는다'는 것을 이 작품을 통해 보여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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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야, 소개가 참 잘 되었네요!
우리 될성부른나무 게시판에도 딱! 붙여 놓았습니다. 멧돼지 마니 몰고 가셔유!
이제 박만 터트리만 되겠네요. 축하합니다.
수리수리 마수리 왕대박 나라 얍!
재미있겠는데요. 소개 많이 해드릴게요.
메나리님! 축하 축하 드립니다. 제목부터가 저의 마음을 꽉 잡네요. 행사 행복하게 치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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