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신불
겨울 野花 찾으려 나선 길
살을 에는 칼바람에 눈발
햇볕 좋은 곳을 찾고
쌓인 낙엽을 들춰 보았습니다.
어리석은 짓임을 알고는 있었지만
그 때 그 꽃을 만났던 그 기쁨
만나고 싶었습니다.
허나 ...........
당연히 돌아오는 길은 허허했는데
............................
문득
눈에 띈 노란 꽃 한 송이 .......
글, 사진 / 최운향 2023. 12. 19
등신불
ㅡ 눈발 칼바람 속에 찾은 야화野花
곤困히 체념하고 돌아서는데
노란 꽃 한 송이
뽀얀 안갯속 천순天純하게 웃다
얼어붙은 아름다움
그 슬픈 아름다움
순간 펼쳐지는
비애悲哀의 꿈결
.........................
ㅡ 끊어질 듯 이어지다
이어질 듯 끊어지는
한 순간의 멈춤
과거도 없고
미래도 없고
현재도 없는데
가까운 과거
가까운 미래
그 가운데의 멈춤
거긴
고요뿐
온통 고요밖에 없었습니다
ㅡ 나도 모르게 비애悲哀는
스르르 녹아
고요 속에 묻혔습니다
十方三世 무한한 고요
고요의 관문은 멈춤
멈춤밖에 없었습니다
얼어붙은 아름다움
그 너머를 보라는
자비화신 등신불만 같았습니다
글, 사진/ 최운향
글, 사진 / 최운향 2023. 12.